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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의 이익은 사악한 것이 아니다

2023.10.22 14:11

M카산드라

조회수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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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이익이란 무엇인가'


피터 드러커 


20세기 최고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이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익은 살아남기 위한 비용(cost)이다"

 

그는 이익을 기업이 얻는 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익을 기업 생존에 필요한 조건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기업은 무엇을 위해 생존하는 것인가. 즉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기업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고객이다. (...) 기업의 목적은 단 한 가지, '고객 창조(to creative a customer)'에 있다"

 

이익이 고객에서 부터 출발한다는 드러커의 해석은 이전까지 '목적으로서의 이익', 다시 말해 공급자적인 시각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었다. 이 같은 관점은 경영 이론 뿐만 아니라 현대 경제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데, 그건 드러커의 이익관이 지금까지도 논쟁의 중심에 있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프 슘페터


드러커는 경제를 '동태적 불균형'으로 보는 슘페터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켰다. 여기서 '동태적 불균형'이란 경제가 끊임없이 상승, 하강을 반복하는 유기체적 특징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건 이전까지 '완전경쟁' 이론(대표적으로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으로 대표되는 고전 경제학의 해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슘페터 이전에 주류 경제학자들은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기술의 발전을 경제 외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들은 혁신을 마치 지진이나 전쟁과 같은 '외생적 요소' 정도로 취급했다. 그러나 슘페터는 혁신에 대한 개념을 주류 경제학으로 편입시키려 했던 최초의 학자였다. 그는 경기 순환에 영향을 주는 기술 발전의 주체를 혁신가(innovator), 즉 '내생적 요소'에서 찾았다.

 

여기서 그 유명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tion)'가 등장한다. 혁신은 어제의 자본 장비와 자본 투자를 진부하게 만든다. 기존 산업은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고 새로운 상승국면으로 접어든다. 경제가 발전하면 할수록 경제는 훨씬 더 많은 자본 형성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가의 이익은 곧 혁신의 원천이 된다. 

 

실제로 슘페터는 기업의 초과 이익을 그의 대표적 저서인 <경제발전의 이론>에서 '혁신의 대가'라고 표현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슘페터의 관점이 경제와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창조적 파괴를 실천하는 슘페터의 '혁신가'는 우리가 '이윤'이라고 하는 것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으로서는 지금까지 유일한 이론이다. (…) 그러나 이윤이 순수한 비용이라면, 그리고 이윤이 기존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유일한 수단이라면 이 경우 자본주의는 다시금 도덕적 체계가 되는 것이다"

 

드러커의 표현처럼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잉여가치'가 자본가에 의한 착취의 결과였다면, 슘페터의 경제 발전 이론에서 잉여는 이윤으로 치환되고 이윤은 곧 혁신의 원천, 다시 말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경영학의 난제


슘페터의 주장이 현대 경제학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그가 기존 생산의 3요소(토지, 노동, 자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건 매우 중요한 발견이었다.

 

사실 그동안 경제학에서 최대의 난제는 (어쩌면 지금까지도) '수확체증과 수확체감의 법칙 중 무엇이 옳은가'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수확체감의 원리를 증명하기 위한 법칙은 무엇인가'였다.

※ 수확체증의 법칙 -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이 낮아져 경기가 선순환 하는 현상. 특정 장소에 순댓국, 족발 골목이 생기는 이유와도 같다. 인터넷과 같은 통신 수단이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네트워킹 현상도 같은 법칙을 따른다.

※ 수확체감의 법칙 - 대체로 전통적인 산업에서 투입된 노동량 대비 산출물이 적어지는 현상. 동일한 농지에 지속적으로 작물을 재배하면 토지의 힘이 약해져서 수확량이 적어지는 것은 대표적인 수확체감 현상이다.

