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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359·2020. 05. 21

조직 변화를 꿈꿀 때 물어야 할 5가지 질문 (1)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질문에 답하다.

 첫 번째 질문. 기업과 조직, 꼭 변해야 하는가?
 오늘날 그 어떤 기업이건 변화와 혁신에 자유로운 조직은 없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부터 오랜 기간 비즈니스를 영위해 온 전통기업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혁신은 반드시 해내야 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명제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 잠시 눈을 밖을 돌리면 도무지 변화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일들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생존이 어려워졌다. 지난 19년간 미 Fortune 500대 기업 중 52%가 파산하거나, 다른 기업에게 인수당하거나, 사업을 그만하게 되었다[i]. VUCA 시대라는 이야기는 이미 식상할 정도로 많이 들었을 뿐 아니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스타트업의 침공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Fortune 500 중 반 이상의 기업이 단 17년 만에 파산하거나, 합병당하는 등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 HBR


 무엇보다 기술은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경쟁의 온도는 뜨겁다. 2016년 실시한 전 세계 6,000명의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ii]를 들여다보면, 모든 산업, 모든 기능 영역에서 ‘디지털 침략자를 대비하라(Prepare for Digital Invader)’고 말했다.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Airbnb는 그저 웹사이트 하나를 오픈 해 세계 수많은 호텔 체인들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오픈 8년 만에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이었던 힐튼 그룹의 시가총액의 10배를 넘어섰다[iii][iv]. 모빌리티 서비스 모델의 새로운 지평을 연 우버는 휴대폰 앱 하나를 개발해 택시 시장을 뛰어넘었고, 이제 이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는 서비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간 누려오던 경쟁우위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을 조여 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리콘밸리의 차고에서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바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일들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IBV에서 격년으로 발간하는 C-Suite Study 2016의 3가지 핵심

 이에 더해 로봇, AI(인공지능)는 시장과 기업활동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그 누구라도 로봇, 인공지능과 함께 협업하는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인간의 생산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나 SMART Factory 등이 급속히 도입되며 인간은 더욱 인간적인 영역에서,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빠르게 로봇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은 지금까지 인간이 다 다루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 속에서 규칙과 인사이트를 찾아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선사한다. 더욱이 로봇과 인공지능의 적용 속도는 모든 산업, 모든 영역에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지금 바로 이에 대한 적용을 고민하지 않으면 기업은 경쟁우위를 잃게 된다. 경쟁력이란 결국 더 강해지는 경쟁자보다 무엇이라도 더 나은 것이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이미 인간의 적응 속도를 추월. 따라잡는 노력이 없다면 잠시 후에는 영영 쫓아갈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이제 조직 안에서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이 바뀌고 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밀레니얼의 등장에 주목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기, 밀레니얼 리더십, 밀레니얼 사용법 등을 말한 지 10년이 되었다. 그들이 가진 선호와 행동양식이 기존 세대의 그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업 성과를 내는 주축이자 주류인 밀레니얼을 이해하고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도록 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선호와 학습의 방식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가치, 원하는 일하는 방식, 그들만의 사고체계는 기업에게 기회가 되기도 하고, 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워라밸 광풍과 52시간 법제화 등이 경영과 인사의 어젠다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이 속에서 어떻게 구성원들을 동기 부여시키고, 짧은 시간 몰입해 더 큰 성과를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학습 방식이 바뀌고 있는 점은 무섭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기성세대가 무언가 정보를 찾기 위해 처음 하는 활동은 인터넷 창을 열어 구글이나 네이버를 불러내는 일이었다. 하지만 소위 중, 고딩으로 불리는 신세대의 검색도구는 유튜브(YouTube)가 주력이다. 기성세대에게 텍스트가 있다면, 신세대는 영상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최근 기업에서 마이크로 러닝(Micro-Learning)이라는 이름으로 3분, 5분, 10분짜리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 조직에 자리 잡는 직원들이 학습하고 성장하는 방식이 기존의 그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니 이에 맞춘 트렌드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 질문. 조직은 변화할 수 있는가?
 많은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조직과 일하는 방식을 바라보며 부러워들 하곤 한다. 10년 전만 해도 구글과 페이스북을 방문하느라 여념이 없던 국내 기업들은 이제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직 변화란 원천적으로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며, 새롭게 출범한 스타트업이나 돼야 이상적인 조직구조, 혁신적인 업무 방식을 채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그렇다. 사실 조직 변화에 성공한 기업을 물으면 쉽사리 떠오르는 기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한 사례로 자주 등장했던 IBM은 샘 팔미사노 – 루 거스너 – 지니 로메티로 이어지는 조직 변화의 성공 케이스에 종종 등장하곤 했으며, 최근에는 사티아 나델라를 중심으로 새로운 DNA를 가지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마이크로 소프트가 대표적으로 꼽히기도 한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최근 MS가 미국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며 더욱 각광을 받았다. 윈도우즈로 대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브랜드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나아가 디바이스와 협업체계의 대표주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글을 읽는 뭇사람들에게 익숙한 엑셀과 워드는 이제 더 이상 CD를 들고 다니며 개인 피씨에 인스톨시키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오피스 365라는 이름에 걸맞게 웹(Web)이건 앱(App)이건 어디서는 완벽하게 구동된다. 특히 놀라운 점은 그들이 이미 막강한 1위 사업자였다는 점이다.

