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을 넘게 써왔으면 조금이라도 수월해질 만도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것이 글쓰기이다.”
<엄마와 딸>의 출간기념회에서 신달자 시인은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의 입에서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말이었다. 그만큼 글쓰기는 베테랑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작업인 만큼 보통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래서 블로그 강의를 듣고 배운 대로 잘 해보겠다며 남다른 각오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 이들조차 한 달여만 지나면 이내 지치는 것이 바로 블로그에 ‘꾸준히’ 글쓰기이다.
그럼 ‘꾸준한 글쓰기’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바로 완벽한 글을 쓰려는 욕심이다. 개인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블로그라면 일반인들의 블로그보다는 더 전문적이거나 통찰력 있는 글을 올려야 하는 게 맞다. 그래야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글들은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듯 쉽게 나올 수 있는 글이 아니다. 그러니 꾸준히 자주 쓰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SNS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목적은 자신이 가진 정보나 스토리를 정리한다는 의미 외에, 방문자를 늘리고 신뢰감과 호감을 주려고 하는 의도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규칙적이고 꾸준히 올려야 하는데, 상당히 밀도 있는 콘텐츠만 쓰려다 보면 벅차게 느껴지고 하루 이틀 미루다가 나중에 가서는 드문드문 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래서는 방문자를 늘릴 수도, 신뢰감과 호감을 주기도 힘들다.
쉬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규칙적이고 꾸준한 콘텐츠 업로드를 위해서는 쉬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전문적인영역을 다루는 콘텐츠나 칼럼들을 작성하는 카테고리와 함께 보다 쉽게 써낼 수 있는 카테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요즘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가 ‘감사일기’이다. 하루에 있었던 일들 중 세 가지 감사한 일을 일기처럼 적는 것이다. 감사할 일을 떠올리는 일 자체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연습이 된다. 감사일기는 칼럼이나 전문 콘텐츠의 글들에 비해 쉽게 작성할 수 있다.
감사일기 만큼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가 바로 '책 리뷰'이다. 저자 소개, 목차 소개, 인상 깊은 구절을 캡쳐 하는 방식으로 글을 올리거나, 책 한 권을다 읽고 난 후에 마치 독서감상문처럼 전체적인 내용을 길게 언급하는 게 책 리뷰의 일반적 형태이다. 하지만 이렇게 작성하면 글을 쓰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별 도움이 안 된다. 누군가에게 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스스로에게는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나의 경우에도 3개월 정도 이와 같은 책 리뷰를 진행하다가 권태감에 맞닥뜨렸다. 나의 수고가 정작 나 자신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왜 책 리뷰를 하고 있지?’
그 때부터 총론이 아니 각론을 적기 시작했다. 책 전체가 아닌, 책 속의 한 구절이라도 나에게 영감을 주는 내용에 대해 나의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비록 열 줄 밖에 안 되는 짧은 글이어도 상관하지 않았다. 당연히 책 전체를 모두 다루려는 욕심에 억지로 쓸 때보다 쉽게 글이 써졌다. 그리고 이때부터 책의 저자들로부터 댓글이나 메일을 받기 시작했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중요한 것은, 묵직한 콘텐츠든 쉬운 콘텐츠든 간에 공통적으로 진정성이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감사일기 역시 마찬가지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억지로 써서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기 힘들다. 책 리뷰도 그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이나 소감을 진솔하게 정리해서 올려 놓는다면 방문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수박 겉핥기식의 성의없는 내용으로는 방문자들의 호감을 사기 힘들다.
자유게시판과 같은 ‘일상’ 카테고리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개인브랜딩을 위한 블로그라고 전문적이고 그럴듯한 콘텐츠만 담겨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 개인브랜드 블로그의 가장 핵심은 사람 냄새가 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 블로그 강사나 취업진로 강사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내 태도와 관점을 표현하는 블로그 강사와 취업진로 강사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 그렇기에 브랜드 블로그에는 ‘나라는 사람’이 담겨야 한다.
가족과의 단란한 일상, 친구들과의 유쾌한 만남, 건전한 취미를 함께하는 동호회 등의 소소한 글들 안에 나를 온전히 담아 ‘손대희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다. 온라인브랜드디렉터 강정은 대표는 그녀가 하고있는 기획과 마케팅 업무 외에 가족과 친구와의 여행에 관련된 글을 일상 카테고리에 담은 지 불과 한 달여만에 유럽과 미주 전문 여행업체의 온라인마케팅을 맡게 되었다. 그 후로 그녀의 개인브랜드에는 ‘여행’이라는 키워드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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