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관계가 불가능하도록 채운, 자물쇠가 달린 금속제의 띠였답니다.
인류 역사상 아내들의 부정을 막기 위해 남성들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시기는 아마도 십자군 전쟁 때로...
11세기말부터 13세기 후반까지 중세 서유럽 국가들이 예루살렘을
이슬람교도로부터 다시 되찾기 위해 7차례나 원정대를 파견했는데,
원정에 나서기 전 십자군 병사들은 자기 아내나 애인이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정조대를 채워 놓은
다음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먼 길을 떠났답니다.
정조대는 T자형 백처럼 되어 있는 금속제 벨트로, 금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었으나 주로 은제품이 많았으며 여성의
피부에 닿는 부분은 천으로 감싸져 있는 따뜻한 배려(?)도
잊지 않았답니다.
특히 정조대는 여자의 성기에 바짝 밀착되도록 고안되었으며,
소변을 보낼 수 있는 조그만 구멍이 하나 뚫려져 있었는데
그 곳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지 못하도록 구멍 주위를 톱니
모양으로 깎았답니다.
그렇다면 정조대를 채우면 과연 여자들이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지 못했을까요?
정조대를 채우고 떠난 남자들에게는 심리적 위안은 됐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정조대 덕분에 여자들이 더 많은 외도 기회를 갖게 됐는데..
심지어 자물쇠 달린 정조대가 부정(不貞)을 더욱 만연시켰다라는
격언이 생겨날 정도였답니다.
한 대장장이가 남자의 부탁을 받고 정조대를 만들면서 자기가
사용할 여분의 열쇠를 만들었다거나
남편이 전쟁터로 가기 위해 마지막 포옹을 할 때 아내는 남편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빼내어 애인에게 주었다는 등 많은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답니다.
심지어 대장장이들이 남자들의 의뢰를 받아 가짜 정조대를 만들어
남자가 전장으로 떠난 다음 여자에게 정조대가 가짜라는 사실을
밝히고 많은 사례를 요구하기도 했답니다.
중세 시대 이전에는 정조대가 없었나요?
정조대라면, 물론 십자군 전쟁 당시 성지 탈환을 위해 장기간 원정에
나선 영주나 기사들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렇지만 정조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미 고대부터 존재했으며,
근대에 들어서도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유럽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기도 했답니다.
그리스의 스파르타에서는 ‘헤라클레스의 매듭’이라 부른, 처녀들의
은밀한 부분을 모직 띠로 두르고 묶었다가 신혼 첫날밤에 신랑이
풀도록 한 것이 있었는데....
그러나 이것은 엄밀한 의미의 정조대는 아니었답니다. 왜냐하면
결혼 적령기 처녀에게만 강요했고, 이러한 순결을 지키려는 습속은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이렇게 음부를 봉쇄하는 방법은 이집트와 아시아는 물론 고대
로마에서도 널리 퍼져 있었답니다.
그렇지만 현재 파리의 클뤼니 중세박물관이나 암스테르담의 섹스
박물관에 보관 중이거나 전시된 형태의 정조대들은 중세 이탈리아에서
기원한답니다.
특히 14세기 무렵 파도바를 다스린 독재자 프란체스코 다 카라라가
궁전의 모든 여성에게 정조대를 채웠다는 역사적 사실은 너무도
유명하답니다.
정조대는 남자가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착용하게 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간혹 있었는데, 14세기 프랑스 시인 기욤 드 마쇼가 쓴
자전적 시에서 남성에게 정조대를 채운 진기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답니다.
또, 특수 목적의 정조대도 있었는데, 이른바 ‘자위 방지용 정조대’로...
일반적인 정조대와 대체로 비슷했지만 앞부분이 조금 달랐는데,
의료용으로 개발됐으나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쓰였고 청소년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의 권익이 향상되기 시작한 근대에 들어 정조대는 사회문제가 돼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데...
1882년 4월 20일자 스페인 일간지 엘 리베랄은 “어제 오후,
부오나비시타의 세논 마로트 판사는 중요사건을 처리해야만 했다.
익명의 젊은 여성이 조그만 기구 하나를 벗겨줄 것을 호소했는데….
십자군 전쟁 때 성지로 향하기 전 부인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채운
기묘한 기구였다.”
그리고 신문은 정조대를 채운 자가 동거하던 의사임을 밝혔으며
넉 달 뒤에 같은 신문은 판사가 피의자인 의사로 하여금 열쇠를
가지고 법정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고, 단순 경범죄로 사건을
처리했음을 이어서 보도했답니다.
출처및 저작권: 지식을다함께(www.qfinder.co.kr 저작승인. 아이보스만 제공되며 펌 불가)
(주)지식을 다함께는 드림위즈 사전과 경제용어사전 ,파란(Paran)과 용어사전, 지식도시락 및 한국경제신문 생글뉴스에 서비스중이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산학협력 지정회사입니다.
새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