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PT #38. 광고 실험 설계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 메타 광고 저희도 해봤는데 별 효과가 없었어요...
- 광고보다 더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 뭐 없을까요?
실제로 몇몇 기업에게는 광고가 적합한 마케팅 수단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작은 기업이 광고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충분히 깊게 파고들지 않아서'입니다. 어딘가에서 들은 '광고 효율 높이는 방법'을 몇 가지 시도한 후 안되면 '역시 광고는 효율이 안 좋다'며 배제하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죠.
메타,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의 디지털 광고 채널은 제대로만 활용하면 여전히 작은 기업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작은 기업들이 광고를 성장 도구로 활용하는 최적의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하나의 채널에 집중합니다.
작은 기업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처음부터 여러 광고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는 겁니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검색광고 및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 카카오모먼트, 구글애즈 등에 동시 다발적으로 돈을 쓰는 것이죠. 모든 채널에 노출되면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비롯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이렇습니다.
- 안 그래도 적은 예산이 더 분산됩니다.
- 여러 채널에 들어갈 소재를 만드느라 시간만 더 쓰게 됩니다.
- 시간에 쫓겨 얕은 시도를 반복하게 됩니다.
- 어떤 채널에서도 깊은 통찰을 얻지 못합니다.
- 우리만의 답을 찾는 시간도 그만큼 더 오래 걸립니다.
작은 기업은 우리 고객을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하나의 채널에 집중해야 합니다. 실제 우리 타깃 고객이 인스타그램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인스타그램 채널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야 한정된 예산과 시간으로도 채널을 깊이 파고들 수 있습니다.
기본원칙 : 하나의 광고 채널에 자원을 집중합니다.
*하나의 채널에서 충분한 성과가 나면 그때 채널을 확장합니다.
광고 실험에 필요한 4가지 요소
광고는 매출을 일으키는 마법의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 그 제품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페이지로 사람들을 부르는 도구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까지가 광고의 역할입니다. 이 역할을 명확히 인지해야 '광고만 잘하면 매출이 오르겠지?'라는 기대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달콤한 말로 영업을 하는 대행사의 말에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고요.)
클릭이 아니라 매출이 목표라면 고객이 구매까지 가는 시퀀스 전체를 설계하고 끊임없이 개선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가장 성과가 좋은 시퀀스를 찾는 겁니다. 한 번의 광고 집행을 한 번의 시퀀스 실험이라고 생각하세요. 각 실험마다 다음의 사항들을 함께 기록해야 같은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우리만의 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광고 실험 시 기록해야 할 4가지 요소]
1. 가설
2.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시퀀스
3. 실제 결과
4. 실험을 통해 배운 점
1. 가설
광고에는 돈이 듭니다. 돈을 쓰는 모든 실험에는 의도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가설이 없는 실험을 통해서는 어떤 것도 배울 수 없습니다. 실패를 해도 실패의 원인을, 성공을 해도 성공 요인을 분석할 수가 없죠. '해봐도 안되더라', '그냥 잘 되던데?' 같은 결론밖에 내릴 수 없습니다.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성공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가설을 먼저 세워봅니다.
- 예) 우리 제품의 ㅇㅇ한 특성을 랜딩페이지에서 더 강하게 인지시킬 수 있다면 ~라는 소구가 담긴 광고를 통해 들어온 사람들의 구매 전환율이 높아질 것이다
2.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시퀀스
우리도 일상에서는 누군가의 고객입니다. 스스로 소비할 때 어떤 시퀀스를 거치는지 떠올려보세요. 그래야 고객의 입장에서 우리의 시퀀스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우리 광고를 마주하는가
- 어떤 메시지와 이미지를 보면 클릭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 클릭한 후 랜딩페이지에서는 주로 어디를, 무엇을 보는가
-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랜딩페이지에는 어떤 내용이 어떤 형식으로 들어있는가
- 구매하기 전에 드는 의문은 무엇인가
- 그 의문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 ...
시퀀스는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 고객의 특성, 채널 등에 따라 무한대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유형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가장 보편적인 시퀀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광고 소재 → 랜딩(상세) 페이지 → 가격 및 리뷰 탐색 → 추가 정보 탐색 → 대안 비교 → 구매
*앱/웹 서비스라면 회원가입, 무료체험, 사용법 안내 등의 온보딩 절차까지 모두 구상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운 가설에 기반해 이 시퀀스 전체를 탄탄하게 구성해 봅니다. 이 시퀀스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고 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른 채로 무작정 고객을 만나러 가는 것과 같습니다. 구성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 완성이 되었는지 화면 캡처와 함께 기록해둡니다.
3. 실제 결과
광고를 집행한 후 우리의 가설이 맞았는지 수치를 통해 검증합니다. 결과 역시 정확한 수치와 함께 기록합니다.
- 예) 랜딩페이지에서 ㅇㅇ을 강조하는 내용을 ㅇㅇ한 방식으로 풀어내 추가한 결과 구매 전환율이 2% 더 높아졌다.
4. 실험을 통해 배운 점
가장 중요한 파트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다음 실험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을 기록해야 합니다. 우리의 시장과 고객에 대해 알게된 사실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 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 고객이 구매를 결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메시지
-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고객들의 편견
- 고객이 우리 제품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 우리 고객들이 우리 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 ...
이 통찰을 다음 실험에 적용할 수 있어야 실험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한 번의 실험입니다. 이 실험을 최소 10번 이상은 거듭해야 그 채널을 통해 광고를 '해봤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모든 예산을 쏟는 것보다 각 실험에 적합한 예산을 분배해 더 많은 통찰을 얻는 것이 성장에 훨씬 더 유리합니다.
소재 개선이 전부가 아닙니다
단순히 좋은 소재를 찾는 게 광고 효율 개선이 아닙니다. 특정 소재에서 전환이 잡혔다고 '이 소재가 매출을 내는 소재다!'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습니다.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는 광고 실험은 소재는 물론 상세페이지, 리뷰, 가격, 더 나아가 제품 그 자체까지 개선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노력 없이 순식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필살 전략 같은 건 없습니다. 광고 역시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서만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잘 설계된 실험을 통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어줄 통찰을 발굴하고, 이를 끊임없이 적용해 보세요.
'이미 해봤는데 성과가 없다'는 말은 실험을 충분히 반복해 본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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