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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1,002·2024. 03. 10

펫(Pet) 커머스 만년 적자에 매각 이슈까지 혼돈의 카오스

펫프렌즈 매각 하나? 


얼마전 국내 반려동물 용품 쇼핑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펫프렌즈가 매각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평소 펫(Pet) 관련 비즈니스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던 터라 1위 기업에게 무슨일이가? 궁금하더라고요.


(출처: 우리집 고양이입니다)


펫프렌즈, 너무 유명한 곳이죠? 


2022년 업계 최초 연간 거래액 1천억원을 돌파하기도 했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2만명으로 2위와의 격차도 상당합니다. 참고로 펫프렌즈가 반려동물 용품업계 1위로 시장점유율 37.6%를 차지하고, 2위인 포인핸드가 1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만 보면 순항 중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매출과 이익 성장률을 살펴보면 한번도 적자를 탈출한 적이 없는 만년 적자 기업입니다. 반려동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다보니 아마도 플랫폼 위치를 공고히하면서 현재의 적자를 극복할 수 있을거라는 판단에 캐시버닝 전략으로 달려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적표를 뜯어보니 2020년, 2021년, 2022년 매출은 각각 314억원, 610억원, 864억원으로 정말 좋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각각 69억원, 114억원, 1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매출이 커지는 만큼 적자폭이 커진다는 것은 비용의 어느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건비 증가일수도 있고, 매출원가의 증가 혹은 마케팅 비용의 상승일 수도 있죠. 이 모든 것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높고요. 


(출처: 펫프렌즈 홈페이지) 


실제 Dart(전자공시시스템)에 들어가서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니 2021년, 2022년 사이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75%에서 73%로 소폭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인건비는 51억원에서 73억원으로 41% 넘게 증가했네요. 그런데 광고선전비는 25억에서 51억원으로 무려 200%나 증가했습니다. 원인을 찾았네요. 사람을 많이 뽑고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인해 실제 매출은 올랐으나 순손실은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그래도 요즘 IMM PE에서 투자한 여러 기업들의 적자폭이 심해지니 순차적으로 매각을 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현재 펫프렌즈의 최대주주는 지분 65.8%를 보유하고 있는 IMM PE 입니다. 2대 주주가 GS리테일로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GS 리테일은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이미 2018년에는 어바웃펫의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펫프렌즈 역시 초반에 50억원 투자, 이어 325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지분 30%를 차지하게 된 겁니다.  


그러나 요즘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최대주주가 매각을 서두르려 하기 때문입니다. GS 리테일은 2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IMM PE가 매각을 할 경우 지분을 우선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우선 매수권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IMM PE와 함께 동반 매각을 하는 태그어롱 권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같이 팔아도 되고 파는 것을 사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GS리테일은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요? 이 이야기에 앞서 GS 리테일의 어바웃 펫 이야기도 함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GS리테일의 오랜 친구, 어바웃 펫


(출처: 뉴시스) 


GS리테일은 펫프렌즈보다 일찍부터 어바웃펫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반려동물 이커머스 시장에 뒤어들었습니다. 2018년에 어바웃펫 지분 66.15%를 보유해 자회사로 키워오면서 주변의 작은 반려동물 기업들을 인수 합병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 용품 제조기업인 여울, 반려동물 용품 도매 기업인 옴므, 반려동물 용품 구독서비스 기업인 더식스데이를 모두 어바웃펫에 합병해 사세를 키웠죠.  


그러나 덩치는 커졌지 이익은 펫프렌즈와 마찬가지로 만년 적자입니다. 어바웃펫의 경우 2021년, 2022년, 2023년을 차례대로 보자면 매출은 257억원, 463억원, (1-3분기) 28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순손실은 155억원, 302억원, 131억원을 기록했죠. 물론 2023년의 자료는 3분기까지만 합산했기 때문에 순손실은 더 커질 겁니다.  


이렇다보니,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반려동물 이커머스 양대 기업 펫프렌즈, 어바웃펫의 적자합이 수백억원 입니다. 깨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생길만한 지점입니다. 


