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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보인다 - 매드타임스·2019. 02. 05

[Ad & Tech] 어느 삼겹살 집 이야기

이미지 셔터스톡
“데이터 분석”은 2019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 일 것이다. 데이터 이해 및 처리 기술에 대한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수치를 이해하고 마케팅 전략, 프로세스 혁신 등의 과학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직무를 말하는 터, 시중에도 이미 많은 데이터 분석 커리큘럼이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데이터 분석가를 희망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이른바 ‘분석’ 자체에만 집착한다는 것.
그렇게만 생각하면 분석을 통해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데이터 분석이란 전체 맥락을 연결하는 동태적 과정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천호동의 먹자 골목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 골목 어딘가에 삼겹살 집이 있다.
왁자지껄한 골목길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로 붐비는 가운데 특히 20대가 두드러진다. 삼겹살 집은 그 중 핵심인 20대 연령을 주요 핵심 고객으로 정하고 장사를 시작하였다. 바로 옆에는 백화점과 마트, 각종 회사들까지 활기찬 상권이다. 골목에는 다른 삼겹살집도 없다.
이렇게 장사를 시작 하고 번창도 잠시. 사장님은 다시 고민에 빠진다. 경쟁업체가 들어선 것도, 딱히 다른 가게가 잘되는 것도 아닌데 점점 매출은 빠지기 시작한다. 인테리어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일까? 메뉴에 무슨 문제라도? 아니면 가격? 서비스? 주요 핵심 고객들과 이야기해도 딱히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다.
혹시 골목의 유동인구 층이 바뀐 것일까? 처음 시작하기 전 사장님은 며칠 내내 골목에 서서 유동인구를 하나하나 카운팅해 보았다. 이번에도 나가서 직접 세어본다. 유동인구 수나 층이 바뀐 것 같지도 않다. 역시나 20대 층이 가장 많다.
이 골목에서 삼겹살은 안 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까지 하지만 장사를 접을 수는 없다.
가격을 낮추자니 버티는 시간만 연장될 뿐이다.
여기서 분석의 틀을 바꾼다. 잠재 시장의 크기보다는 실제 방문 고객에게 포커스를 맞춰본다.
사장님은 그 동안의 카드 매출 전표를 분석한다. 매출 전표 별 카드 내역은 20~30대보다 40대 이상의 방문이 가장 높이 나타났다. 그리고 평균 객단가 역시 마찬가지다. 사장님은 카드 매출 전표 데이터를 보았지만 망설여진다.
40대를 겨냥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도 바꿔야 하고 메뉴도 다시 개발해야 할 듯싶다. 아니 20대를 겨냥한 것은 맞았는데 접근이 틀렸던 건가? 사장님은 일단 20대 고객들과 나눠보았던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식당 운영에 큰 문제는 없었음을 다시 확인한다.

이제 다시 가설 검증이다. 40대를 핵심고객으로 설정하고 잠재 매출이 될 수 있는 유동인구 중 40대 연령이 과연 의미 있는 크기의 숫자가 될지 알아보는 것이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얼마 전 세보았던 유동인구 카운팅 결과를 비교해 본다. 그리고 다소간의 비용이 들지만 상권 분석 서비스를 이용, 천호동 골목과 주변 인근의 모든 고깃집(곱창집 포함) 및 유사업종의 카드매출내역 데이터와 연령층을 분석해 본다.
40대 역시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결심을 한 사장님의 다음 행동은 40대를 위한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미지 셔터스톡
먼저 기존의 사각 테이블을 옛정서가 묻어나는 연탄화로와 같은 둥근 테이블로, 녹이 슬지 않는 깔끔한 질감으로 교체하였다. 전반적인 인테리어도 물론이다. 큰 비용이 들었다. 메뉴 역시 기존의 수입 냉동육에서 국내산으로 바꾸고 명란 삼겹살 등의 신규 메뉴를 개발하였다. 가격은 역시 올릴 수 밖에 없다.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그나마 테이블 수가 늘어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식사를 차린 후 할 일이 또 하나 생겼다. 요즈음의 프랜차이즈처럼 자리에서 직접 구워주는 것이다.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서지만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반듯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고 정렬하여 손님들에게 선을 보인다. 바로 ‘포토 타임’이다. 접수대기를 위한 장부도 터치 스크린으로 교체하여 문밖에 내어놓았다. 줄 서서 먹는 집이라는 분위기 조성용이기도 하지만 세련된 감각을 전달하기 위한 사장님의 큰 그림이다.

이렇게 다시 6개월이 지나고 천호동 삼겹살집은 오픈 당시보다 월평균 180% 매출 신장을 이루며 번창하고 있다. 또한 40대 이상의 고객들 방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상당한 투자가 드는 일이었고 사장님의 빠른 결단도 중요했다. 하지만 전략 방향에서만 본다면 어땠을까? 기존대로 20대를 겨냥하고 마찬가지의 투자를 했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잠재 매출 요인(유동인구)으로 20~30대가 가장 많이 차지하지만 내점 고객이 40대 이상 연령층이니 거기에 대응하여 영업 방향을 바꾸기만 한 것이라면 그런 회의가 들 수 있다. 그러나 20대 핵심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점검했던(일종의 표적 조사) 일에서 의미를 읽어낸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나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최선이었다는 것. 하락되는 매출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20대를 위한 그 이상의 혁신이 필요했다는 것. 그리고 혁신이 성공했더라도 손익을 맞출 수 있었는지는 의문으로 남을 수 있다.

위의 이야기는 필자가 한 삼겹살 집의 변화를 보고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던 실제 사례이다.
그럼 이제 천호동 삼겹살 집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앞에 했던 과정들을 다시 한번 반복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새로운 가설을 계속 검증해 나가는 것일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다시 한번 응원해 본다.
삼겹살집 사장님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김신엽 경영학 박사. 부산국제광고제 애드텍 집행위원

본 칼럼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지인 <매드타임스>의 콘텐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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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매드타임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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