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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1,135·2023. 12. 25

쿠팡, 세계 최대 명품커머스 플랫폼 파페치를 끌어안다.

파페치는 누구인가?  


얼마전 쿠팡에서 세계최대 명품 커머스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파페치는 매치스패션, 마이테레사와 함께 3대 직구 플랫폼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출처: ELPAIS.COM)



파페치는 (FAR) +(FETCH)를 합친 단어인데요. FAR는 멀리있는 것도, FETCH 가져온다라는 의미로 전세계에 멀리 퍼져있는 명품 아이템도 가져온다는 뜻을 내포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 업체는 2007년 포르투갈 출신 사업가 조제 네베스가 설립한 회사로 영국 패션 플랫폼이라는 특징이 있죠. 2008년 당시에는 전세계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한 비율은 불과 2%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기에 대한 성장률에 베팅한 네베스는 2010년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승승장구 합니다.  


업계에서는 네베스에 대해 ‘정말 투자유치를 잘하는 사업가’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2015년에는 DST글로벌파트너스가 리드해서 1,125억원의 투자를 받고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죠. 그리고 그 성장세가 무섭게 치솟아서 한 때 이들의 회사 밸류는 32조원에 달했습니다.  


2018년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도 하고,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사세를 확장했죠. 사실 명품 시장에 대한 니즈는 아마존도 만만치 않게 컸지만 아마존은 파페치와 달리 부티크를 직계약으로 확보하는 부분에서 뒤쳐지고 당시 아마존 고객에게 명품으로 유도하는 마케팅 마저 실패했습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해당 마케팅 기법은 마케터의 시선에서 ‘브랜드의 상향 확장’ 관련된 내용으로 아마존은 왜 안됐는지 풀어보겠습니다. 


좌우간 파페치가 잘했던 점은 당시 베이스캠프가 유럽의 한 가운데 영국이었다는점, 그래서 현지에 명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부티크들과 직접 계약을 맺으면서 명품 재고를 확보하고 온라인 판매를 오픈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파페치는 순풍을 타고 올라설 줄 알았지만 2022년부터 급격히 몰락합니다.

회사 주가는 2023년 12월 기준으로 0.02 달러가 되었습니다. 2021년 최고점인 65달러를 기록하고 거의 박살이 난 겁니다. 



(출처: Investing.com)


이 업체의 실패에 대한 원인을 면면히 따져보자면, 일단 창업자인 네베스가 15%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77%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보니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했다는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리치몬트, 알리바바, 아르테미스가 주요 주주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수를 마구 질렀고 런던 부티크 업체 브라운스(2015), 온라인 운동화 플랫폼 스타디움 굿즈(2018), 오프라이트 레이블 모회사 뉴가드 그룹(2019), 미국 소매업체 바이올렛 그레이(2022), AR스타트업 워너바이(2022), 온라인 패션플랫폼 육스네타포르테(2022) 등 끊임없이 인수를 했죠.


내실을 다지지 않고 덩치만 과하게 키우면서 커진 덩치로 밸류업을 한 뒤 투자를 받으러 다니는 그의 모습을 통해 어쩌면 파페치의 몰락은 예정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두번째는 온라인에서의 명품 사업 확장의 한계가 있습니다. 파페치가 오프라인 부티크를 통해 수수료를 30% 정도 떼어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요. 샤넬, 에르메스 등 고가 프리미엄 명품 브랜드의 경우 직접 팔지 않고 제3자를 통한 온라인 판매를 꺼립니다. 


왜냐면 남의 손을 타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직접 재고를 통제하고 판매 공급을 관리하고 싶어하죠. 이러한 명품 브랜드의 정책은 온라인 시장 확대에 제약이 됩니다.  


여러저러 이슈로 인해 파페치는 결국대 몰락의 길을 가게 되고, 매년 큰 폭의 적자를 쌓다가 이젠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죠. 2022년 매출은 23억 1700만달러 (3조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8억4716만 달러(1조 1000억원)으로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쿠팡은 이 기업은 요리조리 보다가 내가 정리정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한때 32조원의 기업가치를 가졌던 파페치를 올해 6,500억원에 인수를 하게 됩니다. 



쿠팡은 잘하고 있나?  


자, 그러면 쿠팡은 현재 이런 덩치를 인수하고 키우기에 체력을 쌓아둔 것일까요?  


쿠팡은 2014년부터 집중했던 정책이 ‘물류망 구축’이었습니다. 그들은 매년 어마어마한 적자를 견뎌내면서 “우리는 계획된 적자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했죠.


(출처: 연합뉴스) 


그 때 구원투수로 들어온 손정의의 비전펀드 덕분에 30억달러(3조9000억원)의 총알을 확보, 온전히 물류에 쏟아부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쿠팡에 대해 정말 욕을 많이 했습니다.


