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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554·2023. 08. 06

CJ 저격한 쿠팡, 햇반에서 화장품까지 갑질논쟁

CJ올리브영을 갑질 혐의로 신고한 ‘쿠팡’ 


얼마전 기사를 보다가 제목에서 깜짝 놀라 눈을 씻고 다시 본 기사가 있었습니다.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CJ올리브영에 대해 ‘갑질혐의’로 신고를 한 겁니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이미 작년부터 햇반 논쟁도 있었던 터라, CJ VS 쿠팡 단어가 등장하면 ‘쿠팡의 갑질’이 먼저 떠올릴 텐데요.  





이번에는 쿠팡이 되려 신고를 한 겁니다.  그런데요. 이번 사건은 쿠팡, 올리브영 모두에게 제품을 납품해 봤던 저로서는 두 업체 모두 ‘갑질’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일단 쿠팡의 경우 올리브영이 H&B 즉 헬쓰앤뷰티 시장에서의 강력한 지배력을 남용하면서 납품 업체들을 압박해오고, 경쟁사들의 정상 영업을 방해했다는 것이 신고의 취지입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지난 2월에 심사보고서를 낸 바 있는데요. 일단 올리브영에 6~7천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징금’의 선행 조건은 ‘시장 지배력’이 성립되어야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점에 대한 규정이 있다보니, 특정 시장에서 한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0%가 넘거나, 3개 이하의 기업들의 전체 시장점유율의 합이 75%가 될 경우 이는 독점 시장으로 보고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대해 현재는 공정위가 바라보는 관점과 올리브영의 관점은 다릅니다. 

그 이유는 시장의 범위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죠. 공정위는 오프라인 H&B 사업장에서의 올리브영의 독점적 지위를 보고 있고, 올리브영은 온라인 시장까지 확장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공정위 관점에서 올리브영은 시장점유율을 70%를 넘게 되고, 올리브영 관점에서는 시장점유율이 10% 정도가 됩니다.  



유통 시장의 공룡들이 뷰티시장에 고전 



사실 지난 몇 년간 올리브영은 오프라인에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나가면서 동시에 온라인 몰을 구축해 성장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2015-2020년 사이에 국내 헬쓰앤뷰티(H&B) 시장은 정말 치열했습니다. 저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사용해보고 즐겨 구매했던 소비자로서 당시만 해도 GS리테일이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LOHB)로 플레이를 했었거든요. 



랄라블라의 경우 원래 2004년 GS리테일이 홍콩의 왓슨스홀딩스와 5:5로 지분을 출자해 국내 ‘왓슨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H&B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당시 제가 가봤던 왓슨스코리아 매장의 느낌은 깔끔한 드럭스토어와 뷰티 제품을 함께 볼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주었는데요.


이후 2017년에 GS리테일이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하면서 랄라블라고 브랜드명을 변경했습니다. 이들은  2018년에 168개 매장을 보유하고, 3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결국 2019년에 140개, 2020년에 124개로 점포를 줄여 나갔고, 2022년 8월에 사업을 완전 종료합니다.  


롭스 같은 경우에도 롯데쇼핑이 운영하고 주황색의 강렬한 느낌의 브랜드 간판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다만, 처음에 ‘롭스(LOHB)’라는 단어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 한참 이거 브랜드명 뭐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름이 다소 어려웠긴 했습니다. 그리고 롭스 역시 랄라블라와 시장에서 고전하다가 철수하게 되었죠.  


신세계그룹의 경우에는 정말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매장이 생길 때마다 흥미있게 봤었는데요. 분스(BOONS)도 있었고, 부츠(BOOTS)도 만들었다가 코엑스몰에 스톤브릭을 만들기도 했죠. 당시 제품을 레고처럼 조립하는 느낌으로 스톤브릭도 상당히 바이럴이 되었었지만 이 모든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신세계의 경우 중간에 삐에로쇼핑몰도 론칭해서 국내에 돈키호테(일본의 유명 오프라인 상점)가 나오는가 기대도 했지만 결국 이 마저도 철수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잘 아는 이유는, 이 모든 유통 업체(랄라블라, 롭스, 올리브영, 삐에로쇼핑몰)에 저희 제품을 유통을 해보기도 했고 철수를 해보다보니, 업계를 좀더 가까이에서 봤던 것 같습니다.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승부수



앞서 이야기한 롭스, 랄라블라( 전 왓슨스코리아), 부츠, 분스, 시코르, 등등 다양한 오프라인 H&B 유통업체들을 제치고 올리브영이 독주하는 배경에는 사실 온오프라인 통합 정책이 주효했습니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수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면서 2022 말 기준 1,265개 매장에서 현재 1,298개로 거의 1300개 정도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코로나 시기에는 온라인몰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 드림’ 등의 서비스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온라인 강화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모두가 점포수를 줄이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때 올리브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확대’ 방향을 잡은 것도 승자가 된 배경입니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에도 올리브영은 매장수를 오히려 확대했거든요. 


그리고 올리브영 온라인 몰에서는 일반 브랜드사들이 쉽게 진행하지 못하는 제품들의 할인,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고, 적립 포인트 등의 이점을 강조하여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다양한 뷰티제품을 소비하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플랫폼이 가진 파워를 아주 잘 이용하는 사례죠.  

물론 이 정책이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글의 마무리하는 <마케터의 시선>에서 좀더 풀어보겠습니다.  



