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평가보상 제도를 정립해야겠다고 문의주는 회사가 많다. 연봉협상을 1~2달 남겨두고. 지금까지 나름의 목표, 피드백은 있었지만 뭔가 평가보상제도다 할 만한 건 없었던 회사에서. 아무리 맞춤형 컨설팅이다 하지만 인사 컨설팅에서 평가보상제도라는 건 대동소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도를 설계해 드리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바로 이걸 설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1~2시간 계속 질문을 하면서 진짜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 공을 들이기 때문이고, 이런 면담을 하다 보면 다음의 이유들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미팅에서 알고자 하는 건 대략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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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가보상이 왜 필요한가
2. 그동안은 어떻게 했는가
3. 당장 연봉협상이 임박했나
4. 정말 평가보상제도 유무가 문제인가
5. 연봉협상에서 예상되는 이슈가 뭔가
6. 5에서 특정 인물들이 걸리진 않는가
7. 5, 6에서 경영진의 고민은 평가를 제대로 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특정 인물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가 고민인가
8. 보상을 위한 평가와 육성을 위한 평가 중 어느 쪽이 진짜 니즈인가
9. 제대로 평가하고 싶은 건가, 좀 더 구성원들이 일을 잘해주길 바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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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다 보면 보통 6, 7, 9에서 진짜 니즈를 발견하게 된다. 기업에서도 미처 여기까진 깊게 들여다 보지 않고 제도가 필요하다로 접근할 때가 많다. 문의한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알게 되는 건 구성원의 '자기인식 부족'에 대한 답답함일 때가 많다는 거다. 그 정도는 아닌데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불만 많은 구성원, 하지만 리더가 보기엔 그 수준이 낮을 때의 갈등이 대부분 존재한다.
말장난 같지만 평가를 하겠다에서 출발하는 것과 자기인식과 일을 더 스마트하게 했으면 좋겠다에서 출발하는 평가제도는 꽤 큰 차이가 난다. 보통은 전자로 시작하는데 그럼 '평가는 이래야 한다'는 이론과 프레임을 전제로 출발하게 된다. 그럼 목표설정은 어때야 하고, 각 조직별 하위 목표는 어떻고 개인별로는 어떻게 얼라인 시켜 평가할 건가 등으로 진행된다.
후자에서 접근하면 근본적으로 우리 조직의 리소스 현황을 잘 봐야 한다. 실제 누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떤 일에 얼마만큼의 리소스를 쓰고 있는지 아주 상세히 들여다 봐야 하고. 그 일들이 그 조직의 핵심 일에 해당하느냐 아니냐로 기여도와 난이도를 함께 짚어야 한다.
※ 리소스 현황에 관한 글은 여기 참고:
https://www.facebook.com/share/p/1BNPm5gKzw/
전자로 출발하는 것의 문제는 기껏 뭘 설계했는데 근원적인 경영진의 6, 7, 9를 해소하지 못한 채 연봉협상에서 갈등이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후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명분도, 근원 문제도, 자기인식도 가능해진다. 전자인 경우에는 「목표 - 달성 or 미달성」만 판단하게 되는데 이제 막 평가보상제도를 마련해야겠다 하는 단계의 조직에서는 모두가 목표만 높고 미달성이 많거나, OKR 한다고 하위 조직 목표를 알아서들 짜서 협의한 경우엔 달성 가능한 수준의 목표일 가능성이 많아 변별력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따라서 후자처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누가 기여하고 누가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지까지 봐줘야 하는 거.
그럼에도 한가한 소리 말고 당장 닥친 평가와 연봉협상은 어쩌냐 할 때엔 다음의 가이드대로 해보시라 한다. 급한 불을 끄면서도 이후 평가보상 제도의 근간까지 마련할 수 있는 팁!
※ 당면한 피드백과 연봉협상을 위한 가이드:
① 링크드인: https://linkd.so/3Bhc
② 브런치: https://brunch.co.kr/@say2lee/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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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어 보시고 지금까지 문제가 있든 없든 해오던 방식으로도 조직이 돌아갔다면 임박해 형식적인 제도부터 만들려 마시고 해오던 걸 보완해 잘 마무리 하는 데에 쓰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어떻게 할 지를 설계 하셔야 그나마 무리가 덜 갑니다. ^^
원문 출처: SSOO(이수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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