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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위 질문에 데이터는 "전략의 출발점이자 실행의 기준"이라고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왜일까요?
- 본 아티클은 매월 격주 월요일 19시 '김용훈 그로스 연구소 - 로로스클럽' 강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과거의 성공은 '경험'에서, 지금은 '데이터'에서 시작됩니다.
과거 마케팅 전략은 경험 많은 리더의 직관이나, 몇 번의 성공 사례에서 도출된 '공식'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캠페인의 성공 여부는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 어떤 트렌드를 캐치했는지에 따라 달라졌고, 데이터는 그저 참고자료일 뿐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고객의 접점은 복잡해졌고, 경쟁은 치열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시장 반응은 실시간으로 바뀌기 때문에 ‘감’에만 의존해서는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마케팅은 고객의 실제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 결과를 점검하며,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데이터 드리븐’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2. 데이터, 4가지로 나누어 이해하세요.
데이터는 단순히 수집하는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분류하고 목적에 맞게 해석해야 ‘의미 있는 자산’이 됩니다. 무분별하게 쌓인 데이터는 의사결정을 흐리게 하지만, 분류된 데이터는 마케팅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만들어주죠. 이 분류를 명확히 이해해야 데이터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① 제로파티 데이터 : 고객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정보
고객이 본인의 의사로 입력한 이름, 연락처, 관심사 등은 단순한 식별정보를 넘어서 신뢰의 표현입니다.
이 데이터는 브랜드와 고객 간 직접 관계 구축(CRM) 에 핵심이 되며, 이후 퍼스널라이즈된 메시지, 리텐션 캠페인의 기반으로 작용합니다.
② 퍼스트파티 데이터 : 고객의 실제 행동으로 파악한 데이터
웹사이트 방문, 장바구니 담기, 클릭, 이탈 등 디지털 상의 모든 액션 로그입니다. 이 데이터는 고객의 ‘의도’를 가장 생생하게 담고 있으며, 전환율 개선, 리타겟팅, 퍼널 분석 등 퍼포먼스 마케팅의 뼈대를 이루죠. 특히 쿠키 정책 변화 이후, 기업 내부에서 보유한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가장 가치 있는 장기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③ 세컨드파티 데이터 : 파트너사 간 연계된 데이터
다른 기업이 보유한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제휴를 통해 공유받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여행 플랫폼이 숙박 제휴사와 고객 데이터를 연계하여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나 교차 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고객군을 확장시키면서도, 프라이버시 정책을 침해하지 않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유용합니다.
④ 서드파티 데이터 : 타 기업에서 수집한 데이터
광고 플랫폼(메타, 구글 등)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 타깃팅이나 대규모 세그먼트 구성이 가능해집니다. 개별 사용자의 행동이 아닌, 수십만 단위의 고객군 특성에서 관심사, 행동 유형, 라이프스타일을 추출해 광고 세팅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사용됩니다. 단, 개인정보 보호법 변화와 함께 축소 추세에 있으므로, 단기 캠페인 외에 장기 전략으로는 제한이 따릅니다.
3. 그럼에도 데이터 활용을 못 하는 이유
이처럼 지금은 감이 아닌 ‘데이터 경험치’로 승부를 보는 시대입니다. 반면, 실제 시장에서는 다른 현상을 보이고 있죠. 델 테크놀로지스 보고서를 따르면 국내 기업 중 단 25%만이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평균도 2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수집하고, 어떤 기준으로 분석하고,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체계가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모두 느끼지만 현실에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4. 데이터 활용을 막는 3가지 걸림돌

첫 번째, 수집을 위한 구조나 툴이 부재한 경우입니다. 회원가입 없이 이벤트만 진행하거나, 고객의 액션 로그를 저장하지 않는 구조라면 의사결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도 확보되지 않습니다. 데이터 활용의 첫걸음은, 어떤 데이터를 어떤 포맷으로 남길지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데이터를 ‘쌓기만’ 하고, 분석 기준이 없는 경우입니다. 많은 조직이 데이터 수집을 자동화해두지만, 이를 해석하기 위한 목표 지표(KPI), 맥락(시점/채널), 비교군이 없으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데이터가 정답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위에 연결되는 세 번째, 모든 팀이 '자기 기준'으로만 보기 때문에 사일로(Silo)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마케팅, 기획, 개발, CS 등 각 부서가 각자 KPI와 툴로 데이터를 보고 있으면,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가령, 마케터는 CTR을, PM은 전환 퍼널을, 개발자는 서버 응답 시간을 보죠. 이처럼 같은 데이터를 서로 다른 툴, 시선, 목적으로 해석하면 협업이 분절되고, 데이터 해석에 대한 공통 언어가 없다면, 조직 전체가 서로 다른 현실을 믿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죠.
5. 그래서 필요한 건? 데이터 거버넌스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 는 단순한 '관리'를 넘어, 조직이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과 책임 체계 아래에서 해석하고 활용하도록 만드는 전략적 시스템입니다. 데이터가 조직의 자산이라면, 거버넌스는 그 자산의 사용 설명서이자, 회계 장부이자, 공동 언어이죠. 데이터 거버넌스란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바라보는 기준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거버넌스, 왜 필요한가?
- 서로 다른 지표로 의사결정을 하면 방향성이 어긋납니다.
- 캠페인마다 해석 기준이 다르면 팀 간 협업은 어려워집니다.
- 같은 고객을 두고 서로 다른 분석을 하면 실질적인 액션이 불가능해집니다.
무엇이 핵심인가?
모든 팀이 하나의 ‘정의’와 ‘단위’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우는 것
팀과 조직 전체가 동일한 방향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실행하게 하는 것
즉, 데이터는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언어로 해석될 때 실질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 요약
지금 마케팅은 ‘감’이 아닌 ‘데이터’에서 시작됩니다.
데이터는 목적에 따라 4가지로 나눠 이해하세요. (제로파티, 퍼스트파티, 세컨드파티, 서드파티)
데이터는 단순히 쌓는 것이 아닌 공통 기준 아래 연결 & 해석이 되어야 전략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데이터 거버넌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 정리하며
이번 편에서는 데이터를 보는 관점을 정리하고, 그 데이터를 조직 전반에서 통일된 기준으로 해석하는 ‘데이터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짚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데이터 거버넌스를 실무에서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는 실제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전 도구, GA4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개발 리소스 없이도 퍼널을 추적하고, 팀 간 협업 지표를 통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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