계획된 적자에 코웃음치고 매일같이 악성기사가 퍼부었던 시절이었습니다. 2014-2015년 경에 저도 매일같이 쿠팡을 보면서 ‘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미래를 준비하는걸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된 적자가 어떻게 보면 정말 계획된 적자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에는 듭니다. 그 당시 ‘로켓배송’에 베팅한 후 8년만인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 분기 흑자를 내면서 이제는 이것 저것을 하려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출처: 인베스트 조선)


콘텐츠 시장에 기웃거리면서 쿠팡플레이를 론칭하고, 엔터테인먼트사를 차리기도 하고, 직접 PB브랜드를 만들어 마진을 확보해 납품하기도 하죠.  


쿠팡이 2014년 당시 손정의를 만나 과감한 베팅을 했지만 파페치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고 한 우물을 판 결과로 현재는 영업 이익 플러스에 국내에서는 온라인 시장에 네이버와 함께 양대 산맥이 되었습니다. 다른 오픈마켓 기업들은 오히려 합치거나 폐쇄하거나 방치되어 있을 때 이들은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흥미롭게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파페치 인수입니다.

그럼 파페치 인수는 쿠팡에 긍정적일까요? 혹은 부정적일까요? 

만약 부정적이라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마케터의 시선 


쿠팡의 파페치 인수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하자면, ‘브랜드의 수직적 확장’ 중 하나인 상향적 브랜드 확장에 대한 이야기로 풀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브랜드는 가격, 기술을 중심으로 기존의 브랜드에서 한단계 윗단계로 올라가는 상향적 브랜드 확장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소형차만 만드는 전문 브랜드인데 스포츠카에 도전한다는 식의 경우가 기술에 기반한 상향적 브랜드 확장이 되는 것이구요. 화장품 브랜드가 기존 중저가 브랜드에서 한단계 올라가기 위해 고가 라인을 출시하는 것이 가격에 기반한 상향적 브랜드 확장이 됩니다.  


그러면 상향적 브랜드 확장에 대해 소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일반적으로 상향적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의심되는데?”와 같은 부정적인 부분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만드는 브랜드에서 갑자기 저희 우주선 만들게요! 라고 했을 때 자동차 엔진 만드는 업체가 갑자기 우주선을 만든다고? 라는 의식이 흐름이 이어질 때 “과연 가능할까?” “안전할까?” 등의 의심을 갖게 되고 오히려 해당 우주선 브랜드를 폄하하게 될 가능성도 높죠. 


이렇게 기업이 브랜드를 상향 확장할 때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실제 기업에서 취하는 전략 중에는 직접 확장(direct exension), 하위브랜딩(sub-branding)전략, 기술 신호전달(technology signaling), 공동 브랜딩 전략 (brand alliance) 등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쿠팡에서 보는 것과 같이 가격과 관련된 브랜드의 상향 확장이 이루어질 경우 대개 기업들은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아모레퍼시픽이 ‘이니스프리’ ‘에뛰드’ 브랜드만 보유하고 있다가 프리미엄 화장품라인을 만들기 위해 기존 브랜드와 별개의 브랜드로 ‘설화수’와 같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전략입니다. 


도요타가 ‘렉서스’를 출시했을 때도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죠.


그렇다면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하고 나서의 전략은 어떻게 될까요? 저라면 쿠팡 앱 내에 명품 라인을 두는 우를 범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쿠팡은 아마존과 같이 ‘최저가’로 싸우는 공간입니다. 생필품에 있어서는 국내 단연 1위의 구매력을 보이고 있지만, 쿠팡 럭셔리가 대단히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는 기사는 본적이 없거든요.  


아마존이 명품 럭셔리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2020년에 럭셔리 스토어를 오픈하고 초대를 통해서만 가입을 하게 만든 뒤 서비스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1)부티크 확보에 어려움 (2)브랜드 연관성에 실패 등으로 결국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아마 아마존은 사이트 내에서 저가, 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구매 고객을 세그먼트 하여 vip 고객으로 분류된 고객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연결선 상에서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쿠팡은 국내 1-2위를 다투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23년 9월 기준 2,498만명입니다. 그러나 쿠팡의 아쉬움은 아무리 초대형 플랫폼이라 해도 월간 1인당 결제금액입니다. 생필품이 강력하다보니 객단가가 낮죠. 


인단 10만원 내외의 월간 결제금액을 보유한 쿠팡으로서는 명품 브랜드와 같이 한번에 수십만원- 수백만원의 결제가 이루어지는 매출 점프업을 경험하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목마름이 명품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듯 합니다.  


한편, 쿠팡이 파페치를 끌어안았다는 의미는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 각축전을 벌였던 명품 커머스 3대 플랫폼인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에게는 적신호입니다.


(출처: 딜사이트) 


이들은 2023년 초에도 치킨게임으로 자멸하는 것보다 합치는게 낫다라며 서로 합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왔으나 올해 8월말에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쿠폰을 날리며 출혈경쟁으로 싸우다보니, 지속되는 적자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공룡 커머스 플랫폼이 시장에 들어오겠다고 선언한거죠.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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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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