사실 펫프렌즈가 열심히 달려가는 동안 어바웃펫도 사세를 확장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어바웃펫은 반려동물 생활 플랫폼이라는 슬로건 아래 쇼핑 카테고리 제품수가 1만개 이상 됩니다. 그 외에 펫TV, 로그 등 콘텐츠도 보유하고 있죠. 작년부터는 수제간식에 꽂혀서 수제간식 제품수를 상당히 늘렸습니다. 작년 1월부터 6개월간의 수제간식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14.7%가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제품 판매 수도 142종에서 421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수제간식이 최근 TV에서도 많이 노출되면서 반려인들이 아이들의 기념일, 생일, 특별한 날 챙겨주기 위해 구매해서 인스타그램 인증샷에 활용하죠. 


그 외에도 어바웃펫은 GS리테일 산하에 있다보니 GS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GS25에 ‘어바웃펫 전문매대’를 설치해 반려동물 용품 판매량이 많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죠. 이 점은 분명 어바웃펫의 온라인 내에서의 제한된 브랜드 인지도, 매출을 상승할 수 있는 장점이 됩니다. 그 외에도 메리츠 화재와 힘을 합쳐 최근에는 펫보험(실비보험형 의료비 지원이 가능한 보험)이 추가된 멤버십 서비스인 실비클럽을 론칭했어요.  


실비클럽은 월 19,900원을 지불하면 펫보험도 가입되고 수의사 상담 서비스, 쇼핑몰 내 결제금액 최대 10% 적립, 무료 반품서비스, CS 우선 처리 등 혜택을 꽤 집어 넣었습니다. 월 단위로 보험을 취소할 수도 있어서 1년동안 묶어두는 기존 보험 상품 대비 경쟁력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서비스들은 소비자에게는 참 좋은데 기업의 프로모션 비용 증가가 상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독점적 기업, 펫보험, 시장규모 3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반려동물 이커머스 기업들과 유사하게 패션, 명품 커머스 기업들이 쿠폰, 할인, 적립금을 퍼주기를 하면서 소비자를 서로 유치하는데 소비자들은 이를 기가막히게 알아서 체리피커가 되어 열심히 혜택을 누리거든요. 체리피커라기 보다 요즘에는 체리슈머라 부르죠. 좌우간 그러다보면 플랫폼 기업이 1위 기업이 되면 영업이익률이 안정화되겠지라는 착각을 해서 열심히 성장기에 마케팅 비용을 투하합니다. 그러나 1위가 되어도 마케팅 비용은 전혀 줄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브랜드 로열티가 낮고 리퀴드 소비문화로 인해 이제는 혜택 주는 곳으로 유목민처럼 잦게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 이커머스 시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서로 출혈경쟁하고 최저가 경쟁을 하다보니 소비자들은 얻는 혜택은 많지만 기업들의 적자폭은 커질수밖에 없죠. 앞서 펫프렌즈의 손익계산서에서 살펴봤듯이 마케팅 비용이 오히려 2배나 증가했습니다. 어찌 보면 마케팅으로 밀어서 매출을 들어올린 격이 된 모양새에요. 그런데요. 실제 스타트업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매출을 만들어왔습니다. 캐시 버닝 전략이라고 해서 투자를 유치한 후 해당 비용을 마케팅에 집중 투하해서 매출을 올리고, 회사 밸류에이션을 더 높여서 추가 투자를 받고 다시 마케팅에 투하하는 방식을 써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니콘 기업이라 하는 곳들도 커머스 기반 기업 중에 적자인 기업이 상당합니다. 어떤 기업은 소비자의 리텐션(체류시간)을 올리기 위해 돈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1분을 체류하면 몇 원을 준다든지, 매일 출석체크하면 얼마씩 적립금을 준다든지 이런 류의 프로모션은 사실 돈으로 고객의 MAU, DAU를 만들고 리텐션을 만드는 거죠. 그런데 어쩔 수 없습니다.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은 이후부터 매출 성장세를 보여줘야 하는 어떤 압박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독점적 기업, 1위 기업이 된 커머스 기업들이 여전히 힘들고 지친게 이런 것들이죠.  


