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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생각·710·2023. 10. 16

살이 찐 건 니 탓이 아니야, 사회탓이지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얼마전에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이 저를 이끌었던 이유는 “왜 집중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까?”라는 의문을 갖는 저에게 “문제는 이거야!” 라고 답을 이야기해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책은 45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이었는데요. 다소 긴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옳지! 그렇지!’ 하면서 제가 고민했던 혹은 막연히 그럴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집어주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비율의 아이들, 성인이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의 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2011년 사이에만 ADHD 진단을 받는 사람의 수가 미국에서 43% 증가했고, 여자아이 사이에서는 무려 55%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국 청소년의 13%가 ADHD 진단을 받고, 대다수가 진단 결과로 강력한 각성제를 처방받죠. 그러다보니 각성제 처방 시장은 최소 100억 달러 이상으로 쏠쏠한 돈벌이 산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주의력결핍 과잉 행동장애인 ADHD를 받을까?  

혹시 이 진단은 남발되고 있는것은 아닐까? 혹은 이렇게 많은 비율로 사람들이 진단을 받는다면 이것은 사회적 현상은 아닐까 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도둑맞은 집중력>에 나오는 주요 데이터를 책 속의 내용 인용을 통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과학자들은 학생들 컴퓨터에 추적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그들이 평범한 하루에 무엇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평균 65초마다 하는 일을 전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이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의 중간값은 겨우 19초였다. 성인을 조사해보니 3분에 불과했다. (P.20)” 


“애플의 스크린타임 기능이 알려주는 자신의 일일 핸드폰 사용 시간을 늘어놓았다. 미국인의 평균 스크린타임은 3시간 15분이다. 우리는 24시간동안 핸드폰을 2617번 만진다.(P.35)”


“연구팀은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고 얼마나 그 주제로 오랫동안 논의하는지 추적했다.  2013년 가장 많이 논의된 상위 50개 주제에 한 주제는 17.5시간 동안 머물렀으나, 2016년에는 그 시간이 11.9시간으로 줄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P.49)”



이렇게 집중과 관련된 최근의 데이터값들을 보다보니,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컴퓨터, 네트워크, SNS라는 대형 키워드들이 우리의 집중력을 홀랑 앗아가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오늘날 메타, 구글,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만들어놓은 생태계는 사람들의 혼을 쏙 뽑아놓습니다. 오프라인의 활동보다 온라인에서의 활동이 미덕으로 보이게끔 만들기 위해 이들은 수 백명 아니 수천 명의 엔지니어를 배치해서 ‘집중력을 빼앗을 수 있는 현혹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책에서 나온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한 개인은 자제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하지만, 화면의 반대쪽에서는 우리의 자제력을 꺾으려고 노력하는 천 명의 엔지니어가 있다”고 말이죠.  


이에 대해 작가는 스키너의 비둘기 행동 실험과 빅테크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는데, 저는 이 부분이 정말 그럴 듯한 논리였다고 봅니다.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교정하고 싶고 혹은 이해하고 싶어합니다. 대표적으로 스키너라는 과학자는 비둘기에게 어떤 특정 행동을 하면 모이를 주는 실험을 했었는데요.


예를 들어 비둘기가 왼쪽 날개만 펴거나, 고개를 쳐들 때 먹이통에 모이를 떨어뜨려주었던 겁니다. 이렇게 익숙해지다보니 비둘기는 행동이 강화되었습니다. 

(출처:CANVA)




이는 마치 지금의 SNS와 뭐가 다를까요?  

사용자에게 ‘하트’와 ‘좋아요’라는 버튼을 만들어줬더니 사람들이 셀카찍는 행동을 하고 필터를 씌우고 춤을 추고 매일 좋아요 알람을 확인하면서 행동이 강화되는 것입니다.


