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케터라는 직책을 갖게 된 지 어느덧 4개월 차가 된, 아직은 아는 것보다 배울 것이 많은 마케터 민상입니다

오늘은 짧다면 아주 짧고 길다면 나름(?) 긴 마케터로서의 4개월 동안 제가 느꼈던 감정과 제가 밟아온 발자취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1. 하루가 1년 같던 악순환

제가 경험했던 악순환을 이미지화하면 아마 이런 그림이지 않을까 해요. 제가 담당하는 업체의 성과는 점점 떨어지고, 자연스레 저의 자존감도 함께 떨어지고, 불안하고 초조하기만 했던 나날들 속에 시야는 점점 좁아지기만 했죠.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과거의 저는 마케터가 아닌 단순하게 광고를 운영하는 로봇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광고를 잘 운영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광고의 흐름, 광고 컨텐츠와 사이트 내부의 컨디션, 매체, 소비자 등에 대한 아무런 이해도 없이 그냥 무작정 소재를 만들고 광고를 운영하는 데만 급급했으니 당연히 성과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었죠.

2. 악순환의 원인을 찾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악순환 속에서 하루하루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던 저는 불현듯 저의 초조한 마음가짐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한 마디를 듣게 됩니다.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성과를 낼 방법이 아니라 너의 자신감을 높일 방법인 것 같아”

 지금껏, 저는 악순환의 시작점이자 원인이 바로 성과 하락이라고만 생각을 했어요. 왜 성과가 좋아지지 않는지 스트레스만 받으며 허무하게 시간 낭비를 하고 있었지만, 진정한 악순환의 원인이자 시작점은 바로 자신감 하락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한 마디었습니다.

3. 악순환을 끊기 위한 과정

악순환의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원인이 되는 요소를 해결할 일만 남았습니다. 하여, 내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깊은 고민에 빠졌는데, 이 깊은 고민의 해답이 나오기도 전에 저는 한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과정 1. 걱정 말고 고민을 하자

지금껏 하루하루를 시행착오로만 가득 채우던 과정에서 제 머리와 마음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은 별로 없고 쓸데없는 걱정만 과도하게 많았습니다. 저조한 성과에 대한 막막함, 훨훨 날고 있는 타 마케터들 사이에서 홀로 고립된듯한 초조함, 회사 구성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만 같은 미안함 등만 가득 차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 없을 것처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은 후, 제가 가장 처음 한 행동은 드디어 걱정을 내려놓고 저의 업무 성향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데이터를 분석하듯이 제가 어떤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어떤 것에 좌절감을 느끼는지, 어떤 업무가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지 등을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신입 마케터로서 당장의 목적은 1등 마케터가 아닌 1인분 그 이상을 해내는 마케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디에 가서도 저 스스로를 떳떳하게 마케터라고 소개할 수 있을 만큼 자부심을 갖고 싶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고민의 과정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의 해답을 얻은 것은 아니었지만, 걱정이 아닌 고민을 하게 되며 바뀐 목적에 맞추어 목표를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과정 2. 혼자 허우적거리지 말자

세상에 많은 직업들이 대게 그렇듯 마케터라는 직업 또한 혼자서만 많은 것을 이루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간 이렇게도 간단하고 명확한 사실을 무시했으며, 기꺼이 저와 호흡을 맞춰주실 많은 회사 구성원분들이 있음에도 스스로에게만 모든 책임을 물으려 했죠.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저의 자세는 책임감보단 무모한 행동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황급히 마케팅 팀, 디자인 팀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이건 뭐가 문제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셨나요?’, ‘이런 방식으로 진행해봐도 될까요?’, ‘이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등 아주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고, 너무 과분한 팀원들을 만난 저는 그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며 저의 문제점들을 많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 악순환을 빠져나오는 과정 속에서 얻은 것

글 첫 문단에 언급했듯 저는 앞으로 배울 것에 비하면 현재 아는 것이 아주 미비하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아직 모든 악순환을 극복해냈다고 말씀드리기엔 조금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앞서 언급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제가 얻은 것들을 공유해드리려 합니다!

성과 1. 심리적 여유

악순환을 반복하던 와중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광고를 운영함에 있어서 성과에 대한 불안함에 광고 소재단을 과도하게 자주 수정하게 되었고, 시간에 쫓기는 업무가 반복되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거나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는 두려움에 떨며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의 후엔 과도하게 겁먹은 채로 초 단위를 다투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조금은 과감한 운영으로 인한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저만의 시점에 국한되어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현 상황을 좀 더 다방면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위 이미지는 입사 후에 제가 담당하던 업체 중 처음으로 일 전환 매출액 약 1,000만원을 달성한 업체의 그래프입니다. 해당 업체는 원래 일평균 광고비 소진 금액 자체도 많지 않은 케이스였으나 핵심적으로 저의 운영 방식이 너무 한 가지 방향성만을 갖고 있기에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매일 비슷한 방식으로 소재를 제작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소재를 세팅하다 보니 성과가 달라질 수가 없었죠.

 그러던 중 제가 얻은 마음의 여유를 활용해 경쟁사 분석, 검색량 추이 파악 등과 함께 현재 저의 소재 제작 및 운영방식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는 시간을 가지며, 제가 행하고 있는 엄청난 실수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태껏 해당 업체 제품에 대한 본질적이고 특징적인 소구점이 아닌 부가적이고 모호한 소구점만을 집중해서 노출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엄청난 인사이트를 얻은 저는 그날 바로 제품의 본질적인 소구점에 대한 기획을 시작했고, 해당 소구점의 소재를 보다 정확히 테스트하기 위해 본래 세팅 방법이 아닌 소재를 1장 단위로 나누어 세팅 및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해당 소구점에서 소비자들은 크게 반응하였고, 일주일 만에 해당 업체의 광고비 케파가 9배 이상 성장 및 스마트스토어 매출 2배 이상 성장이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성과 2. 자신감

여러 과정을 거치며 얻어낸 심리적인 여유를 활용해 확실히 성장한 성과를 만들어낸 저는 업무를 시작한 이래 처음 자신감이라는 것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자신감이라는 건 크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 ‘나는 안 되네’에서 ‘나도 되는구나’로의 사고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 자그마한 사고의 전환은 저에게 정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어떤 소재를 만들든 그 소재를 직접 테스트해보기 전엔 그 소재의 효율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지만, 이 소재가 잘 될 거라고 믿고 테스트를 하는 것과 이 소재가 효율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하며 테스트를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저는 소재를 세팅할 때 큰 성과를 기대하거나 소비자들이 반응을 할 거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세팅해본 적이 별로 없었고, 그만큼 애정을 담아 소재를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소재 한 장 한 장 저와 디자이너의 애정과 의견을 담아 제작하고 있으며 그만큼 그 소재의 효율이 좋지 못할 때 전보다 집착을 하며 문제점에 대해 찾아보는 자세를 갖게 되었습니다.

4. 앞으로의 목표

저의 목표를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마 이런 이미지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악순환을 빠져나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주변 회사 구성원 및 팀원분들께 너무나도 과분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또한, 감사한 마음을 보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저의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 제가 받은 도움만큼 저도 팀원 및 회사 구성원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마케터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넘어, 언젠가 들어올 저의 후배 마케터들이 저와 같은 악순환을 반복할 때 선순환으로의 변화를 이끌어주는 인사이트 덩어리가 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