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이 친구 어머님이 2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럼 아버님도 돌아가신 건가 했습니다.
전날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아침에 문자를 봤는데, 무슨 말인가 한참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메일 온 걸 봤습니다. "소천". 그 친구가 갔다고 왔더군요.
술기운인지 아니면 충격인지 머리가 멍했습니다.
74년생입니다. 인천 연수구쪽에서 해동검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외국인들 가르칠때 초빙을 해서 강의도 시켰었습니다.
그게 불과 몇개월 전이었고 지난 달에는 같이 조개먹으러 가자고 문자도 왔습니다.
생사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하지만, 아직 결혼도 못하고
내내 어머님 봉양하다 보내고 이제 좀 살만하다 하는데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원래 직장이 천안이었는데, 어머님 병환 때문에 인천으로 다시 돌아 왔다 들었습니다.
철원 결혼식에 갔다가 오전에 대회 나가는 제자들 가르칠려고 새벽에 무리해서 오려 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체력도 좋고 다 좋았는데, 무리한 것이 이렇게 슬픈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그때는 때가 되었다고 받아 들였습니다.
그러나 때가 아닌 사람이 가게 되면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나도 예외가 아닌데, 내가 가버리면 어떻게 되나.
나는 깨끗하게 뒤를 정리하고 갈 수 있는가.
석탄일 오늘 발인했습니다.
어쨌건 산 사람은 또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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