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 에피파니 프로젝트(epiphany project) 대표는 이 한 문장으로 자신의 철학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목적을 찾고 내러티브를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박한나 대표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미국 주한 대사관에서의 인턴십으로 첫 발을 내디딘 박한나 대표는, 미국 광고와 PR 업계를 누비며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이끌었고, 이어 8년간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에서 글로벌 PR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갤럭시 브랜드를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는데요. 스타트업의 역동적인 세계로 뛰어들어 비트센싱의 마케팅 총괄과 비마이프렌즈의 CMO로서 신생 브랜드들을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교육업계 최초의 상장사인 크레버스의 CMO로서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기획하기에 이르렀죠.
이렇게 다채로운 경험을 거치며 박한나 대표는 한 가지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한 조직만의 고유한 가치, 즉 '기업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 이를 효과적인 내러티브로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브랜드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것이었어요.
박한나 대표에게 있어 브랜딩은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도구라고 해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더 큰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왔어요.
이번 큐터뷰에서는 박한나 대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사이트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목적 중심의 브랜드 내러티브는 어떻게 개발되는지, 그리고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등 박한나 대표만의 독특한 관점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특히, '기업의 존재 이유 찾기'라는 박한나 대표의 핵심 가치가 실제 브랜드 전략에 어떻게 녹아들어 가는지, 흥미진진한 과정을 함께 살펴볼게요.
20년 가까이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커리어에서 가장 인상 깊은 프로젝트를 꼽자면 단연 '비마이프렌즈'예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IT 기업 브랜딩을 넘어,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기업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죠.
우리는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브랜드 내러티브를 만들어냈어요. 그 결과 국내외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죠.
이 프로젝트가 특별했던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 명확한 비전, 그리고 전략적 브랜드 구축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뤘기 때문이에요. 이런 경험은 브랜딩 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죠. 비마이프렌즈를 떠나기로 한 결정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에겐 더 큰 비전이 있었죠. 한국 브랜드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단순히 기술력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가치와 비전을 지닌 브랜드로 인식되길 바랐어요.
예를 들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한국 사람들 정말 일 잘해요."라고 했을 때, 저는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비전과 가치를 가진 기업들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믿었어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저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제 소명으로 삼게 됐어요. 한 회사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거죠.
삼성전자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브랜드 전략 접근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삼성전자에서의 경험은 제 브랜드 전략 접근 방식에 정말 큰 영향을 미쳤어요. 가장 중요한 점은 삼성이 단순히 한국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인데요. 이로 인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정 시장이나 제품에 초점을 맞춰 메시지를 만들고, 그걸 다른 곳에 적용하려고 해요. 하지만 삼성에서는 처음부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떻게 우리의 메시지와 제품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죠.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사람들과 일하면서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어요.
또 하나 중요하게 배운 점은 브랜드와 제품 전략은 절대 분리될 수 없다는 거예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브랜드가 약하면 안 되고, 반대로 브랜드 이미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돼요. 이 두 가지의 균형과 조화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특히 제가 담당했던 GTM(Go-to-Market) 전략은 정말 도전적이었어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이전 제품과 차별화하고, 경쟁사와는 어떻게 다르게 포지셔닝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이었죠. 이는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을 실제로 구현하는 작업이었어요.
이런 경험들이 지금 제가 하는 모든 브랜드 구축 프로젝트의 기초가 되고 있어요. 글로벌한 시각, 브랜드와 제품의 조화, 그리고 차별화 전략 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일하고 있죠. 삼성에서의 풍부한 경험 덕분에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도 제로투원(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에 익숙했고, 그래서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어요.
브랜딩 내러티브 컨설턴트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고객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내면의 동기를 일깨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단순히 제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게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만드는 거죠.
제가 항상 강조하는 건, 우리의 스토리텔링이 고객들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열정과 가치관을 깨워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고객들이 '아, 이 브랜드와 함께하면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거죠. 이건 단순한 제품 구매를 넘어서는 거예요.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하는 거죠.
결국 제가 추구하는 건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이 자신을 더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고객들은 단순히 우리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우리 브랜드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간다고 느끼게 되죠. 이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브랜드 충성도의 기반이에요.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고객과의 깊은 유대감, 그리고 장기적인 관계 구축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라고 할 수 있죠.
'팬덤 비즈니스'의 개념이 현대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시나요?
'팬덤 비즈니스'는 현대 마케팅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어요. 이는 단순히 고객이 제품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는 개념이에요. 브랜드의 목적, 즉 'WHY'가 중심이 되어 소비자에게 제품으로 전달되고 공감을 일으킬 때 진정한 팬덤이 형성되는 거죠.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깊은 감정적 유대감을 만들어내요.
예를 들어 스타벅스를 볼까요? 그들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제3의 공간'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커피를 사러 가는 것을 넘어서 스타벅스라는 문화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는 거죠. 이게 바로 강력한 팬덤의 모습이에요.
