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은 성장공식이 완전히 다르다
온라인 커머스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본진으로 할 것인가, 자사몰을 구축하고 본진으로 삼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의 배리에이션으로 쿠팡에서 시작할 것인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첫 시작을 어디에서 할 것인가 고민하는 이유는 어디에서 시작했을 때 초기 매출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어렵더라도 자사몰을 구축해는 것이 나을까? 플랫폼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스마트스토어나 쿠팡에 입점하는 것이 나을까? 여기서는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 두 개의 선택지만 놓고 비교해 보려고 한다.
길게 보았을 때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은 비슷하게 움직이게 되고 크게 "자사몰 외 채널"과 "자사몰" 두 채널로 정리하여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뒤에 정리하겠지만 본진을 선택하게 되는 첫순간이 브랜드의 성장방식을 정말 크게 좌우하게 된다.
초기 매출 발생은 스마트스토어가 유리
커머스를 처음 세팅할 때 빠른 시간 내에 매출 발생을 일으켜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스마트스토어가 자사몰보다 훨씬 유리하다.
기본적으로 네이버 쇼핑 플랫폼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잠재고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플랫폼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과 편의성을 누리기 위해 탐색을 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밖에서 움직이는 사람들과 성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 치면 거대한 쇼핑 센터 안을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괜찮아 보이는 매장 안에 들어가서 구매를 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입점한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나, 네이버에서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를 관리하는 방식이 유통업에서 MD나 바이어가 브랜드를 관리하는 방식과 유사한 것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드러난다.
이에 비해 자사몰은 구석진 길 골목에 가게를 차리고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맛집 전략을 써야 하기 때문에 초기 매출 발생에 매우 불리하다. 전단지도 돌려야 하고 행사장 풍선 인형도 설치해보고, 사람이 없어도 쓸고 닦고 준비하면서 분주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매출 확대 단계에서는 자사몰이 유리
초기를 지나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게 되었을 때, 그 이상의 단계로 빠르게 치고 올라갈 때는 자사몰이 스마트스토어 보다 훨씬 유리해진다.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매출 확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과 유사한 작업을 펼쳐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각종 딜을 잡는 작업이 있다. 혹은 쇼핑라이브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유입을 시킨다거나, 네이버 측의 스토어 담당자(MD 역할을 하는)와 매출 확대를 위한 방법들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의 장단점 역시 오프라인 유통망에서의 장단점과 비슷하다. 앞서 쿠팡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은 것은, 쿠팡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작업이 이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반면 자사몰로 매출을 확대할 때에는 페이드 미디어로 전환 최적화를 진행하여 CPA단가를 낮추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이 때 고객 획득의 자유도가 스마트스토어보다 훨씬 높아지게 된다. 스마트스토어의 최대 잠재고객이 사실상 네이버 쇼핑 플랫폼의 고객이라면, 자사몰의 잠재고객은 디지털 기기를 소유한 모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줄어들면서 외부 협업 시 기대하기 어려운 정도의 속도 증가가 가능하며 하나의 페이드 미디어에서 발굴된 인사이트를 여러 매체에 적용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과 증대가 가능해진다.
자사몰은 LMF(Language-Market Fit), CMF(Channel-Market-Fit) 관점에서도 스마트스토어 보다 훨씬 유리하다.
스마트스토어로 광고 유입을 시킬 경우 네이버GFA와 네이버 검색광고를 제외한 모든 광고 매체의 전환 최적화 성능은 0이 된다. 0일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0이 되기 때문에 CMF랄 것도 없이 네이버 광고 플랫폼의 상품 혹은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의 어떤 액션들을 하는 것 외에는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광고 자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으니 메시지 테스트, 이미지 테스트, 영상 테스트 같은 것들도 진행할 수 없어서 LMF를 찾는 과정 또한 극도로 제한된다. 따라서 다른 모든 리소스 투입을 없애고 성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자사몰의 성장 방식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쓸 수 없다.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을 위해서는 페이드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을 제외하고 콘텐츠, 제품, 프로모션, 딜, 라이브커머스, 제휴, PPL,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 믹스를 기획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던 회사일 수록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자사몰을 기반으로 성장하다가 스마트스토어를 병행하게 되거나,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성장하다가 자사몰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때 모두 위와 같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나 오프라인 유통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전통적인 회사들(제약, 건강기능식품, 식품, 마트, 백화점 등등)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경향이 있다. 오프라인 베이스에서는 신규 유통채널을 하나 뚫을 때마다 매출이 얼마나 성장할 지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일까? 혹은 도메인이 오프라인 유통이었던 경우 코스트코, 이마트, 편의점을 하나씩 뚫을 때마다 유통 채널의 점유율에 비례하여 매출이 증가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유통을 베이스로 회사가 성장해 왔던 경우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의 동시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였다.
정확하게 이해하였다 하더라도 기존의 레거시를 완전히 깨버리고 스마트스토어나 자사몰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보인다.
전사적인 위기감이 고조되지 않는 이상 올인 전략처럼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동일 비율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 성장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5:5의 비중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주 초기에나 가능하였다. 브랜드가 점차 성장함에 따라 각 사가 보유한 역량의 종류에 따라 스마트스토어가 8의 비중이 되거나 자사몰이 8의 비중이 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다.
이는 둘 중 무엇이 더 나은가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의 내부 역량을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의 문제이다.
페이드 미디어로 타겟하는 고객들의 대다수는 스마트스토어든 자사몰이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들이 보았을 때는 비슷하게 생긴 다른 형태의 랜딩페이지일 뿐이다. 따라서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로 유입을 배분하는 것은 원래 하나였던 것을 두 개로 나누는 것이지 새로운 매출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동시에 고려할 경우에는 처음부터 한 쪽의 비중을 높게 설계하고 이에 따라 성장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내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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