 

슘페터 이전 주류 경제학자들은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랐다. <국부론>의 등장 이후, <인구론>을 집필했던 맬서스, 그리고 맬서스의 라이벌이었던 리카도는 수확체감의 법칙으로 경제를 해석하던 대표적인 학자였다. 아마도 수확체감의 법칙을 전 세계에 알린 가장 유명한 인물은 마르크스 였을 것이다. 그는 수확체감의 법칙에 따라 종국에는 자본주의가 종말 할 것이라 예언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자본론>이다.

 

케인스 또한 수확체감의 법칙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공황 등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외생적 요소, 즉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케인스는 (조세와 차입이라는 수단을 통해) 정부에게 권력을 쥐여주면 경제의 완벽한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슘페터는 케인스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었다. 대공황은 마르크스의 예언처럼 (수확체감에 따른) 자본주의 종말의 신호가 아니라 지식과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의 과정(=동태적 불균형)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업가적 사회


피터 드러커가 슘페터에 집중했던 것은 그가 '수요관리'에 기반한 케인스주의의 실패를 예견했던 유일한 경제학자였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 나타났던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은 케인스주의의 실패를 보여줬다. 이건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르던 주류 경제학의 실패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젊은 시절 이런 현상을 직접 지켜봤던 피터 드러커는 여러 저서와 논문을 통해 케인스주의를 비판했다. 특히 과도한 정부 지출과 복지 정책은 새롭게 나타날 기업의 싹을 자르고 혁신을 사라지게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는 케인스주의에 반대하며 등장한 통화주의자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사회야 말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 보았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 등장하는 혁신 기업들이 다시 고용을 창출하고 자본주의의 번영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통해 불황을 극복한 대표적인 나라로 미국을 예로 들었다.

 

드러커는 오일쇼크의 충격이 한창인 1970년대와 1980년대 오히려 미국의 직업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기업가정신을 통한 새로운 산업의 성장 덕분이었다고 주장했다.


수확체감에서 수확체증의 사회


피터 드러커의 이익관은 고전경제학에 대한 비판과 슘페터의 이론을 실용적 지식으로 발전시킨 결과였다. 그는 이익을 만드는 기업과, 그리고 이를 통해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만이 마르크스로 대표되는 수확체감의 암울한 경제학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매니지먼트> 에는 이 같은 드러커의 생각이 잘 나타난다.

"이윤이 그 자체로 동기가 된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조차 의심스럽다. 그것은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에 불과하다.

(...)기업의 본질, 기능, 목적에 대한 오해들 탓에 공공 정책은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익과 사회 공헌이 서로 모순된다고 하는 이상한 통념까지 생겼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기업은 높은 이익을 올림으로써 비로소 사회 공헌을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피터 드러커는 과거 수확체증의 법칙을 증명했던 폴 로머의 '신성장 이론'을 지지하며, 그가 미래에 노벨상을 받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폴 로머는 201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며 피터 드러커의 예언은 다시 한번 맞아 떨어졌다)

※ 신성장 이론 - 경제학자 폴 로머에 의해 제시된 성장 이론. 기술과 지식의 수확체증 현상을 강조하며 이 요소들을 내생적 성장 요인으로 간주한다. 신성장이론에 따르면 (육체) 노동이 아니라, 지식과 기술, 연구개발 등이 선순환적 성장 구조를 만들어 경제는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으로 나아간다. 

 

드러커는 이처럼 육체적 노동이 아니라 지식이 중요해지는 사회를 '후기 자본주의('탈 자본주의' 라고도 한다)'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시 '지식 사회'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건 분명 지난 100년 동안 오류로 가득했던 마르크스 경제학과 그의 지적 후계자들을 뛰어 넘으려는 시도였다. 그리고 이런 지식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신성장)하는 기업가적 활동을 '경영(management)'이라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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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슘페터의 경제학에서 질문은 항상 '그 사업에 충분한 이윤이 발생하는가? 즉 미래 비용과 사업을 계속하도록 하는 기업 존속 비용, 그리고 창조적 파괴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하기에 적정한 자본형성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었다.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슘페터의 경제 모델을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제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라고 할 만하다."

- 피터 드러커

 


출처 : 드러커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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