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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르라보 향수를 40만원이나 주고 사는 이유

2022.09.13 11:44

jinhorus

조회수 7,143

댓글 20

일찍이 시작한 초개인화  전략
https://brunch.co.kr/@jinhorus/60
*브런치에서 원문으로 읽으면 훨씬 보기 편합니다


손님? 손님이 왕일까? 우리는 항상 소비자가 먼저이며,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성공한 니치 브랜드들은 조금 다른 듯하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는 게 아닌, 일단 본인들이 가진 생각과 철학을 명확히 한 후 룰을 만든다. 그리고 그 룰 안에서 소비자가 참여하게 만들고 그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에 소개할 브랜드는 르라보다. 니치 향수 중에서도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브랜드로 창업 8년 만에 에스티로더가 인수하며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르라보의 시작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창립자 중 한 명인 에디 로시는 프랑스 출신으로 화학을 전공하다가 우연히 향수원료 및 향료를 개발하는 파르메니히 공장을 방문하게 됐다. 그는 그곳에서 향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2000년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향수 사업부에 취직했다. 그리고 또 다른 공동 창립자 파브리스 페노를 만나게 됐다. 둘은 출장길마다 서로의 꿈을 공유했고, 그렇게 2006년 뉴욕 다운타운의 롤리타 지역에 첫 르라보 매장을 선보였다.


[르라보 공식 인스타그램 피드]


다른 향수 브랜드와 비교해 역사가 상당히 짧은데도 그들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프랑스어로 연구실이라는 뜻을 가진 르라보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지친 소비자를 위로하는 브랜드다. 거대한 매스 브랜드 유통 방식과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조향사의 연구실을 개방해 고객들이 직접 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들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자신의 브랜드가 줄 수 있는 명확한 가치에 집중한다. 심지어는 향수에 얼마나 진심인지 선언문을 작성했을 정도다. 선언문의 첫 문장은 “향수는 너무나도 많지만, 영혼 없이 만들어진 게 많다”로 시작한다. 그래서 르라보는 개개인의 스토리와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개인 큐레이팅 향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별성을 둔 것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향수를 블렌딩해 유리병에 담고, 근사한 이름 대신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라벨로 남긴다. 조향사의 장인 정신과 나만의 향수라는 희소성이 오롯이 깃들어있다. 물론 주문 제작만 있는 건 아니다. 완제품도 판매한다. 가장 유명한 건 상탈 33인데, 이름 뒤에 붙은 숫자는 해당 제품에 들어간 노트 수를 뜻한다. 즉, 33개의 원자재로 향을 추출해 만들었다는 것.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르라보의 성공방정식.


[르라보 퍼스널 라벨링 서비스 안내 이미지]


초개인화에 대한 접근


요즘 다시금 핫하게 떠오르는 화두 중 하나가 초개인화다. 아직도 대기업에서는 현실화시키지 못했는데 이걸 가장 빠르게 현실화한 브랜드가 르라보라는 생각이 든다. 초개인화와 향수는 특히 잘 맞는 부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향수란 건 나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낸다고 생각하기에 나와 비슷한 향수를 쓰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좋지 않은 감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향수를 공유하기 싫어하는 건 나 말고도 대부분이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제품 카테고리적 특성 덕분에 르라보는 대량생산 방식 안에서도 초개인화를 시킬 수 있었다.


지금 대기업들은 소비자의 감성을 배제한 채 개인적 특성에 맞춘 이과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2010년 초반 큐레이팅이라는 키워드가 인기 있었음에도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감성이 아닌 목적성에 꽂혀 있느라 소비자를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제품이 아닌 작품


대량생산 대량판매 방식에 익숙해진 소비자 개개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예쁜 디자인과 브랜드 이름을 통해 전달하는 게 아니다. 만드는 과정과 스토리 자체를 제품에 입히고 이를 소비자가 느낄 수 있게 마련해주고 있다. 단적인 예로 앞서 언급한 상탈 33은 3년간 417회의 시향 테스트를 거쳤으며, 파브리스가 5개월간 이 향수만 뿌리고 다녔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시간별로 어떠한 잔향이 남는지 확인해 다듬는 작업을 계속한 것이다.


남녀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포인트다. 르라보의 시그니처인 로즈 31은 누구나 좋아하는 흔한 향인 만큼 특유의 익숙하고 전형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우드, 머스크 등의 향료를 더해 남성도 즐겨 사용할 수 있는 장미 향수를 개발했다. 일종의 역발상인 셈이다.


[르라보 시티 익스클루시브 라인 제품 연출컷]


희소성의 가치


쏟아져 나오는 향수 브랜드 사이에서 르라보가 빠르게 성공한 데는 지역과 사람의 가치를 부각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특히 시티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그 도시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제품들로 매우 희소가치가 높다. 예를 들어 가이악 10은 도쿄에서만, 프아브르 23은 런던에서만 판매해 그 제품을 구매하고 싶으면 그 도시에 방문해야 한다. 이러한 비상업적인 방식을 계속 고수할 수 있는 건 르라보의 철학이 확실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행히 가끔은 기회를 주기도 한다. 몇 개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매해 9월마다 다른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연다. 이 또한 9월을 기다리게 하는 맛이 있다. 자신들의 룰을 따르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르라보. 단순 친절은 오히려 제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브랜드임이 틀림없다.


자연친화적 브랜드


중성적인 향, 100% 비건 화장품, 유기농, 천연, 친환경 패키지. 나는 예시로 든 이 내용이 마케팅 포인트라고 보지 않는다. 물론 서브적으로 봤을 때는 필수적인 브랜딩 요소임이 틀림없다. 마케팅 포인트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을 때 이러한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더이상의 가치상승이 불가한 채 한계를 마주할 수 있다. 그래서 메인은 아니지만, 서브로는 꼭 가져가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르라보는 이 부분도 적절히 충족하며 나아가고 있다. 



***

브랜드의 가치는 역사와 스토리에서 나온다는 게 과언이 아니다. 현재 화장품 시장은 경제적, 정치적 이슈로 급변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중저가 브랜드로 포지셔닝 잡은 브랜드는 엎치락뒤치락 경쟁하고, 럭셔리 브랜드는 고공행진을 하는 태세다.


2015년 올리브영의 강세로 원 브랜드 숍이 몰락하고, 그들은 브랜드가 아닌 제품 중심의 카테고리 전략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중소브랜드가 자리 잡기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 반대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유럽 해외브랜드는 탄탄한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 중이며, 르라보가 그 중심에 있다. 결국, 인간은 문명과 시대의 흐름을 탈 수밖에 없다. 당신은 지금 카테고리별 경쟁에서 점점 브랜드의 가치와 희소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게 느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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