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거의 매일 운전대를 잡으며 운전을 해왔는데,
어제 처음으로 사고가 났네요..
제가 사는 곳은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는 곳이라서
어지간히 신경쓰지 않으면 사람과의 충돌사고가 나기 쉽상인 곳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제일 무서워하며 조심운전을 하는데,
어제 저녁 택시와 사고가 났습니다.
택시의 뒤통수와 제차 운전석쪽 범퍼와 키스..
택시가 빠꾸등이 들어오는가 싶더니 바로 시원하게 박더군요..
덜컹!
아마도 비가 약간 내려서 까만차라서 보질 못한것 같았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차에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택시기사가 얼른 내리더니,
박힌 부분을 들여다 보는거예요.. 그것도 꽤나 자세히..
그래서, 내렸죠.
으이구... 내려보니, 차가 흠집도 안보일정도로 깨끗해요..
'차는 멀쩡하네요?'
'이 양반이 몸이 괜챦냐고 묻는 예의도 없이 차만 들여다 보고 있소?'
'아네.. 괜챦으세요?'
'엎드려 절받기네요..
흠집도 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나?..'
(충격은 범퍼가 찌그러졌을 거라고 느낄정도였는데)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 친구 별일 아니라는 듯이 두리뭉실넘어가려는 태도.)
'몸은 괜챦으니 됐고, 이 차는 어쩔 생각이세요?'
'네?'
(차도 멀쩡한데 뭘?이라는 표정)
보아하니, 나이가 30대 후반같아 보이는데, 좀 불쌍해 보이는데다가
마침 택시 뒷 타이어 한개가 빵구가 나서 푹 주저앉아 있고..
'내 차가 놀랐을거 아니요? 안 그래요?'
(알았다는 듯)'그럼 사장님.. 제가 오늘 5만원 벌었는데, 3만원 드리겠습니다.'
(주머니를 뒤져서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3장을 내놓네..)
그렇다고 안받자니 그렇고..
그냥 보면 아무런 흠집조차 찾기가 어려운데.. 참 난감하더군요.
그래서, 얼른 3만원을 받고서, 만원을 다시 기사에게 전했습니다.
'이걸로 저 빵구나 떼우세요.
이 길로 200미터정도 가면 T자가 나오는데 우회전해서,
다시 좌회전하자마자 카센타 있어요.'
'택시기사 10몇년에 줬던 돈 다시 내놓는 분은 사장님이 처음입니다.
복받으실거예요.'
(넙죽 절을 하더군요)
'운전 정신차리고 하세요.'
'네네..'
(뭐가 그리 바쁜지 서둘러 자리를 떴음)
오늘 아침 나가보니...
깜빡이 등이 달그락달그락거리고, 어제는 안 보였던 기스가..
으이구... 난 토비콤 좀 먹어야 돼...ㅜㅜ
그 운전기사는 내 시력이 나쁘다는걸 알았을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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