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지난 21일부로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 페이지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음악, 게임, 스포츠 등 특정 카테고리의 트렌딩 페이지만 유지하기로 했다.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인급동의 존재는 일종의 차트 순위 같은 역할을 했다. 특히 영상 콘텐츠로 비즈니스를 하는 크리에이터와 마케터들은 인급동 이력을 토대로 크리에이터를 홍보하고 섭외했다.
유튜브는 인급동을 왜 폐지했을까? 유튜브 측에 따르면 인급동 섹션의 이용자가 생각보다 적었다고 한다. 이 현상은 콘텐츠 소비 형태의 변화가 실질적으로 플랫폼에 영향을 준 사례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트렌드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컨대 해외에서 인기를 끈 케이팝 그룹 ‘데몬 헌터스’의 경우, 정작 한국에서는 공개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또한 1020에게 인기가 높은 유튜버나 틱톡커들을 3040 세대는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소비자 각자가 자신만의 콘텐츠 유니버스를 형성하게 만든다. 본인이 관심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우주가 하나 생기고, 관심사가 늘어날수록 새로운 소우주들이 계속 생성된다. 관심이 전혀 없는 분야의 영상은 평생 노출조차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새로운 타깃을 확보해야 하는 마케터들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 번째는 우리만의 색깔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말이다. 단순히 특정 브랜드로 인식되기보다,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삶이 비슷해 보여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브랜드도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브랜드의 코어를 중심으로 접점을 넓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유명한 프로그램에 PPL 한 번, 대세 모델을 활용한 광고 한 편이면 충분했다. 지금도 특정 브랜드 상황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 따라서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급 럭셔리 음료 브랜드라면, 20대 소비자 대상으론 캐릭터 콜라보를, 바쁜 30대 직장인에겐 올인원 패키지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의사 채널과의 협업 콘텐츠를 제안하는 식이다.
결국 모든 대중의 사랑을 받겠다는 생각보다, 우리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해 줄 ‘찐 팬’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마케팅 업계의 오래된 격언처럼 10명의 팬만 있어도 브랜드는 꾸준히 생존할 동력을 얻게 된다. 반대로 90명에게 사랑받고 싶어 욕심내다 보면, 그 10명의 팬마저 잃을 수 있다.
우리 브랜드의 코어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코어가 타깃과 연결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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