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칸 광고제 최고의 화제작은 루마니아 초콜릿 바인 롬(ROM)의 ‘루마니아 지우기’ 캠페인이었다. 냉전 시대 동구 공산주의 국가 가운데에서도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는 최악의 독재자로 꼽혔고, 시민 봉기가 일어나자 피하려다가 비디오 촬영이 진행되는 가운데 총살당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차우셰스쿠의 기억만큼이나 루마니아다운 것들에 대한 루마니아 국민, 특히 젊은이들의 불만이 컸다. 서구 문물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루마니아적인 것들에 대한 배척 기운이 팽배했다. 루마니아 전통의 것들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촌스러우며, 저급품 취급을 받았다.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루마니아 토종 초콜릿 바인 롬도 예외가 아니었다. 루마니아를 상징하는 이름부터 포장의 루마니아 국기까지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스니커스, 마르스 같은 미국의 초콜릿 바들이 롬을 밀어내고 있었다. 사회 전체 분위기에 휩쓸려 백약이 무효였다. 롬에서는 정말 최후가 될 수도 있는 도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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