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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락처 만 개를 얻고 잃은 것

2022.06.16 11:23

jinhorus

조회수 1,910

댓글 11

인맥은 후불제가 아니다
https://brunch.co.kr/@jinhorus/36
*브런치에서 원문으로 읽으면 훨씬 보기 편합니다


내 휴대폰에는 만 개의 연락처가 있다. 내가 하는 사업의 방향성 그리고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수많은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지금의 난 그렇지 않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 일에 몰입된 채 아무도 요구하지 않은 희생을 하고 있었다.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건 이거다.


인맥은 후불제가 아니다.


후불제로 살아온 인생이다. 그들의 네트워킹. 인사이트 그리고 업무적, 심적 도움들. 물론 아예 도움이 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흘러온 시간에 비교하면 나를 너무 많이 잃어간 게 사실이다. 인간 박진호로 사는 것보다 대표 박진호로 살았던 게 최근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지난해 우연히 접한 스피치 수업과 심리상담을 통해 온전한 나를 되찾을 수 있었다. <스피치를 배우고 인생이 달라졌다> 편을 참고하면 이해가 빠를 거다.


[미국 유학 시절]


뷰스컴퍼니가 뷰티 탑 마케팅사로 자리 잡은 것을 보고 다들 내가 계획하고 움직였을 거로 예상하지만, 처음부터 바로 창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29살의 박진호로 거슬러 가보겠다. 그때까지 난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은행원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경영학과를 넘어 회계학을 전공했고, 꼬박꼬박 용돈을 받으며 편안한 미국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난 공부 외에도 문화생활이나 네트워킹 같은 것에 흥미가 많았다. 소위 ‘핵인싸’였다.


그런데 어느 날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집안의 갑작스러운 부채로 인해 현금이 동이 났고,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용돈이 20, 30만 원씩 나눠서 입금됐다. 그러다가 결국은 아예 끊기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중산층 가정에서 모자람 없이 자라며 교육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힘써주시는 부모님에게 익숙했던 난 한순간에 야생의 세계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디.


두 달 만에 10kg이 빠졌다. 써브웨이에서 풋롱 샌드위치를 산 후 반을 나눠 하나는 오전 11시에, 다른 하나는 오후 5시에 먹으며 두 달을 버텼더니 10kg이 빠지더라.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배고픔과 위기 속에 초능력이 나왔다. 그때 홀린 듯이 마케팅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비즈니스는 순탄했다. 페이스북 1000만 페이지를 가지고 있던 난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고, 페이스북 로직을 활용해 바이럴하면 다음날 바로 이슈가 됐다. 그때를 ‘미다스의 손’ 시절로 회상한다.
    

[당시 만든 인맥 지도]


한국에 넘어와서는 화장품 마케팅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추후 ‘아이유 크림을’ 만들며 대박도 쳤다. 하지만 여러 사건이 터졌고, 동업의 실패까지 겹치며 엄청난 늪에 빠졌다. 친구와 거래가 끊어지고 매달 들어오던 매출이 0이 되며 한 달에 3000만 원이라는 적자가 났다. 석 달이 지나니 1억이 빠졌고, 함께 일하던 직원들과 이사님이 떠올랐다. 그동안은 영업이라는 걸 해본 적도 없었을뿐더러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이러다가는 다 죽겠다 싶어 뛰쳐나갔다. 잡을 수 있는 건 다 붙잡았다. 이때부터 병적으로 영업을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부모님 인맥을 최대한 동원해 LG생활건강과 인연이 닿을 수 있었다. 그들과 처음 한 500만 원짜리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이후 탄력받아 이 사람, 저 사람 가릴 것 없이 다 만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까지 만나게 되더라. 그러던 와중에 큰일이 생겼다. 중간에 연결해주던 형이 다짜고짜 전화해 쌍욕을 퍼부은 것이다. “네가 뭔데 그분들이랑 엮이냐. 내가 그분들을 알려고 10년 동안 바닥부터 밟고 올라왔는데 네가 대체 뭔데 그렇게 하고 있냐.”


황당했다. 형이 도움을 줘서 그저 좋다고만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후 중간에 브릿지를 해준 분들에게 무조건 보고하는 버릇이 생겼다. 심지어는 지도도 만들었다. 바로 인맥 지도다. 이 지도를 가지고 성공했냐고? 더 스트레스다. 사람의 관계나 인연은 정형화하거나 기록할 수 있는 게 애초에 아니었다.



그동안은 항상 을의 입장에서 남들에게 잘해줘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보니 나를 점점 잃어갔다. 그런데 스피치 수업을 듣고 난 뒤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생겼다. 사람의 관계라는 건 평등한 거고, 거래라는 건 양쪽의 니즈가 있어야 일어난다. 한쪽의 일방적인 관계는 있을 수 없다. 우리 회사가 마케팅을 하는 것도 고객사에 도움이 되는 거고, 고객사는 그에 대한 지불을 할 뿐이다. 이것도 평등한 관계다. 항상 좋은 이미지로만 남으려고 했던 게 너무나도 후회되는 지난 10년이다.


그래도 만 개가 0개보다 낫지 않냐고? 맞다. 하지만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네트워킹을 했으면 보다 나은 성취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에 글을 적는 것이다. 


인맥 때문에 고민하고 있나? 그럼 아래 내용을 주목하자.


  1. 그리스 최고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3요소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꼽았다. 각각 이성적, 감정적, 인격적인 가치 입증을 의미한다. 에토스는 쌓아야 하는 부분이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대중은 박수 쳐줄 것이다.”라는 앤디 워홀의 말처럼 그 사람이 걸어온 길과 평판은 사람을 설득하고 인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2. 나에 대해 명확해져야 한다. 알아두면 좋은 사람은 없다. 이 이야기는 너는 그 사람에게 줄 게 없다는 거고, 그 사람이 위에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너에게 잘해줄 이유도, 명분도 없다. 스스로 명확해지면 내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무조건 도움을 받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도움을 주며 느끼는 뿌듯함을 상상해보자.
  3. 세상은 점점 가까워지고 투명해지고 있다.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로켓펀치, 커리어리, 리멤버 등 이제는 플랫폼 안에서 못 만나는 사람이 없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도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온라인 활동을 통해 훨씬 다양한 사람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다. 링크드인에 당신이 가고 싶은 회사나 부서 그리고 사람을 검색해봐라. 다 나온다. 적어도 링크드인에 등록된 인원은 다짜고짜 말을 걸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사람들이다. 이게 내가 한 달에 꼬박 70불이라는 고정금액을 링크드인에 쓰는 이유다.


요즘 삶에 대한 생각이 많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와 소명이 무엇일까? 미국 유학 시절 나를 아낌없이 챙겨주시던 미국이모가 최근 암 투병을 하다 돌아가셨다. 철없이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섭섭함만 많던 그 시절의 내가 부끄러웠다. 성공하면 미국에 돌아가서 효도해야겠다는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잊지 말자. 가장 중요한 건 가족과 주위 사람이다. 그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먼저인 건 없다. 난 요즘 코스메틱 업계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인연을 맺은 분들과 잘 지내고 있다. 결국은 인맥을 쌓고 쌓다가 처음으로 돌아간 것이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한정돼있다. 이 소중한 시간을 누구와 어떻게 지낼지 진심으로 고민해봐야 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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