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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텔·리조트 사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아난티 이야기

마케터의 시선·831·2023. 09. 11

남이 입던 옷? 이젠 없어서 못팔아요. 패션 리커머스는 지금




낡고 저렴하다는 편견이 바뀌다  


요즘 들어 제품 구매와 관련하여 사람들의  ‘중고’ 라는 단어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중고제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낡았다’ ‘저렴하다’ 혹은 ‘남이 쓰던 것’ 이라는 키워드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파워 리테일)  



물론 중고거래에 있어서 종종 발생하는 ‘사기’ 도 중고거래에 부정적인 감정을 더 해주기도 했죠.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중고거래 시장의 흐름을 보면 ‘합리적’이며 ‘가치소비’에 맞고 ‘친환경적’이라는 키워드가 시장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덕에 중고거래 시장은 지금 순항 중입니다. 


중고거래 물품 중에서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품목은 ‘패션의류’ 입니다. 중고패션 시장은 올해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육박합니다. 


미국의 최대 온라인 중고 패션 플랫폼인 ‘스레드업’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작년 글로벌 중고패션 시장은 약 232조원이었는데요. 이는 지난해 대비 28% 증가한 수치입니다. 동기간 일반 패션 시장은 200억 달러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에 비해 눈에 띄는 증가세입니다. 


특히 번개장터의 경우 대표적인 국내 중고 거래 앱인데요. 올해 1월 기준 번개장터의 패션 카테고리의 거래액은 1조를 돌파했습니다. 매년 1천억원 이상의 거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번개장터는 최근의 이러한 중고거래로 흐름으로 인해 자사의 소개 문구도 바꾸었죠. 


작년까지만 해도 언론 기사에서 번개장터를 이야기할 때 ‘취향 중고앱’이라 표현했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패션 중고거래앱’으로 플랫폼의 정체성을 다듬고 있습니다. 


이 업체에서는 이처럼 중고패션의 폭발적인 성장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분석을 했는데요. 각각의 요소를 합쳐서 번개장터는 M.U.S.E(뮤즈) 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출처: 번개장터) 


번개장터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일어나는 이 현상에 대해 M(메시지), U(중고패션 소비), S(가치소비), E(친환경 가치) 측면에서 이야기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자면, M은 메시지(Message)를 의미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MZ세대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표현할 수 있다고 보면서, 이를 가치소비 측면에서 분석했습니다.  


U는 Used fashion 이라고 해서 중고 패션에 거부감이 없는 합리적인 소비 태도를 보이는 부분을 이야기했죠. 사실 기존에 중고패션 하면 ‘남이 입던 옷’의 이미지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옷을 경험하려는 소비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보았던 겁니다.  


S는 Style이라고 하여 취향, 개성을 바탕으로 스타일을 중시하는 가심비 소비라 칭했고, 대표적으로 Y2K 패션, 올드머니룩 패션을 최근 트렌드의 키워드로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Y2K 패션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 시기의 패션은 화려하고 자유분방한게 특징이라 해당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는 많지만 실제 구할 수 있는 곳은 한정적입니다. 브랜드들이 Y2K에 맞는 의류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당시의 감성이 없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중고 패션에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E는 Eco-friendly라고 하여 친환경적인 가치소비를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번개장터에서 자체 플랫폼의 거래량을 기반으로 분석한 탄소배출량을 보니, 작년에 번개장터 앱을 통해 줄인 탄소량은 최소 6400만kg에서 최대 3억kg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970만 그루가 한해 흡수한 탄소량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즉, 번개장터에서 이야기한 중고패션이 MZ세대들이 주목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이유는 M.U.S.E 에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고패션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과거 중고패션은 불황형 산업이라고 많이 불렸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새로운 옷, 새로운 아이템을 사지 굳이 중고품을 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앞서 분석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뭇 다르죠.  


중고 패션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이유가 과거와 달라졌고, 여기에 호응해 고개를 빳빳이 들었던 명품들도 잇달아 중고 패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의 경우 작년부터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룰루레몬 제품을 수거해 리워드를 제공하고, 해당 리워드로 룰루레몬 신제품을 살 수 있게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MZ세대들이 사랑하는 명품 패션 브랜드인 발렌시아가도 고객의 중고 제품을 받으면 포인트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디트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수거한 제품을 제휴 업체 리플런트에 인증과 사진 촬영, 가격 책정 등을 진행한 후에 유럽의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나 레벨르 같은 플랫폼을 통해 업로드합니다. 


구찌, 장폴고티에, 발렌티노와 같은 업체들도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재판매 또는 렌탈하는 서비스를 하면서 중고 패션 시류를 타고 있죠. 


