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대부 필립 코틀러는 웹 2.0시대는 온라인 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평가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쉬워졌기 때문에 기업에게 '정직'과 '신뢰'라는 가치가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 주장했다. 이번 논란에서 소비자들이 해당 방송국과 연예인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현상도 필립 코틀러가 예견했듯이 '더이상 우매한 대중은 없다'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망여우는 이미 총 스트리밍 4천 시간의 엄청난 팬을 보유하고 있는 살아있는 '미디어 권력 기관'이다. 사망여우가 매 영상마다 역설하고 있는(어찌보면 저널리즘의 핵심적 기능인)'소비자의 알 권리'와 '정직' 등의 가치는 기존의 부패한 레거시 미디어에 저항하는 구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탁월한 마케터는 미디어의 작동원리를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 이번 고소 사건이 한심한 이유는 누구보다 미디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방송국과 연예인이(그리고 이들에게 돈을 대주는 기업이) 고객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나 반성이 아닌 '고소'로 대응한 멍청한 짓을 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아직도 미디어의 힘이 어떤식으로 흐르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 누구도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자를 속여 물건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 지난번 배달의 민족이 소비자 기만적인 쿠폰 마케팅을 했다가 유명인 혜택 논란으로 얼마나 홍역을 치렀는가. 오늘 날 똑똑한 기업은 절대 고객을 속이려 들지 않는다. 결점이 있다면 오히려 이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장점에 집중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다.
고객들은 계속해서 제품과 브랜드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 기술의 발전은 기업이 이런 요구에 점점 더 외면하지 못하게 만든다.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에 있다. 현명한 마케터라면 공정성과 투명함을 요구하는 이런 고객의 목소리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