이런 접근법은 전통적인 마케팅 ROI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가져와요.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넘어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핵심이 되는 거죠. 고객들이 브랜드의 목적에 공감하면서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싶어 하는 그런 관계를 만드는 거예요.
제가 늘 강조하는 '마케팅이 필요 없는 마케팅'이 바로 이거예요. 우리가 별도의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브랜드의 가치와 목적에 공감하고 알리는 상태, 그게 팬덤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죠.
결국, 팬덤 비즈니스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앞으로의 브랜드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에요. 브랜드의 'WHY'를 중심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죠.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현대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찐팬'과의 깊이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이를 브랜드 전략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찐팬'과의 소통을 브랜드 전략에 적용하는 핵심은 '공동 창작'이에요. 팬들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의 공동 창작자로 인식하는 거죠.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 과정에 팬들을 직접 참여시킬 수 있어요.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프로토타입 테스트에도 그들을 초대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팬들은 자신들이 브랜드의 일부라고 느끼게 돼요.
또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팬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팬들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경험한 변화나 성장을 브랜드의 주요 메시지로 활용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브랜드 스토리가 더욱 진정성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돼요.
마지막으로, 팬들만의 독점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특별한 가치를 제공해 보세요. 새로운 정보를 가장 먼저 공유하거나, 브랜드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예요. 이를 통해 팬들은 브랜드와 더욱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될 거예요.
CMO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찐팬'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CMO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찐팬'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전략은 그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듣는 것에서 시작해요. 많은 기업들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에만 집중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거죠.
제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단순히 데이터나 설문조사 결과를 보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고객을 만나고 관찰하는 것의 중요성이에요. 이와 관련해서 마케팅 전문가 마틴 린드스트롬이 레고와 함께 일했던 사례가 정말 인상적이에요.
린드스트롬은 레고가 위기에 처했을 때, 소비자 인사이트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에스노그래피' 접근 방식을 사용했어요. 에스노그래피는 인류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연구 방법인데, 실제 사용자의 환경에 직접 들어가 그들의 행동과 생활 방식을 관찰하는 거예요. 이 방법을 통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죠.
린드스트롬은 이 방법을 활용해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했어요. 그러다 한 덴마크 소년의 집에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었죠. 그 소년이 오래 걸려 완성한 레고 작품에 대해 느끼는 깊은 성취감을 보고, 린드스트롬은 레고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창의성과 인내심을 기르는 도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사례는 우리가 얼마나 책상 앞에서만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죠. 진정한 '찐팬'을 만들려면, 그들의 삶 속으로 직접 들어가 봐야 해요. 에스노그래피 방식처럼 그들의 집을 방문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기업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바로 이것인데요.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만들고, 그 채널을 통해 들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세요. 특히, 불평이나 쓴소리를 하는 고객들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해요. 그들의 불만 속에 바로 개선의 실마리가 있거든요.
'찐팬'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비결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에스노그래피와 같은 심층적인 접근 방식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거예요. 이건 어떤 비즈니스에서도 통하는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 내러티브 개발 과정에서 '찐팬'의 의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나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으로 나눌 수 있어요.
1.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다.
사실 찐팬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내부 직원을 팬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내부 직원들이 자사 브랜드의 팬이 되지 못한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래서 내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를 위해서는 내부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직원들과의 장기적인 대화 세션을 마련할 수 있어요. 또, 회사의 가치와 비전에 얼마나 공감하는지를 채용 과정에서부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해요.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고, 열정적으로 일하며 주변에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파하게 돼요.
2. 외부 '찐팬'의 의견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흩어져 있는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AI 기술을 활용해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어요. 텍스트 마이닝 같은 기법을 사용해서 단순 표면적인 의견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어있는 진짜 니즈나 감정, 뉘앙스까지 파악할 수 있어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패턴을 찾아내고, 고객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이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어요. 이는 단순히 '이런 소리를 하는구나'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파악하는 과정이죠.
결국, 내부 직원들의 열정과 외부 고객들의 진솔한 피드백을 균형 있게 반영함으로써, 보다 진정성 있고 효과적인 브랜드 내러티브를 개발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만들어진 내러티브는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고, 외부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거예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겪는 가장 큰 브랜딩 관련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제품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선, 한국 기업들은 제품 브랜딩에 있어서는 상당히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제품의 기술적 우수성, 디자인의 혁신성, 경쟁력 있는 특징들을 잘 부각하고 있죠. 하지만 그 뒤에 있는 기업 브랜드, 즉 기업의 철학이나 비전을 전달하는 데는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접근 방식의 문제점은 제품만을 강조하다 보면 시야가 단기적으로 제한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성능만을 강조하면, 경쟁사가 더 좋은 제품을 내놓았을 때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요.
