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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872·2020. 09. 24

사장만 알고 있는 경쟁의 온도

왜 손흥민, 박지성 같은 플레이를 안 하냐고 물으신다면...

 손흥민 선수의 활약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축구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뉴스에서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그의 골 소식을 들으면 진심을 다한 응원이 절로 나온다. 문득 박지성 선수가 언론에 공개한 그의 발이 떠올랐다. 시대를 풍미한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그의 전부나 다름없는 발을 공개했던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낀 느낌은 매우 유사했을 것이다.


'그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뛰고 또 뛰었으며, 남들이 다 자는 그 시간에 벌떡 일어나 훈련을 반복하여 온 몸을 담금질한 것일까? 어떤 동인이 그의 승부근성을 자극하여 기필코 이기고 말리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일까?'라는 질문에 생각이 멈췄다.

 애자일 조직, 동기부여, 이기는 정신(Winning Spirit) 등 인사의 수도 없는 기재들이 오늘날 조직을 뒤덮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수많은 리더들이 원하는 것은 박지성, 손흥민 같은 선수를 조직에 키워내는 일일 것이다. 필요한 그 순간에 나타나 사력을 다해 달리고 마침내 경쟁에서 이겨 성과를 만들어 내는 플레이어 말이다.

 오늘은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전력을 다해 달리고, 보이지 않는 시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훈련을 소화하며, 끊임없이 자기 성장(Self Development)을 만들어내 결국 전장에서 성과(Performance)를 이루어 나가는 동기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물론 이를 경쟁환경에 놓인 기업 조직과 인사의 영역으로 해석하고자 함이 목적이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조직에 박지성, 손흥민 선수와 같은 구성원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리더들은 조직 내  구성원에게 '시장의 오늘, 경쟁의 온도'를 피부에 와 닿도록 설명해주는 노력이 지금보다 백배 더 필요하겠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졸 공채 업무를 담당했던 15년 전, 내가 하는 신입사원 채용 업무가 우리 회사를 어떻게 돌아가게 하는지 정말 몰랐던 것 같다. 도대체 대졸 공채가 회사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우리 회사가 만드는 제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윽고 실제 경쟁이 일어나는 공간에서 어떤 가치를 더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큰 조직의 구성원일수록 시장의 현실과 경쟁의 온도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워낙 업무가 분화되어 각자의 영역이 확고할 뿐 아니라, 정보 역시 각종 사일로에 막혀 쉽게 구하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품 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과 마케팅을 거쳐 고객과 제품이 만나는 접점까지 수천, 수만 단계가 체계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일만 바라보고 처리하는 데에도 하루가 모자란 경우가 허다하다. 저 멀리서 벌어지는 시장에서의 치열한 전투와 경쟁의 오싹함을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이 물불을 안 가린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이유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일을 나눠할 사람이 많지 않으니 본인이 여러 가지 일을 다 도맡아 해야 할 뿐 아니라, 개개인의 역할이 바로 최종 제품(End Product)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곧바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그 즉시 반응하지 않으면 생사를 고민하게 되는 구조에 놓인 것이 스타트업 아닌가.

 제조업 중심의 효율성이 기업 경쟁력을 만들던 시절, 얼마나 일을 잘 쪼개고 거기에 개인이 집중하여 반복 작업을 통해 학습효과를 기대하던 시대를 지나 요즘은 로봇, 챗봇이 단순 반복의 일을 장악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개인의 역할과 아이디어의 효과는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으며 더욱더 시장으로, 고객으로 다가가 생각하지 않으면 경쟁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맞이했다.

 아마존이 22년간 집중한 '고객 집착'이란 결국 전장(Battle Ground)에 직원들을 직접 서게 하는 일이 아닐까. 고객이 있는 바로 그곳(Place)이 시장(Market)이고, 거래와 경쟁이 일어나는 전장이니 말이다.

 사장이 느끼는 절실함과 위기감에 공감하는 직원들을 원한다면, 구성원에게 그들이 서 있는 위치에서부터 경쟁이 한창인 시장(Market)까지 이르는 길을 보여주어야 한다. 시장과 개인의 거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경쟁한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실패한 부분을 분명하게 공론화해야만 모든 구성원들이 경쟁의 온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돌아보자. 직원 사기를 생각한다고 칭찬 일색의 경영회의를 열고, 마치 다른 회사 이야기를 하는 듯한 시장 동향 보고서로 강화해야 할 영역만 실컷 다루는 전략 미팅으로는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마켓의 온도를 체감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사장부터 일선 관리자들이 얼마나 명확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정렬되어 있는지도 중요하다. 회사의 전략과 마켓의 현황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글이 길었지만, 요점은 하나다. 모든 조직 구성원들과 리더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조직 구성원 모두가 시장과 경쟁의 온도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 말이다. 다시 손흥민과 박지성 선수로 돌아와 보자. 그들은 당장 경쟁에서 밀리면 벤치로 나앉게 되고, 이 팀 저 팀으로 팔려나갈 수 있는 환경에 매일 같이 놓인다. 우리 조직은 이 정도의 절실함을 모든 구성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원본 작성일 : 19. 0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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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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