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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2,098·2021. 01. 14

나쁜 피드백이 만드는 나비효과

조직의 탁월성과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조직 곳곳에서 평가와 피드백이 한창이다. 각 조직이 가지고 있는 성과 평가 제도는 다르지만, 그 취지는 매 한 가지다. 저마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마주하며 칭찬과 아쉬움을 나누고, 각자의 영역에서 발전의 기회를 찾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각 기업들의 평가제도가 급변하고 있다. 강제 배분 방식을 버리고, 가급적 자주 편하게 누구에게나 피드백을 주는 문화와 인프라를 갖추려는 회사가 급증하고 있다.

 누구나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는 것이기에 부족한 부분을 명확히 인지(Self Awareness)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성장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다. 이에 무언가 딱딱하고 공식적(Formal)으로 느껴지는 '평가'라는 단어보다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피드백(Feed-back)'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특히 '마이크로 피드백', '리얼타임 피드백' 등의 이름을 붙여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각자가 장단점에 대해 보다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이 과정에서 성장의 결실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목적이다.

 피드백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말했다. 피드백의 방법론에 대해서 교육도 받을 필요가 있고, 때에 따라선 툴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진정한 관찰과 진심은 기본이다. 오늘은 피드백을 어떻게 하면 잘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 반대로, 잘못된 피드백이 만들 수 있는 수백 가지의 부작용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두 가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나쁜 피드백은 조직의 탁월성을 떨어뜨린다.
 피드백의 주제를 따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 목적과 구체성이 떨어지는 피드백은 상대방에게 상당한 좌절감을 준다. 가령 지난 3개월간 수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자 1:1을 가진 자리에서 인성이나 태도에 대해서만 늘어놓거나, 그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 없이 제삼자의 가십을 듣고 피드백을 준다면 이를 듣는 사람은 황당할 따름이다.
 특히 피드백을 전달한 사람이 직속 상사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한 개인이 기꺼이 자신의 열정과 시간을 바쳐 공을 들인 노력에 대한 언급 없이 주위를 뱅뱅도는 피드백을 전달한다면, 그 팀원은 다음 프로젝트에 전력투구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탁월성과 완벽성을 만들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 조직의 리더가 반복적으로 나쁜 피드백을 주는 조직은 금세 '무언가 더하기(Do more)' 보다, '덜 하는 방향(Do less)'으로 적응한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게으른 동물일 뿐 아니라, 본능적으로 편한 것을 찾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조직에 비교문화와 냉소주의를 만든다.
 부하직원의 성장을 원한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점만 이야기하는 경우를 종종 맞닥뜨린다. 특히 성과지향형 조직에서 모두가 조금의 여유도 없을 정도로 분주히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피드백 자리에서 온몸에 총을 맞고 나면 그 뒤에 남는 것은 악과 깡뿐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이런 수준의 피드백을 받았단 말이지. 너는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경쟁과 비교문화가 싹튼다. 성과지향형 조직을 착각하는 리더들이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 경쟁을 부추기면 더욱더 탁월한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이런 문화가 자리 잡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상당하다. 롱런은커녕 금세 떨어져 나가는 사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무엇을 가져다줘도 좋은 이야기가 안 나오게 마련이다. 서로 여유가 없는 피폐한 분위기가 가속화되는데, 이 악순환을 깨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냉소주의는 필수적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무엇을 그저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물렁해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자리잡기 때문이다. 

 오해하지 말라. 근거 없는 칭찬과 입에 바른 소리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나쁜 피드백은 조직 전체의 동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탁월성을 잃게 한다. 한 기업에서 인사를 담당하고 조직의 변화를 돕는 사람으로서 필자가 가장 두려운 부분이 바로 이 두 가지다.

 피드백은 대부분 1:1로 프라이빗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발견되기 쉽지 않다. 반복적으로 교육해도 실전에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미 리더들이 가진 습관과 관념에 휘둘리는 경향도 크다. 이렇기에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영역이 바로 피드백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잘못된 피드백이 리얼타임으로 마이크로 하게 진행될 때를 생각해 보자.

 두렵지 않은가? 조직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탁월성을 사라지게 하는 바로 그 피드백 말이다.


원본 작성일: 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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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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