 대게 잘 나가는 기업들이 환경의 변화나 위기를 맞이하면, 그들이 잘하던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하기 마련이다. 최근 그야말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리테일 환경을 들여다보면, SEARS 백화점이 눈에 띈다. 온라인 쇼핑을 들고 나타난 아마존(AMAZON)에 대항해 그들은 변화의 방향을 자신들이 가진 경쟁우위에 집중했다. 즉, 더 크고 넓고 목이 좋은 부지에 백화점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비참했다. 125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그들의 비즈니스는 문을 닫았고, 아마존은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때 이름을 날리던, 비디어, DVD 대여 전문점 블록버스터(BlockBuster) 역시 똑같은 수순을 밟았다. 더 크고 넓은 매장을 갖추고 대량의 DVD를 채워 넣었다. 필자가 만나본 많은 90년대 생들은 블록버스터는 채 알지도 못했지만, 그들은 자기가 보유한 넷플릭스 아이디를 가지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원하는 드라마와 콘텐츠를 한시도 쉬지 않고 소비하고 있다.

 조직 변화관리의 대가라 불리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존 코터 교수와 세계 최대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변화를 꿈꾸는 기업 중 70% 는 완전히 변화에 실패하고, 23%는 상당한 진통을 통해 일정 부분의 발전을 이루며, 오직 7% 만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고 설명한다[v].
 특히 존 코터 교수는 변화관리 8단계 모델[vi]을 소개하며, 각 단계별로 변화를 꿈꾸는 기업이 해야 할 일들을 요목조목 정리해 놓기도 했지만, 이 역시 8단계를 모두 온전히 수행한다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실감한 기업들이 많고, 모든 단계를 밟는다 해서 변화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코멘트도 더해졌다.

코터 교수의 변화관리 8단계 모델

 그렇다면 변화에 성공한 7% 기업은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이에 대한 답으로 챨스 오레일리 교수는 문화 변화가 수반된 기업만이 그 7%의 영광 안에 들 수 있다 말했다. 하지만 이 대답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갑갑함을 안겨준다. ‘도대체 문화 변화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하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i] Digital Transformation Is Racing Ahead and No Industry Is Immune, Harvard Business Review, 2017. Jul
[ii] Global C-Suite Study 2016, IBM institute of Business Value, 2016. Dec.
[iii] 2008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Airbnb는 영업 10년 만인 2017년 기준 연 매출 26억 불을 달성, 유니콘 신화를 쓰고 있다.
[iv] 2015년 8월 현재 힐튼, 메리어트, 쉐라톤의 시가총액은 각각 232억 달러, 177억 달러, 119억 달러로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인 255억 달러에 하회(2015. 8월 기준)
[v] Aiken, C. & Keller, S. (2009). The irrational side of change management. The McKinsey Quarterly, 2.
[vi] Kotter, J. P. 1995. Leading Change : Why transformation efforts fail. Harvard Business Review, March-April, 73(2), 59-67.


[글을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첫 번째 질문 : 기업과 조직, 꼭 변화해야 하는가?
두 번째 질문 : 조직은 변화할 수 있는가?
세 번째 질문 : 조직 문화란 무엇인가?
네 번째 질문 : 문화 변화는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마지막 질문 : 그래서 변화는 언제 일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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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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