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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1,013·2022. 11. 23

마약베개로 대박친 블랭크가 미니언즈 인형판다

블랭크가 사업 모델을 바꾸는 이유  

 

 

 

[1] 짧았던 블랭크의 봄

 

블랭크 코퍼레이션은 2016년에 설립된 미디어커머스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자체 개발한 브랜드를 미디어커머스, 콘텐츠 커머스 방식으로 풀어 쓰면서 창업 3년만에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블랙몬스터, 바디럽 등 수십 개 브랜드를 퍼포먼스 마케팅 방식을 활용해 키우면서 적절한 시기에 투자까지 받으면서 급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사진출처: 한국경제, 바디럽의 마약베개)

 

 

익히 알려져 있는 ‘마약베개’라는 제품은 누적 판매량 160만개를 돌파했는데요. 베개 1개당 39,900원으로 계산해보면 대략 베개 만으로 누적 매출 640억원을 올렸다는 겁니다.  

 

그러나 블랭크의 봄은 짧았습니다. 

 

가파른 성장 뒤에 2019년에 들어서면서 성장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대기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성장률 둔화를 맞게 된 겁니다. 이 때 즈음 소비자들은 미디어커머스 방식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대다수가 이탈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2021년 매출 1,211억원, 영업손실은 116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 손실 폭이 확대되었습니다.  

 

 

[2] 블랭크의 문제, 그리고 변화  

 

블랭크는 빠른 성장세와 사세 확장에 힘입어 문어발식으로 신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데에서 사업을 확장해 오리지널 콘텐츠 ‘고등학생 간지대회’를 기획 제작하거나 여행사업,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새로운 사업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그리고 신규 사업 분야에서만 누적 19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동시에, 가만히 놔둬도  잘 나갈 것이라 생각했던 브랜드들의 매출이 주춤하고, 자사 브랜드는 30개가 넘다보니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신사업에 집중하다보니 본진이 털린 겁니다. 그 결과 조직개편을 단행해, 자체 개발한 30개 브랜드 중 경쟁력있는 10개 브랜드만 남기고 모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기존에 가진 경쟁력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잘 하는 영역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3] 새로운 길에 들어서다

 

블랭크 코퍼레이션은 빠르게 ‘잘할 것 같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크게 세가지 영역을 들 수 있는데요. IP 사업, 애그리게이터, NFT 프로젝트입니다. IP사업 진출을 위해 블랭크는 2021년 12월 영차 컴퍼니 지분 51%를 인수했습니다. 영차 컴퍼니를 통해 디즈니와 IP 사용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죠.  

 

 

  

 

(사진출처: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차컴퍼니가 디자인한 미니언즈 아트워크 )

 

 

애그리게이터 영역에도 손을 뻗습니다. 블랭크가 그동안 자체 브랜드를 기획, 유통해 성과를 거두었던 과거 방식과를 다르게 잠재력있는 브랜드를 인수해 규모를 키우려는 애그리게이터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습니다. 직접 운영했던 브랜드들도 모두 독립된 자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애그리게이터가 되면 블랭크 본사는 자회사와 인수 브랜드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콘트롤 타워가 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최근에 발행한 NFT 사업입니다. 지난 10월 블랭크는 자회사인 스튜디오XYZ에서 첫 프로젝트인 ‘크레이지 리치 옐로우’의 NFT의 민팅(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합니다. 크레이지 리치 옐로우는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씨(open sea)에서 트렌딩 3위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약베개로 대박치고 미니언즈로 간다!  

 

블랭크 코퍼레이션이 작년말 인수한 영차컴퍼니는 유니버설코리아의 제휴사로, 유니버설이 보유한 캐릭터를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차컴퍼니 이영재 대표 )

 

 

블랭크의 전략은 영차컴퍼니 인수를 통해 대형 IP 회사의 IP를 확보해, 상품과 브랜드로 개발하는데에서 출발하고 자체 IP를 브랜드화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 단계에서는 대형 IP 를 적용해 블랭크 브랜드 산하 제품에 녹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브랜드인 ‘아르르’의 반려동물 제품인 야구점퍼, 꿀잠 이불에는 픽사 IP를 입혀 출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미디어커머스 선두업체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변화와 관련해 마케터의 시각에서 정리해보면 저는 3가지 이야기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IP 사업, 캐릭터 시장의 규모 

 

우선 블랭크가 도전하는 시장인 IP 사업 관련된 시장 규모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12조원입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20조원 가까이 성장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한콘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4%는 상품 구매 결정에 ‘캐릭터’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습니다.  

