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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437·2020. 05. 28

조직 변화를 꿈꿀 때 물어야 할 5가지 질문 (2)

조직 문화와 공감이 만들어내는 마법

 세 번째 질문. 도대체 조직문화가 무엇이길래?

 여러분은 조직 문화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저마다 생각하는 문화에 대한 생각과 정의가 있기에 이에 대한 하나의 답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란 ‘일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Ways of Working, Ways of Thinking)'이다.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이 어떤 문제(일)를 처리해 나가는 방법과 당연히 따르는 절차, 일을 처리하기 위해 던지는 단계별 질문과 고민을 풀어나가는 방식, 무엇보다 업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시스템)들이 문화 그 자체라 보는 것이다. 조직은 결국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 해결 방식과 사고의 전개가 조직문화 그 자체라 보는 관점이다. 
 조직문화의 구루인 에드가 샤인은 기업/조직 문화에는 세 가지 층위가 있다고 말했는데 [i], 이는 아래와 같다.

 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모든 구성원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기본 가정(Basic Assumptions)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기본 가정이란 모두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명제들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부정을 저지르면 안 돼. 윤리적인 행동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어!’ 등과 같이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체 구성원이 똑같은 공간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런 상태 말이다. 
 두 번째 층위는 한 조직이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가치체계(Belief & Values)와 관련된 것이다. 많은 기업이 저마다 추구하는 핵심 가치, 경영철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기업이 행하는 모든 의사결정의 순간에 나타나 그 힘을 발휘한다. 가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로,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어떤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지를 말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우 ‘즐거움을 사랑하는 마음가짐(FUN-LUVing Attitude)’이 핵심가치에 자리 잡고 있다. 언제든 의사결정에 순간에 직원과 고객이 즐거운 기업활동을 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는 관행과 제도(Artifacts)를 들 수 있다. 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제도나 관행은 그 구성원들의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구글의 멋진 휴게실은 좋은 예라 하겠다. 언제든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스낵바, 자유롭게 동료들과 당구를 치거나, 피곤하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수면 코쿤 등은 직원들에게 자기 업무 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선사했다. 언제든 자기가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일할 수 있는 선택권 말이다. 최근 구글과 애플의 신사옥 이전 역시 이 영역에 해당한다 하겠다. 협업 대상자와 90초 안에 만날 수 있는 공간 디자인, 우연한 만남인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극대화시켜 혁신이 어디서든 일어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사무환경 조성 역시 이런 관행과 제도에 해당된다. 아마존의 피자 두 판의 원칙도 그들의 팀 구성 관행이라 하겠다. 작고 빠른 팀이 민첩한 조직에 딱이라는 철학에서 나온 하나의 규칙이자 문화인 것이다. 이 밖에 다양한 인사제도들 역시 직원들의 운신의 폭과 의사결정의 깊이를 정한다. 이에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문화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 질문. 조직 문화 변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이렇게 문화의 층위를 들여다 보고 나니, 조직 문화 변화의 시작과 끝이 궁금해질 것이다. 많은 기업이 조직 문화 변화를 꿈꾸며 외부 컨설팅 펌에 자문을 구하곤 한다. 보다 객관적 시선에서 기업의 현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고, 문제점을 찾아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다. 이에 대부분에 컨설팅 펌이나 자문사들은 객관적이고 치밀한 진단도구와 다양한 계층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의 아픈 곳을 요목조목 진찰한다. 더욱이 요즘처럼 실리콘밸리의 경영 프랙티스가 정답인 것처럼 인식되는 시기에는 내놓으라 하는 기업의 벤치마킹 역시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결과물에 대한 이미지(Output image)는 야심 차다. 기업의 미션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비전을 명확히 수립하며, 이와 함께 현 상황에 꼭 필요한 핵심가치를 도출하겠다는 보고서가 대부분이다. 위에서 설명한 기업문화 층위에 대비해 보면, 기본 가정과 핵심 가치를 손봐 제대로 된 조직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서라 보면 된다. 
 하지만, 이런 철학, 가치, 비전 등은 쉽사리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상당히 걸릴 뿐 아니라, 전 구성원의 동의와 변화를 이루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었다 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3개월의 컨설팅이나 일시적 자문활동으로 조직 변화, 조직개발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조직의 변화, 나아가 조직 문화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 시작은 가시적인 것일수록 좋다. 즉 관행, 제도, 환경 등을 시작으로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변화에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든 인간은 변화에 저항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인간은 천성적으로 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인다. 저항이 없는 조직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조직임에 분명하다. 저항의 원인 역시 매우 단순하다. 기존의 하던 방식이 아닌 무언가 다른 것이 나타나면 사람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 매우 두려움이 들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을 실시한 다수의 경제학 교수들에 의하면 인간은 변화를 맞닥뜨릴 때, 불확실성이 증가할 때 자신에게 다가 올 손해(비용, Cost)를 이익(Benefit)보다 몇 배 더 크게 생각한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나에게 이득이 뭔데(What’s in it for me?)’를 묻고 내가 감수할 위험(Risk)보다 몇 배 큰 이익이 생기지 않으면,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편한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에 무언가 눈에 보이고, 바로 이익이 될만한 부분을 경험시키고 요목조목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그 거대한 문화를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우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불확실성(Uncertainty)을 제거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의미 없는 제도 변화, 환경 개선으로는 안 된다. 일단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모든 구성원이 궁금해하는 것은 이 변화의 종착지다. 이에 변화 취지와 배경, 기대하는 바와 앞으로 가야 할 여정에 대해서 과할 정도로 소통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 가시성(Visibility)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인 이유 중 하나는 변화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성원 전원이 동서남북의 방향으로 뛰어가서는 안 된다. 목적지를 분명히 해주어야 한 방향으로 걸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자기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화(Clarifying)하는 일이다. 변화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하는 경영진과 임원들, 현장에서 매일같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위 관리자(Manager)들은 변화를 지지하고, 의사 결정 자체를 변화의 방향에 정렬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현장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구성원이다. 모든 직원들은 자신이 변화를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주체라는 점과 더불어 마침내 회사가 변화를 마치고 나면 그 열매는 고스란히 본인들의 열매로 떨어진 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변화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구성원들의 상당수가 변화가 완료된 시점에 관리자나 임원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고, 그때 가장 영광스러운 열매는 회사가 정말 원하는 변화를 마치고 더 크고, 위대한 회사로 성장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질문. 결국 변화는 사람의 문제, 공감이 없다면 변화는 없다.
 그렇다. 결국 조직이 변하고, 문화가 변화한다는 건 그 안에 있는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마음을 고쳐 먹고 행동을 달리 해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이에 변화관리를 주도하는 현장의 리더들과 변화 추진을 담당하는 주관 부서, 그리고 무엇보다 제도와 환경을 만들고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되는 인사부서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변화는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고, 구성원 모두가 쉽사리 변화 방향에 동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멋진 변화의 모습과 목표를 설정하고 나면, 그때부터가 진짜다 [ii]. 
 본격적인 전파와 설득이 시작되어야 하고, 조직 내 전 계층 구성원들이 변화에 동참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일부 리더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대할 수도 있다. 자신의 기득권에 해가 되거나, 본인이 남아 있을 때 까지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하도록 보이지 않는 방해를 하기도 한다. 
 특히 큰 조직일수록 숨을 공간이 많다. 이런저런 핑계를 댈 수 있는 여지 역시 산재하다. 일부는 급하고 바빠서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일부는 시스템이 안 받쳐주니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흥미로운 이미지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너무나 잘 반영하고 있다. 


