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요한 건 ‘유입 수’가 아닌 ‘단독 이용률’과 ‘사용 시간’입니다
아래 글은 2025년 06월 1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빠르게 성장하긴 했습니다
최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계기는 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서 발표한 인사이트 리포트였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쇼핑 앱 시장에서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고, 이들 이용자 중 상당수가 쿠팡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기사 제목들도 '쿠팡을 위협할 토종 경쟁자', ‘네이버는 어떻게 고객을 움직였나’처럼 네이버의 성과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죠.
실제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출발은 화려했습니다. 네이버 특유의 대규모 마케팅으로 초기 유입을 빠르게 확보하였고요. 출시 첫 달인 3월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268만 명을 기록한데 이어, 4월엔 442만 명, 5월엔 490만 명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기간에 메이저 쇼핑 앱 반열에 올랐습니다.
다만 몇 가지 의문점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출시 초기부터 뚜렷한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고요. 모바일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여전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보다 다른 경쟁 앱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3개월 성적표를 토대로, 이 성장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향후 전망은 어떨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이해하면 숫자가 무서워집니다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숫자는 ‘경쟁 앱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유입된 사용자 수’입니다. 2025년 4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새롭게 유입된 243만 명 중 83.1%인 194만 명이 그 전달에는 쿠팡 앱을 사용했던 이들이었죠.
하지만 이를 두고 “쿠팡 고객이 네이버로 옮겨왔다”라고 해석하는 건 무리입니다. 단지 3월에 쿠팡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이력이 있다는 뜻일 뿐이니까요.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쿠팡의 사용자 기반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3,374만 명으로, 쇼핑 앱 전체 사용자 중 82.4%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쿠팡을 사용한 셈입니다. 다시 말해, 쇼핑 앱을 쓰는 사람 10명 중 8명이 이미 쿠팡 사용자라는 이야기죠.

결국 ‘쿠팡에서 유입된 사용자’라는 건 특별한 정보가 아닙니다. 쇼핑 앱 사용자 대부분이 원래 쿠팡을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규 유입자 중 쿠팡 이용 이력이 높은 건 당연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이 수치가 보여주는 건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일 뿐이죠.
그렇다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정말로 쿠팡 고객을 ‘데려왔다’고 말하려면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기준이 바로 ‘업종 내 단독 사용률’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고객은 전체의 6.5%에 불과합니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 사용자의 48.0%는 오직 쿠팡만 이용하고 있었죠. 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쿠팡이 네이버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느낄 일은 당분간 없을 겁니다.
시간부터 뺏어야 합니다
사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경쟁 앱을 잘 사용하고 있던 고객을 단번에 빼앗아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용자의 시간’을 옮겨오는 겁니다. 교차 이용 고객이 경쟁 앱에서 보내던 시간을 우리 앱으로 조금씩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사람까지 온전히 데려올 수 있으니까요.
특히 ‘발견형 쇼핑으로의 전환’을 내세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게는 사용 시간 지표의 꾸준한 우상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평균 사용 시간은 3월 27분, 4월 33분, 5월 35분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그 증가 폭은 벌써부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고객의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기능과 콘텐츠를 빠르게 확충해 다시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사용 시간을 확보해야만 단순한 ‘보조 앱’을 넘어, 진짜 ‘주력 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쿠팡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게 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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