(출처: 연합뉴스)  


두번째로 펫보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바웃펫을 비롯애 요즘 ‘펫보험’ 관련 상품이 참 많이 보입니다. 저도 우리 반려묘 챙겨줄까 생각도 하는데요. 실제 이렇게 마음은 있는데 의사결정까지 가지 않은 사람들이 반려인 대부분입니다. 


여기저기 펫보험 기사가 많이 보이지만 우리나라 펫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전체 반려가구의 1% 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성장한 수치입니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기준 반려동물 개체수는 799만 마리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펫보험 가입건수는 2022년 7만 1896건, 2023년 10만 9,088건으로 51.7%나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전체 반려가구 대비 가입률을 살펴보면 2020년 0.4%, 2021년 0.7%, 2022년 0.9%, 2023년 1.4%입니다. 정말 미미한 성장세인 겁니다. 


그렇다면 펫보험의 가입률은 왜 이렇게 더딜까요? 사실 여러 원인들이 있습니다. 우선 동물진료 표준진료 코드가 없고 동물진료기록부 발급이 의무화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산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 데이터들이 부족한 상황이죠. 이에 더해 진료비 관련 통계도 부족하니 보험료 산정, 손해율 관리에 있어서 보험사 측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소비자 쪽은 어떨까요? 소비자는 강아지 감기만 걸려도 치료비만 8만원, 10만원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반려동물 치료는 비급여 항목이에요. 그래서 병원마다 가격이 심하면 7-8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아직 펫보험은 ‘비싸다’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대개 펫보험에 가입하려면 월 3만원 전후의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여러분이 실비손해보험을 가입할 때 평소 얼마를 내는지 생각해보면 반려동물에 지불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펫보험 시장의 성장률이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규모 측면에서 살펴볼까요?  

<언더스탠딩>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나왔던 데이터로 이야기해볼게요.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500만이 넘고, 반려견 473만, 반려묘 239만마리를 키워서 총 700만 마리 정도가 집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3년 기준 국내 시장규모는 4조 5700억원입니다.  

그리고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져서 2026년이 되면 6-7조원까지 성장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상당히 큰 숫자인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나누기를 해보면,  러프하게 4조 5700억원 시장을 700만 마리로 나누면 연간 64만원이 나옵니다. 월 환산을 하면 5만원이 나오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1/N로 단순 계산하면 월 5만원 정도 비용을 반려동물에게 쓴다는 겁니다. 물론 고관여층이 있어 더 많은 비용을 쓰는 집도 있겠지만 대충 사료만 먹이고 키우는 집도 있다는 겁니다. 그 중에서 병원에 쓰는돈이 2조원 정도 됩니다. 그러면 4조 5700억원에서 병원비 2조원을 빼면 2조 5700억원이 되죠. 다시 나누기를 해보면 병원비를 제외해 사료, 장난감, 간식 등에 쓰는 비용은 반려동물당 월 3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 월 3만원의 대부분의 비용은 사료값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계산을 해 내려가다보면 반려동물 이커머스 용품점에서 주로 매출을 캐리하는 것은 ‘사료’라는 게 나옵니다. (하지만 사료는 마진폭이 적습니다). 소비자들이 강아지옷, 강아지 장난감, 고양이 츄르에 대단한 비용을 소비하지 않는 겁니다. 그러므로 반려동물 이커머스 쇼핑몰들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GS리테일은 IMM PE가 펫프렌즈를 매각할 때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지분을 매입할까요? 아니면 태그얼롱 조항을 활용해 함께 지분을 매각할까요? 제가 보기엔 GS리테일은 이미 어바웃펫으로 충분히 터지고 있고, 두 업체가 시장에서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나고 있어,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보면 매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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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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