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로그인 중단 안내

계정으로 로그인 기능이 2023년 11월 16일 중단되었습니다.

아이보스 계정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며, 계정의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로그인 하실 수 있습니다.

▶️ 자세한 공지사항 확인

이유없는 자신감과 숨막히는 냉철함

2012.11.30 19:32

gana

조회수 11,553

댓글 8


마케터는 흔히 전혀 다른 두가지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없는 자신감, 다른 말로 허황된 꿈 또는 허풍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로 마케팅계획중에서도 큰 계획, 연간계획이나 분기별 계획을 짤 때 등장합니다. 

다른 하나는 숨막히는 냉철함, 그 앞에서는 10원짜리 하나도 숨기지 못 할 거 같은, 쓸데없이 예민해보이는 판단력 역시 마케터의 성향입니다.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치, 기록에서 현실을 판단하고 주변 동료는 물론 스스로 까지도 도마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하는 냉철함. 


저에게 처음으로 아이보스란 곳을 알려준 마케터 선배가 있습니다. 제가 허풍형에 가깝다면 그 분은 바로 냉철한 성향이 매우 강한분이였습니다. 
같이 일했을 때 그 선배는 기획팀이 내는 대부분의 마케팅 계획을 온갖 수치로 난도질 내면서 포기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였죠. 
설사 몇몇 마케팅계획이 추진해도 언제나 팔짱끼고 '어~ 이거 안좋은데~' 하며 장미및 꿈을 스모그로 덮힌 도시땅바닥으로 떨어뜨리곤 했죠.

..분하게도 대부분은 그 선배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회사 내 많은 사람들이 그 선배를 부담스러워했지만 회사에서는 끝까지 잡아야하는 인재중이 하나였고, 마케팅기획팀이 해산되어 뿔뿔히 흩어질때도 그 선배는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다 1년이 지나 어제 그 선배와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있잖아, 세상에는 진보와 보수가 둘 다 있어야 한다는 걸, 너희가 나가고 알았다" 

"저희들이 나가고 매출도 오르고 (사고치는 사람들이 없어져서)일도 편해졌다고 하셨다면서요..?" 

"물론 그랬지.. 근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 (너희들이 있을 땐)회사가 뭔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젠 따라가기 급급해졌어" 

"아..!" 




그 식사를 마치고 하루가 지난 오늘, 전 내년도 연간계획과 월간 목표 매출을 짜고 있었습니다.  

지난 몇달간 저는 스스로 무척 냉철(?)해졌다고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허풍이 심하게 들어간 계획표의 수치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으면서 어제 선배의 말을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두가지 상반된 성향이 한 사람속에 온전히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은 마케터가 되지 않을까?" 

"...미치진 않겠지?"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란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 있습니다. 

"예술가란 전혀 다른 두가지 성향을 가지고도 여전히 기능하는 인간이다."



저는 사실 예고와 예대를 나오며 예술가를 꿈꾸던 사람이였습니다.
악기로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 좋은 예술가를 꿈꿧지만 잘 되진 않았습니다.  

마케팅도 사람의 마음안에 가치를 심고 퍼트리는 예술가가 아닐까라고 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오늘도 이 두가지 성향이 내 안에 온전히 존재할 수 있도록 
허황된 꿈을 도표에 그리고 한편으론 10원 하나 안 나올거 같은 냉철함으로 엑셀을 두들기면서 선배마케터들을 쫓고 있습니다. 


위대한 마케팅 예술가를 꿈꾸면서요.  



12월의 문턱에서 
저처럼 기본이 없는 마케터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며 용기를 내 적어봅니다. 




추신. 제 꿈 중에 하나는 신기하게도 이뤄졌습니다
지난 9월을 맞이하며 분기별 계획표에 적어놨던 꿈인데요. 11월 비키니쇼핑몰의 매출이 7~8월 성수기만큼와 같이! 라는 꿈입니다.   

목록
댓글 8
댓글 새로고침
로그인 후 더욱 많은 기능을 이용하세요!아이보스 로그인
아이보스 칼럼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