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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1,135·2023. 07. 30

반품에 질린 쇼핑몰 VS 죄수의 딜레마 속 소비자 행동

죄수의 딜레마





얼마전 유튜브를 보다가 대학 교수님이 출연해  ‘게임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워  

1시간 넘는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그 영상을 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우리 일상 전반에 넓게 

게임이론이 퍼져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 중 인상적으로 들었던 일화는 이미 많이 알려진 ‘죄수의 딜레마’ 를  

현재 한국의 상황에 연결한 부분이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란 

‘두 사람의 협력적인 선택이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이야기하는 현상’을 의미하죠. 


보통 죄수의 딜레마는 공범 2명을 취조하는 예시로 많이 사용됩니다.  

공범인 2명을 각기 분리된 방에서 취조를 하면서,  

누구든 자백을 하면 그 사람은 석방되지만 상대편 공범은 3년의 징역을 받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모두 자백을 하면 각각 징역 2년을 받고,  

둘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각각 징역 6개월을 받는다는 것이죠.  

사실 이 사례에서 가장 윈윈은 서로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인데요.


실제 일상에서는 개인이 이익을 취하기 위해 먼저 자백을 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는 겁니다.  

이것을 유튜브 영상에서 교수님이 한국의  

건강보험을 빗대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는 주요한 이유가 바로 이 죄수의 딜레마에 빗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모두가 적당한 치료를 받고 청구를 하면 되지만, 

엑스레이만 찍으면 될 것을 MRI를 찍어 과다한 진료를 받거나,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작은 질병에도 병원 치료를 받는다는 겁니다.


그로 인해 한 개인은 이익을 얻지만 전체 건강 보험 재정은 

고갈의 위협 속에 놓인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는 비단 건강보험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반품’에도 이 이야기가 적용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반품의 경제학과 현재 글로벌 쇼핑몰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반품 규모, 지난 2년새 2배나 증가


(출처: 조선일보)


얼마전 기사를 보니 전미소매협회(NRF)에서 발표한 자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작년 미국 소비자들이 반품을 요구한 액수가 연간 1,000조원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이 금액은 작년 미국 전체 소매업체들이 벌어들인 매출인 6,450조원 중 

무려 16.5%에 해당됩니다. 


지난 2019년에는 반품 규모가 400조원 정도 수준이었는데 2년사이에 두 배나 껑충 뛴 겁니다.  


반품과 관련해 미국 소비자 7,688명을 대상으로  

반품을 해본 제품의 카테고리에 대해 조사를 해봤더니 (중복포함)

의류가 전체 반품의 88% 정도로 나타났고,  

신발이 44%, 전자제품이 43%, 건강/미용 21%, 장난감 1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반품과 관련해 지난 2020-2022년 사이에 왜 이렇게 증가를 했느냐 한다면,  

당연히 ‘코로나’와 ‘비대면환경’을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밖에서 쇼핑을 하기 보다 온라인 쇼핑이 심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쇼핑 경험 강화를 위해 

무료 반품 정책을 많이 시행했던 것이죠.  


그리고 상황과 환경이 맞아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반품 횟수도 증가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소매업체들도 무리한 재고를 보유하다보니, 이를 밀어내기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로 온라인쇼핑을 부추기기도 했죠.  


2023년 4월 기준 미국 소매 재고는 2020년 대비 33%나 증가한 

7,713억 달러였습니다. 재고가 증가하면 소매업체들은 재고를 빠르게 이전시켜야  

재고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할인행사로 ‘밀어내기’를 하는 것이죠.  



반품 처리 비용이 제품가의 66%나 달해  



그러나 문제는 비용입니다.  

실제 반품 대행업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2021년 기준으로 

50달러 짜리 물건을 반품할 경우 판매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33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제품 판매가의 66%에 해당되고, 이는 2020년 대비해 7%나 늘어난 비용입니다. 

아마 궁금할 겁니다. 


반품 비용이 왜 그렇게 많이 나오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반품 프로세스를 생각해본다면 자연히 이해됩니다.  

물류센터는 고도화되어 아마존이나 쿠팡 이런 업체들은 사실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거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제품을 자동으로 분류작업을 해줍니다.


사람이 한다고 해도 각 파레트에 나뉘어진 제품을 찾아 포장하고  

택배사에 제품을 넘겨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반품의 경우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고객이 반품 사유로 보내온 제품이 실제 회수된 제품을 확인했을 때 맞는지,  

물건의 상태는 되팔 수 있는 상태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이죠.  


아마존의 경우 1분 동안 30개 제품의 배송 처리가 가능하지만, 

반품 제품을 30개 처리하는 데에는 10분 넘게 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품 상태가 좋아 즉시 재포장해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도 있지만,

이는 회수된 제품의 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 제품은 하자가 있거나 사용감이 있거나 기타 여러 이슈로 인해  

헐값에 청산업자에게 넘겨야 하거나 버려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50달러 짜리 제품이 반품으로 회수될 경우 이 중 3분의 1 정도만 

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반품무료 정책으로 인해 쇼핑의 횟수도 증가하고 쇼핑몰의 매출액도 상당히 증가했지만, 이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반품 수수료가 다시 부과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매업체 200개를 분석해보니, 2021년에는 반품수수료를 부과한 업체가 33% 정도였지만 작년에는 41%로 8%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아마존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부 반품 소비자에게 추가로 1달러 수수료를 물리기도 합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출합니다.

반품을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거죠.  


작년 미국, 영국 소비자 3천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69%가 반품 비용을 물리는 업체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반품을 무료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다시한번 제일 처음 언급한 게임 이론에서 

‘죄수의 딜레마’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볼까요?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쇼핑몰에서 어떤 소비자는  

한번에 여러 사이즈의 옷을 5-6개 구입해 맞는 제품 1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반품하고 

다른 소비자들은 대체로 반품을 하지 않거나, 반품을 해도 적은 수량만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결국은 한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과도하게 무료 반품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개인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라 생각하겠지만,  

전체 관점에서 봤을 때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과 같이, 

쿠팡의 경우에도 로켓배송, 로켓와우 등에서는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를 악용해 밥먹듯이 무료 반품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쿠팡의 반품률은 꽤 높다고 합니다.  


그럼 이런 무료 반품 서비스를 하는 쇼핑몰들은 가만히 있을까요?  


늘어나는 반품 처리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이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를 하게 될 겁니다.

이를테면 반품에 대한 확률을 기반으로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기업이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반품을 하지 않는 소비자들까지 가격인상에 대한 부담을 함께  

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죄수의 딜레마에서 실패한 결정이 되는 거겠죠. 


어찌됐건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합리적 소비를 하고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의사결정을 하지만,  

그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이 연대 책임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  

공급자들은 꾸준히 걸러내는 작업을 고도화시켜 나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를테면, 꾸준히 반품을 밥먹듯이 하는 고객에게는 

제품 진열을 줄이거나, 아예 품절을 띄우는 방식으로 

개인화된 마케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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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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