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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966·2023. 08. 26

리셀 거래라 쓰고 암표 거래라 읽는다

리셀 거래에서 티켓이 등장하다.  


국내 리셀거래 하면 쉽게 떠올리는 플랫폼으로 크림, 솔드아웃, 번개장터가 있습니다. 범위를 좀더 확장해 보면 중고나라, 당근마켓도 있고요. 어떤 제품을 시그니처 제품으로 브랜딩하는지에 따라 조금씩 성격이 다르지만, 결국 중고거래를 한다는 점에 있어 유사 속성이 있는 업체들이죠.  



(출처: 테크M)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국내 리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는데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레실 시장 규모는 2021년 7천억원 규모에서 2022년 1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에는 2.8조원으로 전년대비 약 3배 정도 성장이 예상됩니다.  


성장 속도로 봤을 때 사람들의 중고거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것과 거래 대상이 점점 확장돼 가고 있다는 것을 추정해볼 수 있는데요.  


최근 기사를 보니, 무신사의 리셀플랫폼인 ‘솔드아웃’이 티켓 부문의 C2C 거래를 오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7월부터 솔드아웃은 별도의 메뉴를 오픈해 전시회, 콘서트, 뮤지컬 등 공연티켓 거래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죠.  


솔드아웃의 취지는 기존의 중고거래 등의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개인정보 노출이나 위조 티켓 판매 등을 완전히 차단해 안전거래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매크로로 대량 구매한 티켓 여부도 확인해 이런 티켓 거래를 모니터링 하겠다고도 이야기했죠.  


그런데 여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솔드아웃 티켓 거래 게시판에 올라오는 티켓 가격의 흐름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11만원 짜리 팬텀싱어4 콘서트 티켓은 40만원으로 4배 비싼 가격에, 12만1천원이 정가인 2023 이찬원 전국투어 티켓은 42만5천원에 올라와 있었던 겁니다.  


해외 아티스트 티켓도 올라왔습니다.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의 내한공연 티켓이 정가 9만9천원인데 공연 티켓은 30만원에 판매중이었습니다. 솔드아웃에서 올라온 티켓들은 정가 대비 수 배 이상 많게는 10배까지 치솟은채 노출되어 있었고, 이에 대한 여론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죠.  


(출처: 한국일보) 



시장에서의 우려는 ‘암표 거래를 양지로 끌어드는 행위’, ‘제값주고 공연볼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어 오히려 문화 산업에 피해가 갈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 ‘티켓 판매처가 웃돈 거래 막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이제 플랫폼에서 판 깔아준다’ 등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사실 당근마켓, 중고나라와 같은 사이트는 이미 개인간 거래로 티켓 거래도 존재해 왔습니다. 다만 항상 정상적인 거래만 존재하지 않다보니 티켓을 판다 하여 돈을 수취 후 잠적하는 사기 거래도 종종 발생하기도 했죠.  

이러한 플랫폼 내의 거래 외에도 비공식 거래로 티켓을 거래하는 서비스들도 존재해 왔습니다. 아예 티케팅을 대신해주는 대리업체도 존재했고요. 그러나 솔드아웃은 이미 20만명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이다보니, 여기에서 진행한다는 티켓 리셀 판매에 대해 알음알음 존재해왔던 암표거래가 당연한 공연 문화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섞인 것이죠. 



매크로 이용한 티켓 판매 금지법 국회 통과


이러한 티켓 판매와 관련하여 올 초 국회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관람권을 산 후 프리미엄을 얹혀 고객에게 되파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금지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178명 재석 중 177명이 찬성했고 1명이 기권했으니 거의 만장일치로 이에 대해 맞다고 본 것 같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그동안에도 웃돈 얹혀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입장권, 관람권의 부정판매를 막는 다양한 규칙들이 존재해 왔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판매를 금지하는 근거는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매크로를 돌려 티켓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업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죠.  

사실 요즘에 뮤지컬을 한 편 보려고 해도 티켓 구매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공연을 종종 보는 편인데 요즘에는 관람에 대한 의지 자체가 사라질 정도로 티켓 하나 구하는데 들어가면 매진이고, 정시 ‘땡!’해서 들어가도 이미 티켓 예약이 끝나는 걸 보면서 일반인들은 정말 원하는 공연을 구매해서 볼 수 있는가? 하는 허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강제할 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부정판매 금지와 관련하여 제4조의 2제에 ‘정보통신망에 주문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 판매해서는 안된다’ 라는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위반할 경우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대한 규정도 달았죠.  



마케터의 시선  



건전한 공연 문화와 안전 거래 공간의 확보를 위해 솔드아웃은 티켓 리셀판매를 좋은 취지에서 오픈했습니다.  

일단 솔드아웃의 취지와 프로세스는 마음에 듭니다. 판매자의 경우 반드시 실물 티켓, 핀번호로만 거래를 하게 되고요. 거래 체결시에는 솔드아웃 인력이 티켓 정품 여부를 파악하는 검수 과정을 거친 뒤 배송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도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인간의 티켓의 재판매가 암암리에 이루어져 왔다가, 이러한 행위가 플랫폼에서 공식화된 서비스 내에서 일어나게 될 경우 암표 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오프라인 암표 거래는 경범죄에 해당하며, 경범죄 처벌법 제3조 2항에 ‘경기장, 공연장 등 현장에서 암표를 팔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암표 거래의 처벌 규정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암표 거래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 앞서 이야기한 대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티켓 판매가 금지된다고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 사용자를 적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히 과다한 티켓 판매 등을 체크해서 판매자 계정을 정지하겠다고 해도 그들을 적발해낼 수는 있을까요?  오히려 그러한 정책적 허점을 이용해 플랫폼 여러 군데에 분산 판매를 할 경우 적발은 가능할까요? 


이처럼 티켓 리셀 거래에 대해 개인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이유는, 공연 문화를 매우 좋아하는 고객층보다는 라이트 팬층부터 정상가에 구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거나, 티켓 예약이 너무 힘들어지면 공연계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저만 해도 1-2개월에 한번씩은 뮤지컬, 전시회 등 공연을 즐길 정도로 찾아 다녔지만 뮤지컬 공연의 경우 점점 티켓 자체를 예약하는 것이 어려워지다보니 점점 공연을 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업무가 되는 것 같아서 멀어지게 되더라고요.  


솔드아웃의 입장에서는 리셀 플랫폼 업자로서 입자를 굳히면서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숙제가 있을 것이고, 기존의 제품 카테고리에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라 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티켓에 웃돈을 얹혀 파는 행위가 기존의 공연 문화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염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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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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