쿠팡과 CJ의 전선(戰線)은 이게 끝이 아니다 


사실 쿠팡과 CJ의 악연은 ‘올리브영’이 처음은 아니죠. 작년부터 CJ제일제당과 쿠팡의 햇반 전쟁으로 인해 이미 유통 빅 기업들이 충돌했었습니다.  


쿠팡은 로켓배송에서 CJ제일제당의 햇반, 비비고와 같은 제품을 사입-판매를 해왔는데요. 워낙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자주 판매가 되다보니, 쿠팡은 사입구조를 유리하게 개선하기 위해 CJ에 납품가 산정을 두고 가격을 더 치려고 했죠.  그로 인한 갈등 상황이 지속되었고요.  쿠팡은 유통사 길들이기를 하기 위해 납품 물량, 시기, 발주 등을 조율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습니다. 


이후 폭발한 시점은 쿠팡이 작년 11월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의 발주를 중단했습니다.  


물론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고 하여 쿠팡에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로켓 배송의 선호도가 높다보니, 기업들은 이왕이면 로켓배송에 제품을 넣고 싶어 합니다 


쿠팡의 경우 일반 판매자 배송과 로켓배송이 함께 운영되는데요. 로켓으로 배달되는 제품의 경우 쿠팡이 비용을 들여 직접 제품을 사들이고, 물류센터에 보관해 배송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입가격(얼마나 제품을 할인해 사오는가?)이 관건이 되겠죠. 일반적인 쿠팡의 사입가격은 공급가 기준 70% 수준입니다. 즉 1만원 짜리 제품을 판매한다면 7천원 정도에 제품을 사들인다는 의미죠.  


좌우간 이 두 업체 사이의 햇반전쟁으로 결국CJ제일제당 제품 대부분은 빠졌고, 로켓배송에서 빠졌습니다. 그리고 CJ제일제당은 그동안 의존해오던 쿠팡 채널에서 벗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브랜드몰로 ONE(오네) 배송의 힘으로 다시 자리를 찾아가고 있긴 합니다. 



한편, 쿠팡과 CJ는 이 외에도 물류 업계에서 쿠팡로지스틱과 CJ대한통운이 OTT플랫폼에서는 쿠팡플레이와 CJ ENM의 자회사 티빙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유통 공룡들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 밖에 없다보니, 한번씩 펀치를 주고 받으면서 갈등을 표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쿠팡, 올리브영 모두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의 강점을 확실히 이용하고 있고, 그로 인한 갑질 역시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에는 로켓배송이라는 제도가 있어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재고를 이전하는 효과가 있고, 잘 팔리는 제품은 한번에 많은 재고를 떠 가기 때문에 장점이 있죠. 다만 로켓배송의 경우 구성하는 상품은 쿠팡에 판매자 배송으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시장에 제품을 겹치게 하면 안되죠. 


또한 쿠팡 내에서는 우리가 브랜드사인데도 도매업체가 우리 제품가격을 낮게 올릴 경우 쿠팡 내에서 광고를 할 권리도 뺏깁니다. 최저가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거죠. 물론 이에 대해 ‘아마존 효과’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브랜드사가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노출 광고를 할 수 없다는 건 조금 아쉬운 점입니다. 


더불어 쿠팡 내에서는 중국발 사기 업체들이 등장해 제품을 마구잡이로 복제해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모니터링해서 삭제를 한다고 하지만 삭제 후에도 끊임없이 판매가 잘 이루어지는 제품에 대해서 복제해 제품을 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골치덩어리입니다.  


올리브영은요? 쿠팡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올리브영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보통 유통중개업체(브로커)를 통해 납품을 하게 되는데요. 올리브영이 기본적으로 50% 전후의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보면 좋습니다. 실제 공급률은 35% 전후이기 때문에 브랜드사가 1만원 짜리 화장품을 판다면 올리브영에는 3,500원으로 납품하는 거죠. 

일단 그러다보니 화장품의 경우 박한 마진을 견뎌야 하는 괴로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임박했는데 제품을 못 팔았다? 그럴 경우 브랜드사에 제품을 교환해달라고 보내오기도 합니다. 물론 테스트제품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이미 사간 제품인데 유통기한 임박했으니 새걸로 교체해 달라 하는 것은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지만, 지속적으로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교환해야 할 겁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올리브영은 온라인몰에 진출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사입한 제품을 온라인으로 배송을 하고 있으니 상당히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는 거죠. 보통 브랜드사가 온라인, 오프라인에 납품하는 가격은 다릅니다. 온라인의 납품가가 일반적으로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올리브영은 오프라인에서 낮은 가격에 사입한 제품을 온라인 몰을 통해 파는 겁니다. 그리고 온라인 판매가의 경우 브랜드사가 최저가로 올릴 경우 압력을 가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한창 올리브영에 제품을 납품했던 시절에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광고를 유도해 자사몰로 소비자를 데려와도 올리브영 온라인몰과 같이 최저가로 올리는 몰로 인해 구매전환율이 상당히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쿠팡, 올리브영의 경우 플랫폼, 유통기업으로 대규모로 성장하다보니 아마 중소 브랜드사들의 말못할 고민은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업계에서는 이 둘 중 누가 갑질을 했고 안했고에 대한 관심 보다는, 이러한 논쟁으로 인해 큰 기업들의 싸움에서 머물지 않고 조용히 등터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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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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