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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 질문에 저는 “효과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 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다소 감성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신다면 그 뜻이 논리적으로 분명해질 것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CRM이 어떻게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본 아티클은 매월 격주 화요일 19시 ‘김용훈 그로스 연구소 - 로로스클럽’ 강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1. CRM 마케팅 정확히 무엇이고, 왜 하는걸까?
CRM이라는 단어 자체는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즉 고객 관계 관리의 약자로 많은 분들이 CRM을 문자나 푸시 알림을 보내는 단순한 작업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실무 현장에서도 여전히 "CRM은 마케팅 문자 보내는 거죠?"라는 질문을 자주 받죠.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CRM은 단순한 메시지 발송 수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CRM은 ‘우리가 원하는 고객 행동’을 만들어내는 전략입니다. 첫 구매를 하지 않은 고객이라면 구매하도록, 구매한 고객이라면 더 자주 구매하도록, 이탈한 고객이라면 다시 돌아오게 만들고 심지어는 팬으로까지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과정 전체가 CRM의 영역이죠. 그리고 그 최종 목표는 고객의 ‘LTV’, 즉 Lifetime Value(평생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CRM이 다시 중요해진 이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객이 이탈하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이탈한 고객은 다시 광고로 데려오면 그만이었고, CAC, 즉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광고 매체는 한정돼 있고, 광고비는 점점 올라갑니다.
심지어 구글, 메타의 경우 광고비가 달러 기준으로 잡히기에 환율의 변화까지 디지털 광고비에 영향을 주는 시대입니다. 이처럼 같은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죠. 과거에는 고객이 떠나도 '새 고객을 다시 데려오면 되지'라는 태도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고객 한 명 한 명이 너무나도 소중해졌습니다.
3. 퍼널 관점에서 다시 보는 CRM 전략
우리는 흔히 퍼널 모델인 AARRR 모델을 알고 있죠. Attention(인지), Acquisition(획득), Retention(유지), Revenue(수익), Referral(추천)의 다섯 단계로 구성된 이 모델은 고객 여정을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CRM의 관점에서는 이 모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CRM은 퍼널의 양쪽, 즉 '인지 이전'과 '재구매 이후'까지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AARRR 앞에 ‘Push/Pull을, 뒤에는 ‘Fan’을 붙여 PA-AARRR-F라는 확장 퍼널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습니다.
‘Push’는 고객이 인지하기 전, 우리가 먼저 다가가는 마케팅입니다. ‘Pull’은 구매 여정에서 고객을 당겨올 수 있는 마케팅이죠. ‘Fan’은 반복적으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브랜드의 팬으로 발전하는 단계입니다. 그 사이에 있는 AARRR의 각 단계에 맞춰 CRM 전략이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예를들어 커머스 서비스에서는 ‘Revenue’ 단계에서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겠죠. 콘텐츠 플랫폼이라면 ‘Retention’ 단계에서 고객이 계속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교육 플랫폼이라면 수강 완료율을 높이거나, 후속 강의 수강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듯 이처럼 CRM은 우리 서비스, 도메인, 고객에게 맞춘 퍼널별 전략 설계가 필요합니다.
4. 우리 회사의 CRM 목적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CRM 전략을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CRM을 시작할 때 '문자라도 보내자', '리텐션 캠페인이라도 해보자'고 말하죠. 하지만 목적 없이 실행만 한다면 CRM은 단순한 스팸 메시지로 끝날 수 있습니다. 각 도메인마다 CRM의 정의와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비즈니스 모델, 고객 특성, 그리고 브랜드의 방향성에 따라 CRM의 목적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때문에 '남들이 하는 것'을 참고해서 따라 하기보다 우리 회사에 맞는 CRM 목적을 먼저 정의하는 일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이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전략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방향이 엇나가게 될 것이고, CRM 메시지가 고객에게 닿는다고 해도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할테니까요. 결국 CRM은 ‘무엇을’ 전달하느냐보다, ‘왜’ 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의가 먼저여야 합니다.
5. 우리 비즈니스에서의 CRM 정의
CRM은 더 이상 ‘기능’이나 ‘툴’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는 고객 한 명이 얼마나 귀한지, 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중심에 CRM이 놓여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RM이란 고객을 한 번 더 움직이게 만드는 설계이고, 고객이 떠나지 않게 하는 경험이며, 고객을 ‘단골’에서 ‘팬’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출발점은 “우리 비즈니스의 CRM 목적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요약
- CRM : 단순한 문자나 알림 푸시가 아닌 고객의 행동을 설계하는 전략
- 지금은 CAC(고객 획득 비용)이 높아진 시대!
-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CRM의 중요성이 극대화됨
- 모든 CRM 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고객의 LTV(Lifetime Value, 평생 가치)를 높이는 것
- CRM의 목적은 각 회사의 도메인과 고객 여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 실행 전 반드시 "우리 회사의 CRM 목적은 무엇인가?" 정의 필수!
| 다음편 예고
이번 글을 통해 CRM을 ‘기능’이 아닌 ‘전략’으로 이해했다면, 다음 편에서 실제 퍼널을 어떻게 분석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실행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다음편 : CRM은 결국 매트릭스입니다 – 일 잘하는 마케터의 데이터 기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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