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계의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브루독 맥주를 들어보셨나요?

*긴 글을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한 세줄 요약

1. 브루독은 초기부터 명확한 타겟을 설정해 지분을 구매한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여 강력한 팬을 만들었다.

2. 이러한 팬들은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홍보하며 브랜드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 결국 지속 가능한 브랜드 성장을 위해선 팬을 만드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맥주계의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브루독 맥주를 들어보셨나요?

맥주나 팬덤 마케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시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신 회사일 겁니다.

약간의 과일맛이 나는 IPA 맥주를 주로 만드는 맥주 회사입니다. 

하지만 비아그라가 들어간 맥주를 만들기도 하고, 무려 도수가 42도까지 되는 맥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도수가 높은 맥주가 건강을 해친다고 욕을 먹으니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갑자기 1도짜리 맥주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맥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서 박제된 다람쥐로 맥주병을 감싼 디자인을 내놓아서 유명세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이 디자인의 맥주 도수는 55도입니다. 고량주보다 높은 도수입니다. 맥주인데요.

많은 부분이 특이한 맥주 회사인 브루독은 사실 꽤나 오래 전인 2007년에 등장한 회사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작은 회사인 브루독은 현재 전 세계 6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이 되었습니다.

2023년 매출만 우리 돈으로 7,000억에 가깝습니다. 

갑자기 이 회사를 소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했던 전략이 우리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다른 브랜드는 '고객'을 가지고 있지만 브루독은 '팬'을 가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other beers have customers, but, BrewDog has fans."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팬이 있어야 하고 이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은 매우 큰 영향력을 끼칩니다. 

같은 내용이긴 하지만 사업 성장의 원리는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을 좋아하는 고객을 팬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 팬이 우리 브랜드를 직접 다른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브루독은 초기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브랜드 팬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유명한 와디즈에서도 초기에는 크게 2종류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지금과 같은 제품 생산에 관한 펀딩이고 또 하나는 회사의 지분을 파는 것이었습니다.

브루독은 초기에 회사의 지분을 소비자들에게 팔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단순히 지분만 판매한 게 아니었습니다. 지분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아래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였습니다.

*브루독 운영 펍에서 평생 5~10% 할인

*브루독 온라인 쇼핑몰에서 평생 20% 할인

*생일에 브루독 펍에서 원하는 사이즈의 맥주 한 잔 무료 제공

*한정판 맥주 출시 시 우선 구매 기회

*신규 매장 정식 개장 전 초대

*연례 주주총회 참석 가능 (맥주 파티 및 록밴드 공연 포함)

*주주 전용 '브루데이'초대 (개발 중인 맥주 시음 및 의견 제시)

성공 여부가 불분명한 초기 회사의 지분을 구매한다는 건 애초에 브루독에 관한 관심이나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혜택을 주자 단순한 주주나 고객에서 브랜드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에게 브루독 맥주를 마셔보라고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브루독 맥주를 팔지 않는 매장에는 자발적으로 브루독 맥주를 판매하라고 권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수치는 저도 놀라긴 했습니다만 2009년에 첫 펀딩을 한 주주의 주식가치는 230파운드(약 44만 원) 투자가 6,360파운드(약 1,200만 원)로 증가하였습니다. 2,765% 수익률입니다. 

고객을 주주로 참여하면서 브랜드 팬이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광팬 주주가 많은 회사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 테지만 저는 '팬을 만드는 마케팅' 저자입니다. 사업이 튼튼하게 오래가기 위해서는 브랜드 팬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제가 설립한 YC College가 10년이 넘게 사업체가 꾸준히 유지되는 것은 브랜드 팬이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팬에 관한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여기서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Q: 브랜드 팬은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A: 브랜드 팬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누구나'를 위한 타겟을 설정하면 안 됩니다. 명확하고 좁은 타겟으로 '나만을 위한' 브랜드라고 인지하게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여성 모두를 타겟'으로 하는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딸기맛을 너무 좋아하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행위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20대 여자 타겟'과 같이 정확하게 나눠야 합니다.

그래서 이 타겟에게 아이스크림 기능적 매력인 '맛'이나 정서적 매력인 '패키지'나 '구매 경험'을 통해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브랜드가 없어지면 아쉬워서 정말 속상해하는 고객'을 만들어야 합니다. 

Q: 그다음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많은 회사가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으면서 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좋아해 주고 많이 구매해 주시는 분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루독에서 보시다시피 브랜드팬인 주주들에게 확실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YC College도 베러미라는 브랜드 팬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혜택은 팬이 되고 싶은 마음과 팬이 되어서 대접받는다는 감정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팬 확보를 가능하게 만들고 팬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게 만듭니다. 

Q: 브랜드 팬이 있으면 무엇이 좋은가요?

A: 브랜드 팬들은 브랜드 자체를 좋아합니다. 경쟁사에서 조금 싸게 판다고 이탈하거나, 작은 혜택을 조금 더 준다고 브랜드를 바꾸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발적으로 팬들이 우리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지인들에게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브루독의 사례에서 보듯 자신을 위한 브랜드라고 느낄 수 있는 명확한 타겟 설정과 팬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혜택 제공은 브랜드 성장에 큰 힘이 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이러한 팬들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나 사소한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 스스로 우리 브랜드를 홍보해 주는 열정적인 지원군이 됩니다. 

결국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팬’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결정적입니다. 

우리 브랜드를 통해 감동과 즐거움을 느끼는 팬들을 만들기 위해 브루독이 전략이 여러분에게도 작은 인사이트가 되길 바랍니다.

[이 글을 쓴 사람 소개]  https://brunch.co.kr/@ycground/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