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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은 첫 사업, 2년간의 회고입니다.

2014.12.30 21:52

밀크

조회수 6,028

댓글 23

아주 오랜만에 적습니다. 새해 인사를 겸해 이렇게 로그인을 했습니다.

 

모든 회원님들 반갑습니다. 밀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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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작은 여행사를 시작한지 2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저는 물건을 제조해서 판매하거나 사입해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쇼핑몰"을 여러개 운영하는 쇼핑몰 팀의 팀장이었습니다.


 제조부터 사이트운영, 마케팅, 상담, 배송, 회계까지 모두 관여를 했었기때문에 첫 나만의 사업을 만들어서 키워나갈때의 모든 방법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쇼핑몰 팀장이었을때 보지 못했던 여러가지를, 작긴하지만 경영자의 입장에서 아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거 같아요.
 

 가장 큰 차이점은, 장사를 할때 실질적인 이익이 어디서 나는것인지에 대한 생각인거 같구요.
위험요소를 계속 없애나가는게 아이디어를 계속 추가하는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마찬가지 마음이겠지만, 인터뷰를 할정도의 대박을 바라기보다는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시스템을 만드는것이 최대 관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아이보스에서 다른분의 게시글을 보면 사업 일화를 적어주신분들의 글이 재밋더군요. 그래서 저도 적어보겠습니다.

 

<적자가 나고 있는 파트는 개선하는게 나을까?>


저는 여러가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중에 현지에 팬션을 두개 렌트해서, 오시는 여행객들께 비용을 받고 제공을 하는 상품이 있습니다.
직원 중 한명이 이런이야기를 했습니다.

'월 렌트하는 팬션에 들어가는 월비용이 비싸서 손님 일 렌트비를 다 받아도 적자다. 이거 그냥 접는게 낫지 않겠나'

월렌트비,식비(식사제공을 합니다),물세전기세,인건비 등을 따져보니 실제로 월 100만원정도씩 까먹고 있었습니다.

분석자료에 의해서 판단했었던 팀장의 위치였다면 접자고 결정할수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접지 않고 한달에 100만원정도씩 계속 적자를 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이 팬션이 가지고 있는 바이럴의 매력이 저희 모든 상품에, 그리고 저희 사이트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라하면....... 잘 모르겠고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근거는 없습니다.
ㅎㅎ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것 같습니다.

 

1. 지금 모든 파트가 돌아가고 있는데 몇달간 평균 매출이 얼마고, 수익이 얼마고를 따졌을때 목표한 만큼 잘 나오고 있는 상태다.
2.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없앨것을 없애고 추가할것을 추가해도 좋겠지만, 그냥 이대로 쭉 가면 이 매출은 최소한 유지될것이다.


3. 그럼 굳이 바꿀필요 있을까?

 

 

컨설팅을 받거나, 담당자와 회의를 한다면 없애라는 조언을 받겠지만

어차피 저는 대박을 위해 달리기보다, 우리 직원들 우리 식구들 안전하게 돈 버는게 제 1순위이기때문에, 지금 어떤 이유로 매출이 이렇게 나오고 있는지 실질적인 구조를 정확히 알순 없지만 [그냥 이대로 쭉 지키는것이 좋다]는 판단을 한 것이지요.

 

제가 소비자의 모든것을 꽤뚫고 있지 않기때문에, 담당자의 아이디어를 채택할 수가 없었던것이겠지만 소 판돈으로 포커치는 마음이라면 패를 정확히 모를때 첵/폴드만 해야 맞는거 같습니다.

 

성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 의류쇼핑몰을 구경하다가 잔잔하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악을 플레이시켜둔것을 보고 좋은 아이디어다!! 하고 따라했다가, 첫페이지에서 계속 유입자가 화들짝 놀라 사이트를 꺼버리는 바람에 말아먹는 경우는 아주 좋은 예가 되겠군요.

 


 여행객에게 피드백을 받고, 명백한 개선점을 찾아 (에어컨이 시원찮다거나) 최대한 집중해서 처리해나간다면, 현재 선순환의 시스템을 안전빵으로 지킬수가 있습니다.
애매한 개선점을 피드백받을 경우(유적지 감상은 너무 지루하다, 일정에서 제외했음 좋겠다 등) 더 많은 힌트를 찾을때 까지 그냥 두는 수 밖에없습니다.

 

*유적지 감상 같은 지루한 일정의 경우 남자들끼리 구성된 골프여행 손님에게는 와이프에게 좋은 알리바이와 변명거리를, 가족단위의 손님에게는 페이스북에 지적이고 역사를 탐방하는 건전한 가족이라고 자랑하고싶은 허영심을 채워 주는 몇 안되는 코스였다는것을 지금은 잘 알고있습니다. 저희는 1년간 이 지루한 일정의 실질적 효과를 몰랐고 없애지 않은게 다행인 경우입니다. 유적지에 갈때마다 늘 빨리 시원한곳으로 갑시다~ 라고 투정한다는 보고를 가이드들에게 받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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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년된 걸음마 단계이지만, 경영이라는것은 참 재밋는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손해가 전체에게 이익을 주는 보조역할을 하는 것일수도 있고,
손에 잡힐것 같은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알수 없는 이유로 현재 수익구조를 다 망쳐놓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각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에 좀 인색한 편입니다. 장사를 하면서 쌓인 히스토리를 모른채 현상만 보고 내는 의견은 아주 위험하기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바닥패가 안좋은데 첵을 했으니 레이스로 죽여야 합니다 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좋지만, 경영자는 그 상대가 레이스에 상당히 신중한 플레이어라는 히스토리를 알고있기 때문에 콜만 해보자라는 결론을 내릴수도 있는것이지요. (아 계속 포커를...)
 하지만 전문가의 분석자료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걸 토대로 경영자 역시 결정을 하는것이 정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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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각 부분안에서 아이디어나 개선사항이 생기더라도, 회사가 목표한 바를 향해 잘 가고 있는 중이라면 어떤 이유에서든 그 단점들이 유기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을수도 있는 것이고, 아이디어 하나가 그런 유기적인 틀을 망쳐놓을수도 있는 것이다.

 

대박도 좋고 혁신도 좋지만, 목표가 혁신이나 대박이 아닌이상 먹고사는걸로 실험하는것은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목표에 반하는 일이다.

 

누가봐도 논리적으로, 혹은 상식적으로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 있다면, 사소한것이라도 다른 모든 일을 제쳐두고라도 그것을 개선하는데 전력을 다해야한다. 그래야 함께 일하는 식구와 내 사업을 지킬수 있고 그것이 매출을 더 증대시키는것보다 훨씬 우선된 일이다.

 

이런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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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정도 뒤에 저는 저희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이 여행업을 다른 좋은분께 매각하는것이 제 첫 사업의 최종 목표입니다.

 

그때가 되면 아이보스 정모에도 간만에 나가고 싶구요.

아이보스가 요즘 온라인 마케팅과 광고에만 국한하지 않고 경영전반으로 주제가 확장된 다양한 컨텐츠가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결국 마케팅은 여러 파트의 큰 고리를 이루는 순환이라 하나만 떼어두기 힘들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요.

 

1년에 한두번 적는 글이지만, 많은 분들께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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