 

IP캐릭터 비즈니스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스토리텔링’ 입니다. 캐릭터에 세계관이 있고, 스토리가 있다면 소비자들은 스스로 바이럴하고, 확산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수명도 길어지게 됩니다.  

 

남주(남자주인공), 여주(여자주인공) 만큼이나 서브캐(남녀 조연)가 있어야 IP 캐릭터 사업이 잘된다는 말 역시 결국 세계관과 탄탄한 구성에 바탕을 둔 캐릭터 비즈니스가 흥한다는 이야기 일겁니다. 

 

 

[2] 블랭크 몸값 고작 1천억원?  

 

지난 8월 호텔롯데가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아쉬운 점은 블랭크가 한때 유니콘이라 할 정도로 높게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은 1천억원 대로 하락했습니다.  

 

호텔 롯데는 블랭크 지분 18%로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2대 주주가 된 겁니다. 인수 후에 롯데월드몰의 오픈 뿐만 아니라 롯데온과 시너지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블랭크가 승승장구했던 시절 마약베개, 퓨어썸 필터 샤워기가 연이은 대박 행진으로 창업 3년만인 2018년 매출은 1,262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초 VC로 부터 추가 투자 라운딩을 진행할 때 기업가치는 3천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 매출 1,624억원(2019년)에서 1,210억원으로 감소했고, 2021년에는 12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재작년부터 적자전환으로 수익성에 조금씩 이상신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상장하겠다, 기업 가치가 어마어마하다 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블랭크의 몸값이 1천억원대로 주저앉으니 시장 반응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아쉽습니다. 저 역시 해당 분야에 몸을 담고 있고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다보니 동병상련도 느껴집니다.  

 

 

[3] 블랭크, 덜어내고 바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랭크는 체질개선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보유했던 반려동물 브랜드 ‘아르르’의 경우 지난 7월 20일 동원 F&B의 자회사인 동원디어푸드로 사업을 양도했습니다. 아르르는 론칭 3년만인 2020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2021년 매출 120억원을 달성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에서 빠르게 안정화하던 브랜드였습니다.  

 

 

  

 

(블랭크의 반려동물 브랜드 아르르, 꿀잠이불 X 픽사 IP 활용한 디자인)

 

 

대표 제품으로 덴탈츄(개껌), 논슬립계단, 꿀잠 이불 등이 있는데 동원 디어푸드가 반려동물 사업 강화를 위해 아르르를 인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원 디어 푸드는 반려동물 전문몰인 ‘츄츄닷컴’과 집밥 전문 온라인몰 ‘더 반찬’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작년 매출 1,274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츄츄닷컴의 경우 국내외 2천여가지의 반려견, 반려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몰입니다.  

 

한편, 기존의 바디럽 내의 효자 상품인 ‘마약베개’는 최근 제품명을 ‘딥슬립베개’로 변경했습니다.  

 

아무래도 마약베개라는 단어를 썼을 당시에만 해도 ‘마약’이라는 단어를 한번 경험하면 잊기 힘들다 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지만, 최근 ‘마약범죄’ 가 증가하고 있고, 경각심을 해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죠. 마약 사범 가운데 2030 젊은층이 56.8%로 절반을 넘기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데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디어커머스 선두기업으로서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변화의 모습은 시장에 주는 교훈이 큽니다.  

 

블랭크는 하나의 뾰족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을 일으켰지만, 대기업 및 일반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넥스트 스텝을 밟아야 하는 숙명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변화의 물결 속에 블랭크는 사업 모델을 변형하거나 피봇을 했고, 이는 다른 미디어커머스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는 사업을 아예 접거나 한파에 시달리기도 하면서 모두가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는자가 성공한 자라는 공식을 다시한번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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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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