 사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업무에 파묻혀 살아가는 구성원들 입장에서 고개를 들고 밖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경쟁사들이 어떻게 새로운 무기를 탑재해 나가는지에 대해 모든 동향을 파악하고 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대방이 새로운 무기와 도구를 탑재하고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갖추어 나가는 사이, 자신의 조직은 아무 준비를 하지 않고 변화에 뒤쳐진다면 치열한 시장에서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전멸(剪滅)당하고 마는 것이다. 
 적어도 상대방이 기관총을 갖출 때 우리도 대응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기 위해 고통스러운 변화를 감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경쟁우위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하고,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힘 한번 못써보고 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변화를 유도하며 강요와 통제, 평가와 금전적 보상이 변화를 촉진시키리라 믿는 일이다. 특히 탑다운으로 변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사람들은 말로만 변화에 열광하고, 마음으로는 저만치 떨어져 나가 있는 현상을 목격한다. 사회 심리학자이자 美로체스터 대학 교수인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예고된 보상’이 인간의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현저히 훼손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혁신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최근 기업들의 변화 방향에 평가와 보상이라는 기재가 조직의 창조성, 혁신성을 저해한다는 현상을 말한 것이다. 

결국 구성원들의 변화는 공감이 핵심이다. 공감이 없으면 다 큰 성인들은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제대로 이해가 되고, 여기에서 무언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발견하고, 취지와 배경을 명확히 소화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너무나 소원한 일이다. 특히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기만 해도 별 탈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에 변화관리 초기에 조직의 냉소주의를 관리하는 일은 변화관리 팀의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공감이 없으면 변화는 소원하고, 실행이 없다면 결국 조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에 모든 리더와 인사부서의 역할은 직원들의 마음을 사고, 그들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 취지와 효과를 이해하도록 해야 하는 일이다. 자신이 이에 대한 동의와 주인의식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그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변화의 방향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자는 이야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변화에 대한 감정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어젠다다. 아무리 들어보고 동의를 하더라도 그냥 감정적으로 그 변화가 싫은 사람을 마주한다면 이는 매우 큰 장벽을 만난 것과 다름없다. 이에 변화의 추진력이 다른 부정적인 활동과 연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변화관리 담당이 가장 기민하게 관리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조직을 변화시키는 일, 개혁(改革)을 실현하는 일은 사천지계(四天之界)라 했다. 다시 말해 천지개벽(天地開闢)할 일을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잡아, 천우신조(天佑神助)의 도움으로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비로소 이루어낸다는 뜻이다. 하늘이 네 번 도와야 가능한 것이 개혁과 혁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변화를 어떻게 완수하고자 하는가? 

[i] Schein, E. 1985. Organizational Culture and Leadership: A Dynamic View. San Francisco: Jossey-Bass.
[ii] 통상 미래 변화에 대한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 그럴듯한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에 3~6개월을 보내고 이 보고를 끝으로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조직도 상당수다.


[글을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세 번째 질문 : 조직 문화란 무엇인가?
네 번째 질문 : 문화 변화는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마지막 질문 : 그래서 변화는 언제 일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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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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