반면에 기업의 비전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스토리텔링은 제품을 넘어서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이는 현재의 제품뿐만 아니라 미래에 나올 제품들까지 일관된 스토리로 연결할 수 있게 해 주죠.
또 다른 어려움은 고객을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비전이나 지향점을 이야기할 때, 그것을 고객들의 삶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그런 메시지들은 뜬구름 잡는 소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치부되곤 해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품, 기업, 그리고 고객을 아우르는 큰 그림의 '대의'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해요. 하지만 이는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죠.
결국,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브랜딩 과제는 제품의 우수성을 넘어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장기적이고 일관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단순한 제품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더 강력한 브랜드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을 거예요.
'목적 중심 브랜드 내러티브'란 무엇이며, 이 접근 방식이 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목적 중심 브랜드 내러티브'는 기업의 모든 활동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이자 구심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을 의미하죠.
이 접근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1.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기업의 본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의 경우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닌 '제3의 공간'이라는 더 큰 가치를 추구하고 있어요. 이런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트렌드가 변해도 본질은 유지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거예요.
2. 기업의 모든 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마치 축구팀이 골을 향해 모든 전략을 짜는 것처럼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정렬되는 것과 같아요. 이는 브랜드 스토리를 더욱 강력하고 설득력 있게 만들어줘요.
3.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기업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해 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불변의 가치를 유지함으로써 10년, 20년 혹은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돼요.
4. 고객과 더 깊은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가치와 목적에 공감하는 고객들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게 돼요.
결국 '목적 중심 내러티브'는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을 넘어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를 통해 기업은 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어요.
에피파니 프로젝트의 'Global Brand Narrative Playbook'이 기업에게 어떤 구체적인 가치를 제공하나요?
이 플레이북은 제가 삼성에서 사용하던 방식을 확장시킨 것인데요. 글로벌 기업의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우선, 이 플레이북은 기업의 정체성, 목적, 제품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리해요. 이를 통해 국내외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동일한 목소리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받고 전달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미국, 프랑스, 한국에서 각자 지역의 사람들과 소통할 때, 그리고 미디어를 활용할 때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플레이북 안에능 브랜드의 현시점에 대한 리서치 Analysis, 비즈니스 철학, Purpose Statement 정의, 메시지, Q&A, 토킹 포인트 등 다양한 요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이는 제가 삼성에 있었을 때 GTM을 위해 글로벌 PR팀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싱크용으로 다양한 부서와 고위 임원진의 검토를 거쳐 만든 '바이블'을 브랜드 내러티브 전반으로 확장시킨 개념입니다. 기업의 파운드 스토리, 브랜드 스토리, 핵심 메시지, 태그라인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하나로 집약시켜 놓은 청사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종합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음으로써 내부 인력뿐만 아니라 외부 에이전시, 파트너,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죠. 쉽게 말해 건물을 지을 때 튼튼한 기초 공사를 하는 것과 같아요. 이 플레이북을 기반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수 있어요.
결국 'Global Brand Narrative Playbook'은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를 일관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담고 있는 핵심 도구예요. 이를 통해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력하고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요.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과 비즈니스 목표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CSR 활동을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저는 이걸 '목적 지향적 비즈니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먼저, 사회적 책임이라는 용어 자체가 기업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대신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기업의 '소명'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라고 봐요.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나 기부 활동을 넘어서는 개념이죠.
구체적으로 기업은 자사의 비즈니스가 고객과 사회에 어떤 근본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해요. 예를 들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하면 고객이 더 나은 마인드로 성장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해요.
이런 접근방식은 단순히 '해야 하니까' 하는 CSR과 달리, 비즈니스의 본질적인 목표와 연결돼요.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비즈니스적 성과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차는 거예요. 결국 사회적 책임과 비즈니스 목표는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봐요.
물론 이는 쉬운 일은 아니에요. 당장의 이익과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항상 도전적인 과제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일과 적정한 수입 사이에서 전자를 선택하듯, 기업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경험을 모두 갖고 계신데, 각각의 장단점을 어떻게 보시나요?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장단점을 단순히 나누기는 어려워요. 결국 둘 다 '회사'라는 본질은 같거든요.
큰 기업은 리소스가 많고 효율적일 수 있지만, 복잡한 구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반면 스타트업은 자원이 부족해 힘들 수 있지만 유연성이 있죠. 하지만 이런 표면적인 차이보다 더 중요한 건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와 방향성이에요.
제 경험상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하는 걸 봤어요. 이는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직원들에게 의미 있는 일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예요.
가장 큰 문제는 회사에 대한 신뢰 부족이에요. 에델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원들의 자사에 대한 신뢰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죠.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성장하고,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정작 우리 회사원들은 자기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거예요. 단순히 '우리 제품이 좋고 가성비가 좋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부족해요.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스스로 설득되지 않으면, 열정을 갖고 일하기 어려워요.
