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메소프트 회사 만들기 전, 퇴사하기 전 회사에서 하던 일은 대리점 관리였습니다.
제가 담당한 지역은 서남부 경기와 부산 및 경남 일부였는데, 부산에서 제일 큰 대리점 사장님이 아침에 뜬금없이 전화를 하셨더군요.
(현섭님은 아시죠? ㅋㅋㅋ 그 분입니다.)

술도 같이 마신게 아마 웬만한 도랑 하나는 채울 듯한 사이지만 그래도 부산지역 대리점 사장님인지라 깍듯이 대우를 해 드렸는데, 오늘은 전화를 하시어 정말 뜬금없이 "인터넷 사업"을 물어 보십니다. 어떻게 하느냐 상황은 어떠하냐 어떤 물건이 좋으냐 등등.

이 분이 저하고 비슷한 분야에서 일을 하시다가 독립하여 매장을 내서 오프라인에서 나름대로는 대박을 내신 분입니다. 남들이 먼저 하기 전에 이른바 "뜨기 전 브랜드"를 잡아서 매출 대박을 내는, 눈이 잘 발달하신 분이지요. 그래서 부산에서 브랜드 할려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한테 먼저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인터넷 사업을 꺼내시니, 이는 크게 두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첫째는, 드디어 이 분도 인터넷 쪽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인터넷이 매력적인 곳이니까요. 둘째는, 이제는 인터넷 쪽으로라도 눈을 돌려야할 정도로 부산이 영 엉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분이 부산 광복동에 매장을 가지고 계십니다. 꽤 오래하셨죠. 그런데 조만간 *데 백화점이 80m 옆에 생깁니다. 어떻게 되겠습니까? 길거리 매장이 살아 남을까요... 안그래도 중구청에서 주차단속을 해서 그나마 찾아오던 손님들도 서면 *데 백화점으로 가는 판국인데(*데에서 중구청에 압력 넣어 단속하는거 아닐까 합니다. 잠깐 주차를 했는데도 딱지를 붙이더군요. 제 차도 부산 중구청 4만원 걸려 있습니다.) 한때 한달에 3억 매출 나던 곳이 요새는 한달 1억도 힘들다고 합니다.

부산 이야기하면 덧글 다실 분 많을 겁니다. 부산에 백화점이 벌써 몇개 입니까. 동래 *데, 서면 롯*, 범내골 현*, 그리고 아마 벡스코 지역과 해운대, 광복동에 또 몇개씩 들어 설 예정입니다. 게다가 마트는 좀 많습니까. 지금은 없어진 *람 마트, 홈*러스, *데마트, 이름도 다 기억못할 마트들이 짱짱합니다. 물론 부산이 크니까 그 정도는 있어줘야 한다고 하시겠죠. 그런데 지역 경기가 또 어디 그렇습니까.

그러하니, 아침에 이 사장님의 전화를 받으니, 한편으로는 도와드리게 되어 마음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 정말 이 사장님께서 인터넷으로 손을 대야할 정도로 그 지역 경기가 엉망인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부산에서 술 마신지가 어언 1년이 넘었군요.)


부산은 지금 따뜻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