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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1,417·2023. 02. 28

질소를 샀는데 과자가 딸려왔어 (fr. 슈링크플레이션, 기업꼼수)

(이 원고는 작년 7월에 작성되었어요.)



지난 6월 10일 미국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는데요.

무려 8.6%가 나왔습니다.

  

 

  

 

 

이 숫자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의 최고치에 해당되구요. 월가가 전망했던 8.4%를 상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6월 12일에는 블룸버그에서 소비자 물가를 공식 집계하는 120개 국가 가운데 91개 국가의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부터 5% 급등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9.2%로 199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죠.

 

사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8.6%가 나오면서 언제가 정점인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다보니, 프랑스에서는 땡처리 식품을 50여개를 내 놓으면 10분이면 동이 나버리는 상황이라고 해요. 연초까지만 해도 그냥 버렸던 땡처리 식품이 내놓자마자 팔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참고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5.2% 입니다.  

 

 

  

 

(사진출처: 매일경제)

 

 

 

물가, 왜 오를까요?  

 

현재 물가는 왜 오를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가 돈을 푸는 정책을 취했습니다. 지원금을 뿌린다든지, 금리를 낮춘다든지 등의 방법을 통해 시중에 돈이 돌게 했죠. 이렇게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두번째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기름, 가스,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니 자연스레 물가가 상승되는 거죠. 엔데믹 상황 속에 이제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했고 시중에 푼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소비자 물가지수를 확인하고 이틀뒤에 결국 자이언트 스텝인 0.75% (75bp)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할 때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지표가 바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인데요.

 

왜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그 이유는 민간소비가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지수가 핵심지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국에서는 CPI를 통해 달러 인플레이션과 환율에서의 강세 약세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금리정책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기업은 지금 패키지 다운사이징 중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해지면 기업들은 제품을 제조하는데 있어 많은 압박을 받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원자재값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당연히 제품 제조 비용이 올라가게 되거든요. 하지만 제조비용이 올라간다고 해서 무턱대고 해당 가격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반발을 사게 되죠.

 

그렇다고 제조비를 감내하게 되면 기업 이윤이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통해 기업은 티 안나게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시킬 수 있을까요?  

 

바로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입니다. 패키지 다운사이징이란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데, 제품의 크기나 용량을 줄이거나 혹은 품질을 낮춰 생산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말합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패키지 다운사이징 방법을 통해 가격이 올랐을 때 소비자가 제품 구매를 꺼리는 걸 막는 거죠. 패키지 다운사이징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질소과자입니다. 과자 용량은 아주 적은데 질소로 빵빵하게 포장을 한 사례죠. 

 

“질소를 샀는데 과자가 딸려 왔어요!”

 

 

 

슈링크플레이션

 

자, 앞서 이야기했던 기업의 ‘패키지 다운사이징’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슈링크 플레이션’ 이라고 부릅니다. 슈링크 플레이션은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 그렌이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요. ‘줄다’ 라는 뜻의 슈링크와 ‘물가상승’ 의 인플레이션을 합친 단어입니다. 

 

패키지 다운사이징의 경우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른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숨겨둔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죠. 엄격히 따져보면, 100그램짜리 용량이 90그램으로 10% 줄었을 경우 가격이 동일하다면 소비자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같은 가격을 지불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면서 체감하기에는 물가가 올랐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사진출처: mbc 뉴스) 

 

 

슈링크 플레이션과 관련해 미국 소비자단체 회원인 에드거 드워스키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슈링크플레이션 제품을 직접 보여주면서 어떤 제품의 패키지가 다운사이징이 일어났는지 팩폭을 해버립니다. 해당 내용을 보면 화장지, 기저귀, 마스크 생산 브랜드인 크리넥스는 기존의 크리넥스 각티슈 65매입을 60매로 줄이고, 게토레이는 기존 32온스 용량을 28온스로 축소했죠.

 

 

  

 

(출처: kbs 뉴스)

 

 

폴저스커피는 51온스 컨테니어늘 43.5온스로 낮췄고, 일본 과자 브랜드 칼비는 과자용량을 10% 줄이면서 동시가 가격도 10% 인상합니다. 버거킹은 너깃을 10개 주다가 8개로 줄였구요. 도미노 피자는 치킨윙을 10피스에서 8피스로 줄이면서 패키지 다운사이징의 사례로 박제되었죠…. ㅎㅎ

 

 

  

 

(출처: kbs 뉴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풀이해보자면, 일단 슈링크 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그리고 생기는 이유를 간단히 짚어볼 수 있겠습니다. 

 

 

[1] 작은 걸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슈링크 플레이션이 생겨남

 

고객들은 가격 인상에는 민감하지만 화장지, 롤의 티슈 길이와 갯수가 줄어드는 세부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추적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새로운 포장지, 라벨로 패키지 변경과 용량 변경을 하는 겁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목적이 크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속임수 혹은 꼼수라 생각할 수 있죠. 

 

기업이 패키지 다운사이징을 하게 되면 소비자는 가격 인상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제품 구매에 있어서 가격 저항은 줄이게 될 겁니다. 그리고 막상 이러한 용량 줄인 내용을 소비자가 인지하게 되더라도 기업들은 “내용물이 부서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 질소를 많이 충진했다” 식의 질소과자에 대한 예처럼 대응할 겁니다. 

 

그런데, 이 슈링크 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팽배해지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가에 인플레이션 반영이 되기 위해서는 상품 가격이 중요한대요. 이렇게 가격이 그대로인데 용량이 줄거나 변경될 경우, 물가지수에 반영이 안될 수 있다는 거죠. 이렇게 왜곡된 물가지수를 통해 왜곡된 재정, 통화정책이 나올 수도 있는 거구요.

 

 

[2] 화폐환상

 

그리고 슈링크 플레이션은 화폐환상이라는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화폐환상(money illusion)이란 미국 경제학자 어빙피셔가 이야기를 했었죠. 이는 사람들이 화폐를 실질가치가 아닌 명목가치에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어요.  

 

좀 더 쉽게 풀이해보자면, 연봉이 1천만원인 사람이 이듬해 연봉이 1100만원이 될 경우 10% 인상했다고 좋아하지만, 그 해에 물가도 15%인상되었다면 실질 임금은 오히려 -5%가 되는 거거든요.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를 보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금액의 상승만 보고 좋아하는 환상이 바로 화폐 환상입니다. 

 

이러한 환상은 슈링크 플레이션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지요. 소비자들이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생각하지만 용량의 증감에 대해서는 덜 민감하게 보는 상황이랑 유사한 겁니다. 

슈링크플레이션 패키지다운사이징 화폐환상 마케팅 마케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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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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