결국 글로벌 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중요한 건 회사의 존재 이유와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고, 이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회사의 진정한 경쟁력이 될 수 있어요.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의미를 찾고 회사를 신뢰할 때, 비로소 회사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항상 "당신의 회사는 왜 존재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져요.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회사는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시장에서도 강력한 포지션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브랜드 내러티브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브랜드 내러티브 개발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봐요. 이들은 브랜드 매니저들에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우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고객의 심리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는 직감이나 제한된 데이터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또한, 브랜드 내러티브를 만들 때 표현하기 애매모호했던 부분들을 AI가 도와줄 수 있어요.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언어화하는 게 때론 어려울 수 있잖아요? AI는 이런 부분에서 우리의 생각을 더 명확하고 풍부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죠.
저는 AI를 위협으로 보지 않아요. 오히려 일 잘하는 인턴이나 직원처럼 여기면 좋을 것 같아요. AI가 똑똑해질수록 우리의 아이디어를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켜 줄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브랜드 내러티브를 만들 때 우리가 초안을 작성하면 AI가 이를 다듬고 보완해 줄 수 있어요. 휴면터치로 만든 내용을 AI가 한번 더 정제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 주는 거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 훨씬 더 완성도 높은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결국 AI와 빅데이터는 우리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증폭시켜 주는 도구가 될 거예요. 이들을 잘 활용하면 브랜드 매니저들은 더 효율적으로 일하면서도 더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봐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예요. AI는 결국 도구일 뿐이고, 그걸 어떻게 사용할지는 우리의 몫이죠. 브랜드의 본질과 가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일 거예요. AI는 그 과정을 더욱 풍성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해요.
브랜드 내러티브 개발에 있어 '인문학적 접근'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브랜드 내러티브 개발에 있어 인문학적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브랜드의 본질과 존재 이유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에요.
1.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일과 브랜드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제가 진행하는 에피파니 프로젝트(epiphany project)에서도 이런 점을 많이 경험하고 있죠. 참가자들이 설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아하' 모먼트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왜 이 브랜드가 중요한지에 대해 새롭게 깨닫는 거죠.
이런 깨달음은 단순히 제품의 스펙이나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는 거예요. 브랜드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해 주죠.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물론 당장의 펀딩이나 단기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런 접근이 불필요해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 본질적인 질문들로 돌아오게 될 거예요. 왜냐하면 계속해서 가격과 스펙으로만 경쟁하다 보면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되거든요. 그때 필요한 건 바로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 즉 브랜드의 본질이에요.
2. 직원들의 업무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게 되면, 더 큰 열정과 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되죠. 이는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진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요.
3. 고객과의 더 깊은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이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고객들과 감성적인 유대를 형성할 수 있죠.
4. 브랜드를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불필요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모든 브랜드가 이런 본질적인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더 강력한 내러티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10년, 20년 후 브랜드 내러티브 컨설팅 분야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앞으로 브랜드 내러티브 컨설팅 분야는 엄청나게 주목받고 중요해질 것이라고 봐요. 제가 10여 년 전에 PR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거든요.
우선,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적인 차이가 점점 줄어들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을 차별화할 수 있는 건 결국 브랜드 스토리가 될 거고요. 예를 들어 AI 기업들을 생각해 보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할 수 있지만, 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비전이 소비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거예요.
OpenAI의 사례를 보면 이런 트렌드를 잘 알 수 있어요. 그들은 기술적인 세부사항보다는 '모두가 쉽게 쓸 수 있는 AI'라는 메시지에 집중했죠. 이는 단순한 제품 소개가 아니라, 브랜드의 비전과 가치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이었어요.
또한, 소비자들의 경험이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단순히 텍스트로 된 메시지가 아니라,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접점에서의 경험이 브랜드 내러티브의 일부가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스타벅스의 매장 디자인이나 직원들의 태도 등 모든 것이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는 거죠.
그리고 기술이 발전하고 평준화될수록, 오히려 인간적인 요소와 감성적인 연결이 더 중요해질 거예요. 사람들이 기술에 의존할수록, 그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와 의미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테니까요.
결국, 브랜드 내러티브 빌딩은 '마케팅이 필요 없는 마케팅'이 될 거예요. 즉, 강압적으로 제품을 밀어내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와 비전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집중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 이 분야는 더욱 확장되고, 많은 전문가들이 생겨날 것 같아요. 모든 마케터들이 이런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인식하게 될 거고, 기업들도 브랜드 내러티브의 중요성을 더욱 인지하게 될 거예요.
브랜드 내러티브 빌딩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거라고 봐요. 제품이나 서비스를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전달하는 핵심적인 수단이 될 테니까요.
※ 오늘의 큐터뷰는 조인후 작가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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