소비자들이 중고패션을 거래하는 이유와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은 ‘경제성’과 ‘가성비’를 이야기했고, ‘지속 가능성’과 ‘경험’을 이어 꼽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골프웨어를 구입할 때 신상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올해 신상 보다는 작년 시즌의 할인 제품을 구입하곤 하는데요. 한 시즌만 지나면 세일을 하는데 굳이 세일도 하지 않은 신상제품을 구입해서 그 때 입고 라운딩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신제품을 구입하는데 있어서도 할인, 시즌 오프를 면밀히 따지는 편인데 현재의 MZ세대의 경우 더 많은 옷들을 다양하게 경험해 보고 싶고, 주머니의 사정은 모든 옷을 신상으로 사기 넉넉하지 않을 경우라면 중고 제품을 노리는 것도 경험적 측면에서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이렇게 패션 시장에서 중고가 뜨다보니 자연스럽게 국내외 중고거래앱들이 부상하고 있고, 그렇지 않았던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하면서 뛰어드는 모양새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작년에 굉장히 큰 딜이 있었죠. 무려 2조 3천억원의 거금을 들여 북미 최대 중고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인수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내벤처에서 출발해 스핀오프한 네이버의 손자회사 ‘크림’이 한정판 리셀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고요. 크림의 자회사인 팹을 통해 중고패션 플랫폼인 ‘시크’를 운영 중에 있기도 합니다. 


참고로 시크는 2011년 개설된 명품 중고거래 카페인 ‘시크먼트’의 확장판이라 보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서비스를 오픈하고 최근의 거래액은 월 100억원을 돌파, 누적 580억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해외를 살펴보면, 유럽의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베스티에르 컬렉티브가 있고, 북미 최대 중고 플랫폼은 스레드업이 있습니다. 베스티에르 컬렉티브는 작년 7월 한국에도 서비스를 오픈했고 에르메스,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의 가방, 의류, 신발 등 300만개 이상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레드업은 중고업계의 아마존이라는 슬로건으로 성장해 왔고요. 작년 3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했죠. 이 업체는 대중 브랜드에서부터 명품 브랜드까지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고, 약 3만 5천여개의 브랜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이야기해보자면, 중고거래에 대한 인기는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는 공유경제에 연속선상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는데요. 


저희가 지난 2010년 전후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들이 등장해, 소비자들은 제품을 반드시 ‘소유’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공유’ 혹은 ‘구독’의 개념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숙소를 구할 때 에어비앤비를, 이동수단을 찾을 때 우버를 이용하게 되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티빙 등의 OTT 플랫폼을 선택해 매월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는 겁니다.  


패션 시장에 있어서도 소유를 해야 한다는 개념, 일단 사면 장롱에 박아두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지고 경험의 측면에서 다양한 가치 소비로 연결되고 있는 겁니다.  

중고의류를 구입해 일정 기간 입고난 후 재판매로 또 한번 돈을 아끼고, 해당 금액으로 또 다른 중고 의류를 구입해 경험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기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당근마켓(현 당근)도 수혜를 받아 성장할 수 있었고, 관련된 유사 업체들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마인이스가 운영하는 차란 이라는 앱은 중고의류거래를 원스톱으로 돕는 서비스로 위탁받은 중고 의류를 수거해 살균 세탁, 전문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한 후 제품을 되파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리클은 모바일로 의류 수거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헌옷 수거를 신청받아 옷을 수거한 후, 현금 리워드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단순히 옷 무게를 재서 kg당 얼마를 쳐준다는 식의 서비스가 아니라 옷 상태를 살펴보면서 거기에 맞는 한 벌당의 가격을 책정해 리워드를 주는 방식이죠. 


또 소유보다는 공유라는 측면의 경험 소비와 더불어 중고패션의류를 선호를 분석하는 다른 중요한 키워드는 가치소비입니다. 미닝아웃 소비라고도 부를 수 있겠는데요.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인 기업의 모습에 응원하고 ESG 를 지향하는 기업에 손을 드는 행위의 연장선상에서 소비를 하는 겁니다. 과거에는 패스트패션이라 하여 자라, 유니클로, H&M과 같은 SPA 브랜드 제품을 쉽게 사고 버리고 하는 일들이 반복되었죠. 그러나 의류를 제조하는데 있어 배출되는 탄소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있다보니, MZ세대가 최근에는 SPA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중고 패션의류를 이용하는 것이 환경에 친화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겁니다.  


이러한 일련의 이유로 인해 중고패션 시장, 패션 리커머스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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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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