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읽는 가장 쉬운 방법·2,003·2020. 09. 21

유튜브 뮤직 전용 요금제 출시, 음악 앱 지형도 바뀔까

본 글은 전국 1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 내용을 활용해 작성한 글입니다.

멜론, 이용률 크게 감소하며 주 이용률 2위로 밀려

주로 이용하는 음악 콘텐츠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주 이용률이 가장 높은 음악 콘텐츠 서비스는 유튜브입니다(25.1%). 전년만 해도 주 이용률만큼은 멜론이 유튜브를 상당히 앞섰는데(각 32.2%, 22.0%), 올해 멜론 이용률이 적지 않게 하락하면서 주 이용률 마저 2위로 밀려나게 된 겁니다(23.7%, 1순위 이용률 -8.5%P).

혹시 멜론과 달리 유튜브는 무료 이용할 수 있어서 그런 걸까요? 영향이 없다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멜론처럼 유료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는 지니·애플뮤직·바이브 등은 올해들어 오히려 이용률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5.0%P, +3.2%P, +1.4%P). 즉, 지금의 멜론 이용률 하락은 단순히 기존 이용자가 유튜브로 넘어가는 상황이 아니라, 지니 등 여러 유료 서비스로 이용자가 흩어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기사는 멜론이 지난 19년 음원 사재기 논란을 겪은 뒤 도입한 24Hits 차트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합니다. 새로운 집계 방식이 도입된 뒤부터 신곡이 차트에 진입하기 더욱 어려워졌고, 이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멜론을 이탈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각 음악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멜론은 ‘익숙해서’ 이외에는 타 서비스 대비 뚜렷한 장점이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위기 혹은 기회? 유튜브 뮤직 전용 요금제 출시

유튜브는 최근 음악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동영상 앱인 유튜브가 왜 음악 콘텐츠 서비스로 언급되는지 물을 수 있는데, 유튜브는 뮤직비디오나 영상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등 그 자체로 훌륭한 음악 감상 앱이기도 합니다. 또한, 지난 15년부터는 음악 듣기에 최적화된 ‘유튜브 뮤직’이라는 별개 서비스를 운영하며 음악 콘텐츠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죠. 실제로 음악 콘텐츠 서비스 이용률 순위에서도 멜론과 지니에 이은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생각일까요? 유튜브 뮤직은 지난 9월 2일 전 세계에서 한국을 최초로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이전에는 매월 7,900원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중간 광고 없는 유튜브 뮤직 앱을 함께 이용할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는 매월 9,500원으로 인상되며, 매월 7,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뮤직 요금제가 신설된 겁니다. 이에 따라 중간 광고가 포함된 무료 버전 유튜브 뮤직은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더이상 무료로 이용할 수 없더라도 유튜브 뮤직에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 전망합니다. 이미 유튜브 뮤직은 알고리즘 기반의 음악 추천 기능을 필두로,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실시간 차트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 100만명의 이용자를 모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용 요금제 출시는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죠.

이에 음악 콘텐츠 서비스 부동의 1위였던 멜론이 계속되는 이용률 하락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 무섭게 이용자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지니와 유튜브 뮤직 등으로 인해 국내 음악 콘텐츠 시장의 지형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디오 콘텐츠 이용률 감소, 코로나 영향일까?

코로나19로 인한 오디오 콘텐츠 이용 변화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로 이동 중에 소비하는 오디오 콘텐츠가 텍스트·오디오·동영상·웹툰 중 전년 대비 이용률이 가장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5.5%P).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디오 콘텐츠 이용률이 낮아진 건 아닐까요?

그중에서도 어떤 유형의 오디오 콘텐츠에 영향이 많았는지 살펴봤더니, 팟캐스트 이용률이 가장 크게 하락했습니다(-4.0%P). 팟캐스트는 중고생 및 대학생의 이용률이 매우 낮다는 특징도 있는데요. 이대로 점차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콘텐츠가 되지 않으려면, 코로나 상황에도 경쟁력을 갖출 방법이나 젊은 세대에게도 통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라디오·팟캐스트 등 음악 외 오디오 콘텐츠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이용률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가장 이용률이 높은 오디오 콘텐츠 앱 TOP 5에 SBS 고릴라, 팟캐스트, MBC 미니, KBS 콩, 팟빵이 꼽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라디오 앱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SBS 고릴라가 젊은 연령대의 이용자 비율마저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겁니다. 이제 라디오도 젊은 연령대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중요해지게 될까요? 추후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