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이 성공한 5가지 이유 이솝은 주인이 왕이다?

2022.09.01 11:11

jinho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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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국내 매출 547억의 비결
https://brunch.co.kr/@jinhorus/57
*브런치에서 원문으로 읽으면 훨씬 보기 편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뷰티 트렌드가 대거 변화했다. 그동안은 제품력과 목적성에 기반한 혹은 SNS에서 입소문 난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렸다면 어느 순간 과대광고와 소비자 기만 등의 이슈가 생기고 코로나까지 터지며 한순간에 초기화된 것이다.


언택트 시대에 크게 달라진 점은 두 가지다. 뷰티업계에 ‘화해’가 등장하며 모든 제품이 EWG 그린 등급에 맞춰 제조되는 바람에 우리는 ‘향’이라는 후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화해의 기준을 넘어선 향 중심 브랜드가 많아졌다.


[카카오 선물하기 입점 브랜드 이솝]


두 번째는 ‘선물하기’다.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자 사람들은 카카오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내가 실제로 쓰는 제품과 선물하기 좋은 제품은 정말 다르다. 선물을 준다는 건 마음을 준다는 거고 이 부분에서 정성과 격을 빼놓을 수 없다. 하여 그간 올리브영에서 제품 단위의 전략이 먹혔다면 선물하기 시장에서는 브랜드 단위로 급성장한 사례가 많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솝(Aesop)이다. 코로나19에도 매출이 2배로 껑충하며 지난해 국내 매출 547억을 달성했다. 그래서 오늘은 이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솝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창립자 데니스 파피티스가 세계를 오가며 미용을 공부한 후 1980년대 중반 ‘아마데일 헤어살롱’을 열었다. 운영 방식이 참 독특했는데 그냥 찾아오는 손님은 받지 않고 오직 추천을 통해서만 손님을 받았다. 스타일도 데니스 마음이었다. 고객이 왕이 아닌, 주인이 왕인 이상한 공간이었다.


이 까다로운 미용사는 화학 물질이 잔뜩 들어간 기존의 헤어 제품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어시스턴트로 일하던 수잔 샌터스는 그에게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 권유했고, 데니스는 그 길로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개발했다. 그게 이솝의 시초다.


이 스토리를 통해 이솝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요약해보겠다. 


[데니스 파피티스 이솝 창립자]


기본은 내부설득

이솝에는 클린 데스크 정책이 있다. 완벽주의에 결벽증까지 가지고 있던 창립자의 색깔이 시스템에 녹아든 것이다. 그들은 뚜렷한 기준과 룰을 가지고 있다. 처음의 생각과 철학이 변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회사 내부에서는 허락된 필기구만 사용 가능할 정도다.


브랜딩의 기본은 내부설득이다. 내부도 설득하지 못 해놓고 소비자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브랜드가 많다. 물론 소비자를 통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할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브랜드 내부 담당자부터 설득이 됐는지 체크하는 게 먼저다.


니치한 타깃 설정

많은 브랜드가 하는 실수다. 20대, 30대, 40대까지 모든 연령층을 타깃으로 잡아 매출의 다각화를 이루고 리스크를 줄이고 싶은 게 브랜드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하지만 마케팅 관점에서 봤을 때 타기팅이 기본적으로 돼 있지 않다면 페르소나 작업도 불가능하다. 전략을 짜려면 좀 더 니치하게 타깃을 잡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그 고객만 사는 게 아니다. 나의 브랜드를 누가 쓰길 원하는가? 이상적인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는가? 그들의 반응은? 이러한 요소를 잘 고려해야 한다.


이솝의 타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인구 중 5%도 안 될 것이다. 마니아층이 두껍다. 모든 사람을 공략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찾는다. 국내 매출만 50억 이상이라니, 타깃의 축소화와 매출은 비례하지 않는다.


단순한 디자인

이솝은 남녀 구분 없이 사랑받는 브랜드다. 여러 브랜드가 이솝의 디자인을 카피하고 벤치마킹하는 이유다. 난 특히 이솝이 남자들의 구매 속성에 대해 잘 간파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한 리서치에서 인종,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남자는 자신이 어떤 화장품을 쓰는지 알리고 싶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남자다움을 과시하고 싶지 자기가 꾸미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싫은 거다. 유의미한 속성이다.


이솝은 딱 이 부분에 적격한 브랜드다. 연구결과에는 1m 이상 되는 거리에서 어떤 제품인지 알아볼 수 없어야 남자들이 제품을 산다고 나와 있다. 이솝의 제품은 하나같이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라벨의 글자가 다르고 속성도 다르다. 오히려 남심을 저격한 브랜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솝 공식 인스타그램 피드]


광고보다 공간

광고를 안 하는 대신 공간 디자인에 투자한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전략이다. 하지만 설립 때만 하더라도 온라인이 발달하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공간이었다. 그렇게 당시 만들어진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광고를 하지 않고 그 비용으로 이솝 스토어에 투자한다. 예를 들면 건축가, 아티스트 등과 컬래버레이션해 전체를 기획한다. 수많은 스토어가 있지만 똑같은 스토어가 하나도 없는 이유다. 사운즈한남, 가로수길 매장도 각기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난 브랜딩에 끝이 공간이라고 본다. 우리는 화장품을 보면 제품 자체와 브랜딩에 대해 생각하지만, 공간까지 만들면 공간-제품-브랜딩까지 다각화로 신경 써야 한다. 이를 매칭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요즘 소비자는 경험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솝의 제품력과 철학이 그들의 반응을 일으키고 반대로 영감을 주기도 한다.


초기선점의 법칙 

지금은 너도나도 친환경을 외치지만, 이솝이야말로 친환경 브랜드를 지향한 지 오래된 브랜드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초기선점의 법칙인데 이 부분에서 이솝은 선택을 잘 했다. 사람들은 1등만 기억한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인지 능력 중 하나가 ‘최초’를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솝은 남들보다 먼저 용기 색을 바꿔 상품이 부패하지 않게 만들고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제품에만 신경 쓴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들의 초기선점 전략은 지금까지도 잘 먹히고 있다.


뷰티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지만, 요즘의 난 오히려 전통적인 역사를 지닌 브랜드 시리즈를 연구하고 있다. 왜 패션은 디자이너가 가장 중요하고 옷의 기본적인 소재보다 브랜딩적으로 집중하는지, 반면에 뷰티는 왜 성분과 원료에 집착하는지 관점을 바꿔서 볼 필요가 있다. 패션으로 따지면 우리는 ‘패브릭 몇 % 함유’와 같은 말로 마케팅하고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관점이다. 분명 역사에 답이 있다. 앞으로 이어나갈 <당신이 몰랐던 브랜드 스토리> 시리즈를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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