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오프라인 확장의 속도를 더 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래 글은 2025년 07월 2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우리도 앱 밖으로 향합니다
오늘의집의 첫 오프라인 쇼룸, 오프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건 더 이상 낯선 일은 아니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무신사인데요.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스탠다드를 묶은 ‘올·다·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오프라인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죠. 오늘의집도 그동안 여러 차례 팝업스토어를 열며 오프라인 확장의 가능성을 꾸준히 시험해 왔는데요. 이번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첫 상설 매장을 선보이게 된 겁니다.
저도 소식을 듣자마자 주말에 직접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커머스를 키워온 오늘의집이 오프라인 공간을 어떤 식으로 설계했을지가 궁금했거든요. 또, 최근 리빙·인테리어 분야에서 경쟁 중인 29CM의 이구홈 성수나, 도심형 매장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케아 강동점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지도 함께 살펴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오늘은 오프하우스에서 직접 보고 느낀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경험은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오프하우스는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건물 전체를 쓰고 있었지만요. 막상 연면적은 약 200평 정도로 아주 넓진 않았습니다. 특히 오늘의집의 주력 상품이 부피가 큰 가구나 조명인 걸 생각하면 더 그렇게 느껴졌고요.
하지만 이처럼 크지 않은 공간 안에서도 오프하우스가 만들어낸 경험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감탄했던 건, 입장 순간부터 시작된 세심한 안내였습니다. 1층 입구에서 3층부터 관람하는 동선을 권해주는 건 물론이고, 각 층마다 직원이 직접 공간 콘셉트와 기획 의도를 설명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요즘은 디테일을 공들여 만들어도 전달되지 못해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 오프하우스는 응대를 통해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있었던 거죠.
방문한 동안 가장 오래 머물렀고 인상 깊었던 공간은 역시 3층 ‘크리에이터스 아뜰리에’였습니다. 스타일링 된 쇼룸 자체도 감각적이었고, 이곳저곳에서 “예쁘다”, “귀엽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죠. 이 공간을 배경으로 포토이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 점도 재치 있었고요. 오늘의집 앱에서 보던 ‘+’ 표식을 QR 코드로 구현한 것도 흥미로운 디테일이었습니다. 촬영한 사진을 보면 마치 오늘의집 커뮤니티의 ‘집들이’ 콘텐츠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내부 구성뿐 아니라 외부 건물과 입지도 오프하우스의 감도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한국건축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홍태선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 자체도 매력적이었고, 북촌이라는 입지를 감각적으로 활용한 점도 인상 깊었어요. 특히 2층에서 양쪽으로 펼쳐진 한옥뷰와 시티뷰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전통 건축의 차경 개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오늘의집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전 세계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죠. 오프하우스는 이러한 비전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요. 그런 점에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훌륭한 브랜딩 공간이었다고 느꼈습니다.
아직 진도가 너무 느립니다
이처럼 오프하우스는 쇼룸과 경험 공간으로서 분명 잘 만든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직접적인 경쟁자인 29CM는 이미 ‘이구홈 성수’를 통해 브랜딩을 넘어 실질적인 ‘판매 공간’까지 확장해 나가고 있으니까요.
현장에서도 고객들이 단순히 구경만 하러 온 게 아니라, 실제 구매를 염두에 두고 행동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2층 ‘스타일링 스튜디오’는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84㎡ 아파트 구조로 꾸며져 있었고, 오늘의집의 PB 브랜드 ‘레이어’와 리빙 셀렉트숍 ‘바이너리샵’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는데요. 많은 방문객들이 서랍을 열어보고, 치수를 재보고, 마치 이케아나 한샘 매장을 둘러보듯 진지하게 제품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에서 오히려 오늘의집이 앞으로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어요.
사실 수년간 오늘의집은 솔직히 화제의 중심에서 멀어지긴 했죠. 리빙 시장 자체가 축소된 영향도 있었지만요. 아무래도 쿠팡과 같은 종합몰부터, 29CM 같은 타 카테고리 전문몰들이 해당 시장을 노리고 확장한 것도 한몫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오늘의집에 필요한 건, 단순한 브랜드 체험을 넘어 ‘광고가 되고’, ‘구매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접점입니다. 그래야만 본인들의 전문성을 살리고,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도 가능해질 테니까요. 공간 경험 구축에는 이미 성공했으니, 이제는 그다음 단계를 더 빠르게 밟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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