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마케팅 관련 전공자가 아닙니다. 경력도 많지는 않습니다.

20대 후반, 전혀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하다가 어쩌다 보니

그 회사 마케팅 담당자가 되면서 발을 들였던 남자입니다.

당시 회사에서 마케팅 담당자가 되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그냥 시키는 대로 네이버 블로그 업로드라던가, 카페 관리 등을 하고

블로그와 카페 등을 통해 고객DB를 수집하는 업무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단순한 업무를 하다가, 이왕 발을 들였으니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30대 초반에 퇴사를 하고 광고 대행사로의 이직을 시도하고

쌩 신입의 입장으로 광고 대행사에 입사해 일을 배웠습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세상을 알게 되고 마케팅 관련 정보와 지식이 쌓일수록

점점 더 흥미로웠고, 더 잘 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 출근까지 하더라도 싫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일 한지가 8년차인데 예전처럼 흥미롭지도 않고

열정이 생기지도 않고 무료할 뿐이고 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난 만큼 직급은 오르고 직책도 생겨서 사실 실무 하느라 야근할 일도,

스케줄에 쫓겨 전전긍긍 할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느꼈던 회사의 유니크함이나 신박한 포부 같은 것들도 사라진 것 같고

그냥 오로지 돈만 밝혀서 돈 되는 매체와 상품만 팔고, 직원들에게 주던 혜택도

하나씩 줄여가고, 이래저래 정이 점점 떨어지는 중입니다.

저만 이렇게 느끼는 거라면 내가 마음이 떴나보다 할 텐데

개인적으로 대화 나누는 직원들 대부분이 느끼는 사항만 적은 거라서 팩트가 맞긴 할 겁니다.

광고주 미팅 다니며 비위 맞추고, 기획하고 운영하고 하면서

끝이 보이는 직장생활에 비관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회사 운영진은 영업도 안 하고 어떻게 하면 매체 운영, 상품 판매에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길까,

어떻게 하면 직원들한테 들어가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까만 고민하고 있는 거 같아서

말 그대로 그냥 마음이 떠났습니다.

지금 제 입장에서 나가서 제가 그동안 경험해 온 매체나 상품들 위주로

대행사 창업을 한다면 가능성이 있을까요?

영업은 해본 적이 없어서 어느 정도의 영업력을 갖고 있다고 측정하기가 어렵지만

광고에 대한 아이디어, 기획력, 매체 운영, 광고주 응대로는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아마 제가 나가서 창업을 한다고 하면 함께 할 동료들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선배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