마치 모이를 더 먹기 위해 비둘기가 강박적으로 고개를 지속적으로 쳐들거나 왼쪽 날개를 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올리는 것이 아닌건지…


인스타그램이며 틱톡이며 플랫폼 설계자들은 이처럼 스키너의 핵심 기술을 전세계 수십 억명 사용자에게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24시간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매일 울려대는 각종 알람 때문에 우리는 온전히 오프라인의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접촉하는 활동에 방해를 받습니다.

요즘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점심 혹은 저녁을 먹어도 대화에 100% 집중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대화를 하는 도중에 알람이 오면 스마트폰을 확인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각 개인이 온전히 정신 집중을 하고 자제력을 키우려고 해도 거대한 산업의 흐름이 우리의 자제력을 무너뜨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고, 우리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는 마치 ‘비만’과 ‘다이어트’에도 연결돼 있죠.


책 내용 중 다음을 인용하고 싶은데요


“50년 전에는 서구세계에 비만이 극히 드물었다. 오늘 날 기준에서 모두 말랐다. 그러다가 일련의 변화가 생겼다.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 공급체계가 주로 가공된 정크푸드로 이루어진 식품 공급으로 대체되었다.

환경이 바뀌었고 이러한 변화는 우리 신체를 바꾸었다. 우리 몸은 일제히 불어났다. 1960년에서 2002년 사이 성인의 평균 몸무게는 약 11kg 늘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달려들어 사람들이 비만을 피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대신 '다이어트 산업'을 통해 스스로를 탓하라고 배웠다. ( p.237)”


즉 정크푸드, 가공식품이 난립하는 시기에 비만인 사람들에게 산업의 흐름을 지적하기 보다는 “뚱뚱해진 건 내 탓이야. 내가 욕심부렸고 게을렀어” 혹은 “내가 부족한 사람이야” 라고 나를 탓하게 만든 건 아닐까요?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헬스장에서 PT를 끊고 식단을 조절하면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는거죠. 칼로리 따져가면서 밥을 먹고 매일 체중계에 올라 오늘은 몸무게가 어떻게 되었는지 성적을 확인하는 겁니다. 


정확히 제 모습이기도 하고요. 하다보니 어느새 365일 다이어트라는 걸 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도 가끔은 한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이유는 이 긴장을 내려놓게 되면 다시 요요를 겪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연구를 했고, 다이어트를 통해 살을 빼는 사람의 95%가 1년~5년 이내에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합니다.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고 빼 봤자 산업의 흐름을 역행하면서 나 혼자 영양식단을 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달달한 음료도 먹고 인스턴트 푸드도 먹고 햄버거에 콜라를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라는 마음의 위안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계속해서 이를 ‘나의 탓’이라고 합니다. 집중력 결핍도 ‘나의 탓’이라고 온전히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작년에 읽었던 책 중에서 ‘마이클 샌덜’ 교수가 쓴 <공정이라는 착각>이 이 책과 참 많이 오버랩되었는데요. 결국 공정한 경기를 펼치게 해줬으니 진 것은 “너의 탓이야”라고 말하게끔 만든 사회, 산업의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 물결로 인해 개인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 우리는 집중력을 되찾고 건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요? 


(출처:CANVA)




저는 개인적으로 네트워크에 온전히 OFF(떠나는) 시간을 할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부터 제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은 매일같이 들어가던 SNS에 들어가는 빈도수를 줄이거나, 모든 온라인 환경에서 벗어나 오롯이 오프라인 환경에서 책을 읽는 시간을 확보한 겁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읽고 싶은만큼 읽고 덮었다가, 다시 집중하게 되면 뇌에서는 참 많은 결합이 일어납니다. 기존의 책과 다른 경험이 결합되기도 하고 어떤 책은 이전에 읽었던 책과 한데 섞이면서 새로운 인사이트가 나오기도 합니다. 


 뇌가 한번쯤 온전한 아날로그적 사고를 하게끔 기회를 주는 겁니다. 


아마 많은 분들도 자신만의 방법들을 찾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될 부분은 지금의 집중력 저하는 결코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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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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