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이나 납작하고 둥근 판 위에 반죽물을 얇게 부으면서 만들며, 종종 버터나 기름을 팬 표면에 균일하게 뿌린다. 반죽물은 팬을 비슷하게 기울거나, 특별한 뒤집개로 반죽물을 프라이팬이나 판 위에 골고루 퍼지게 된다. 얇은 층은 곧 두꺼워지고, 최소한 한번은 뒤집어서 양쪽이 골고루 잘 익도록 한다. 이렇게 구워진 반죽물을 층층이 쌓아 올리고 사이사이에 생크림을 바른다.
무엇의 레시피인지 아는가?
아는 당신,
달달함을 추구하는 디저트 매니아이다.
바로 프랑스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크레이프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이다. 수십장의 크레이프를 한층 한층 쌓고, 그 사이마다 생크림을 발라야 하기에 보통 손이 가는 작업이 아니다. 게다가 크레이프의 반죽의 정도, 적당한 두께, 그리고 타지 않게 잘 익어야 하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제대로 맛을 내는 것은 쉽다.
내가 크레이프케이크를 처음 맛본 것은 대학시절 “라리”라고 하는 카페였다. 포크의 날과 날 사이에 크레이프 한 장을 끼워 넣어 둘둘 말아 먹는 것이 신기했다. 그러나 무식한 것이 용감하다고 나는 돌돌 말아 먹기 보다는 포크로 위 아래로 그냥 잘라서 먹었다. 물론 지금도. 아.. 그 때의 식감과 맛은 신세계였다. 그 후에 크레이크 케이크와 친해 지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사정도 아쉬웠고 파는 곳도 그렇게 많지 않아 친한 사이는 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크레이프 케이크가 유명한 케익크 하우스에서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 게다가 Lady M, 멜로우힐, 코쿤 등 크레이프 전문점도 생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에 위치한 빌리엔젤. 크레이프 케이크 전문점은 아니지만, 지나 갈 때 마다 크레이프 케이크가 날 유혹하곤 한다. 가끔 유혹에 넘어가 밀크크레이프와 녹차크레이프를 먹어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색다른 크레이프가 등장했다. 빨주노초파남보의 다양한 색을 자랑하는 크레이프. 이른 바 무지개 크레이프! 화려함을 뽐내는 크레이프를 보면서 한없이 쳐다 볼 때가 많았다. 너를 꼭 맛보리라 하면서도 과감한 컬러감에 두려움을 느껴서인지 막상 다른 케이크를 사게 되는 경우가 반복되곤 했다.
드디어 무지개 크레이프를 샀다!
빨주노초파보의 색감의 향연. (남색은 없다). 한가지 색에 4겹이니 24겹의 크레이프가 쌓인 케이크다. 가장 윗면의 강렬한 빨강이 “어디 먹을 테면 먹어봐”하고 위협을 하는 듯 하다.
일단 케이크를 위에서 아래로 잘랐다. 그리고 입 안으로 골인!!
음… 음...
다양한 맛이 입 안에서 싸운다.
딸기 맛, 포도 맛, 오렌지 맛, 그리고 메론 맛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아 맛다. 메로나 맛!
왠지 인공 과일맛이 난다고 할까. 게다가 이 맛들의 어울림이 생각보다 어색했다. 마치 현대음악의 불협화음을 듣는 그런 느낌.
그런데 입 안에서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어. 그렇게 나쁘지 않네?
전체적인 맛을 봤으니, 한 겹씩 벗겨 먹었다. 이 색은 무슨 맛이지? 또 이 색은 무슨 맛이지? 하며 퀴즈를 풀 듯 먹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한 겹씩 벗겨 먹으니 맛의 느낌이 살아난다.
아 이래서 크레이프는 벗겨 먹는 거구나.
무지개 크레이프!
솔직히 맛보다는 색감이다. 화려하고 섬세한 색의 물결을 보며 기분이 즐거워졌다. 또한 퀴즈를 풀 듯 먹는 맛의 재미가 있다.
음식은 오감이라고 하는 그 말을 증명해준 디저트다.
한 번은 트라이하기에 좋을 듯!!
블로그를 6월초부터 시작했습니다.
http://blog.naver.com/cooki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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