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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4,506·2020. 06. 12

한 명이 떠나는 비용

직원의 퇴직이 만들어내는 나비 효과

 9월이 시작됐다. 날씨는 선선해졌고, 곧 추석 연휴가 다가온다는 기대감이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다.여름휴가기간이 끝나고 더위가 가시면 많은 기업들은 내년도 농사를 위한 경영계획을 시작한다. 더불어 지금까지 한 해의 2/3를 보내며 작년에 수립한 계획들이 큰 변경 없이 진행 중인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되곤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업 부서장이나 인사부서가 신경을 쓰는 지표가 있다. 바로 퇴직률(Turnover rate)이다.


 퇴직률은 조직관리자에게 여러 의미로 다가온다. 한 부서의 조직문화, 관리자의 리더십, 동료 관계의 건강함을 상징하는 지표로 퇴직률이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속단은 금물이다. 퇴직률이 높다고 꼭 조직이 건강하지 않은 것도 아닐 뿐 아니라, 낮은 것만이 능사도 아니다. 특히 산업과 직무에 따라 퇴직률이 유독 높은 그룹이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적절한 인력 순환이 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퇴직은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사람이 떠나면 그 자리를 누군가 대체해야만 기존의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필자가 발견한 재미있는 포인트는 여기서부터다. 채용에 참여한 많은 리더들과 인사담당은 채용을 결정짓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격(비용)에 민감한 태도를 보인다. ROI를 수시로 언급하고, 전임자와의 가격 비교는 빠지는 경우가 없다. 반면, 퇴직에 소요되는 비용은 이상할 정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미 떠날 사람이라 온갖 정나미가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기존 인력 한 명이 떠날 때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허다했다.

 과연 조직 내 동료 한 명이 떠나는 비용은 얼마일까? 
 많은 연구들이 퇴직 비용(또는 대체 비용)을 산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론들을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인사관리 협회인 SHRM에서는 대체 비용을 산정하는 워크시트까지 무료 배포하고 있다. 핵심은 조직에서 한 명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전임자와 연봉 차이만을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뜻인데, 가령 이런 것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 생산성 : 우선 조직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직원의 생산성은 퇴직일을 기준으로 3~6개월 전부터 하락한다. 퇴직을 고민하고 다른 회사에 인터뷰를 보러 다니며, 연봉 협상과 인생의 의사결정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기 때문이다.

 • 퇴직 프로세스 운영 비용 : 피씨를 반납받고 새 피씨를 불출하는 것부터 시작해 퇴직 안내, 퇴직 인터뷰 등에 소요되는 모든 유관 인력들의 시간과 에너지, 나아가 퇴직자로부터 퇴직 소식을 개별적으로 듣는 동료들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 업무 밸런스 : 우선 한 명이 퇴직하면서 일시적이나마 일을 나눠 가져야만 하는 사람들의 업무 과중뿐 아니라 능숙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생기는 또 다른 생산성의 저하, 불만, 몰입도 하락 등은 때로는 심각한 인사 문제가 되곤 하며,

 • 팀 사기 및 조직문화 : 어찌 됐건 동료가 한 명 떠난다는 것은 조직 전체로 보면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분위기 저하와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항목들은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과 그를 교육시키고 제대로 생산성을 발휘시키기까지 소요되는 자원은 제외한 사항들이다. 뿐만 아니라, 퇴직자가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실무진급이거나 아주 희귀한 기술을 보유한 인력, 업무 능숙도가 아주 높았던 직원이라면 그 비용은 더 커진다.

 필자는 수년 전 실증 분석을 통해, 위에 열거한 모든 간접비용을 포함한 퇴직비용은 평균적으로 퇴직자의 1년 연봉과 맞먹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물론 직급별, 직무별로 차이가 있긴 했으나 평균 이직률이 10% 내외인 소비재 산업군의 한 기업에서 소요되는 모든 자원을 가급적 최대한 고려하여 도출한 결과다.

 결론적으로 퇴직은 비싸다. 직원 한 명을 내보내는 비용이 그의 1년 연봉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수준이라면 리더와 인사담당자는 직원 퇴직을 다분히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에 많은 프로필인지, 퇴직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내 인력들이 많은지, 오피니언 리더였는지 등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오해는 말아달라. 무작정 잡고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인사 규정의 예외를 만들어가며 한 명을 눌러 앉힐 경우 그 뒤에 다가올 후폭풍의 가격이 몇 배는 크다. 다만, 한 명을 들이고 내보내는 일을 더욱 면밀하고 용의주도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돈, 사람, 아이디어는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 소중히 다뤄지는 곳에 머문다'라고 했다(George Walther, CITY GROUP 전 회장). 이직이 활발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그 어느 때 보다 존중받는 지금이지만 역량과 영향력이 큰 직원은 소중히 다루어져야만 머문다. 잊지 말자. 직원의 퇴직은 매우 비싸다.


원본 작성일 : 18.09.08

조직변화기업조직퇴직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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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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