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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919·2020. 07. 16

선발의 미학: select-in, select-out

채용이건 승진이건 모든 선발은 이 두 가지만 생각하라.

 많은 대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가 한창이다. 지난 10월의 한 주말, 여러 대기업의 직무 적성 검사가 몰리면서 수험생들의 눈치 작전과 시험장으로의 이동이 저녁 뉴스에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이제 곧 수능이다. 여러 조건과 점수들의 조합으로 상당한 고민을 해야만 수험생들이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지원을 할 수 있어 보인다. 회사도 예외가 아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평가 시즌이 시작되고, 이 과정을 거쳐 결정된 평가 결과는 고스란히 다음 해의 승진과 개인 경력 경로의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수도 없는 선발 경쟁에 뛰어든다. 요즘 어린이들은 영어 유치원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초등교육기관도 일정한 선발 전형을 거쳐야만 입학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경쟁사회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대목이다.  

 대입, 취업 그리고 승진이라는 인생의 큰 고비고비마다 우리는 선발(Select)의 벽을 마주하게 된다. 합격자로의 선발, 신입사원으로의 선발, 그리고 대리, 과장, 차장으로 선발이 되는 것은 본인이 뜻하는 바를 이루어 나가는 하나의 관문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늘은 이 선발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딱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바로, Select-in, Select-out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말이다.
(참고로 여기서 사용하는 select-in, select-out은 순전히 필자가 사용하는 단어로, 콩글리시라 할 수도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대졸 신입 공채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 중요 이벤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는 점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경쟁률을 이야기해 보자. 요즘은 30~40명을 선발하는 회사에 지원하는 지원자 수가 쉽게 1,000명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취업이 어렵고, 좋은 일자리에 경쟁이 쏠리는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Select-Out :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를 걷어내는 선발]
 가량 1,000명이 지원한 A 회사의 신입 공채 담당자는 여러 전형을 준비한다. 서류 전형을 통해 지원자들이 작성한 내용을 검증하는 것은 기본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니 요즘은 AI가 이를 먼저 읽어 주기도 한다. 또, 다양한 테스트도 진행된다. 가장 보편적인 인지능력 검사(Cognitive Ability Test)나 적성검사(Aptitude Test), 상황적합성 검사(Situational Judgement Test)가 사용되기도 한다. 일부는 일탈행동검사(Derailment Test)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입맛에 맞는 여러가지 테스트를 활용해 지원자 수를 줄여간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지원자 수를 줄여간다!
 기업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도구들이 불완전한 것을 잘 안다. 서류 전형에 적힌 자기소개서만으로 지원자를 떨어뜨리는 일은 너무나 위험하다. '보석 같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사람이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테스트도 마찬가지다. 이 테스트가 지원자의 성과 예측력을 100%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몇몇의 시험으로 지원자를 낙방시키는 일은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 때문에 정말 최소 자격기준(Minimal Requirement)을 가지고 자격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걷어내는, 줄여나가는 일이 선발의 초반부에 일어난다.
 이에 필자는 이런 과정을 Select-Out이라 부른다. 선발 대상자에서 가장 멀리 있는 사람들을 순차적으로 걸러내, 고려 사항에서 제외한다(out)는 개념에서 Select-Out이라 명했다.  

 [Select-In : 여럿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지원자를 찍어서 선발]
 30명을 뽑는 회사에서 면접 자리에 부를 수 있는 최대 지원자 수는 기껏해야 150명(5배수) 정도일 것이다. 면접은 엄청나게 비싼 프로세스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면접위원이 업무에서 나와 별도의 면접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할 뿐 아니라, 지원자와 면접위원이 만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도 산더미다. 더욱이 공채는 한정된 시간에 절대다수의 지원자를 압축해 만나는 과정인 만큼 베테랑 면접위원이 하루 종일 온 신경을 쏟아붓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면접 규모는 최종 선발인원의 5배 수도 많을 수 있다. 많은 기업이 3배 수 정도를 일반적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선발 규모와 기업의 철학에 따라 이는 큰 차이가 있다.  
 자! 게임은 지금부터다. 면접(그것이 몇 차수 이더라도)이 지나면 합격의 고지가 보인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150명의 지원자 중 최종 합격자 30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겠는가. 이 순간부터는 선발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다. 바로 Select-In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Final Round에 참가한 수많은 지원자 중 누가 가장 우리 회사에 적합한 역량을 가졌는지 면밀히 관찰한다. 성장잠재력, 인성, 일을 대하는 태도, 기업관을 넘어 이 산업에, 이 직무에 얼마나 큰 관심이 있는지,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위한 고민, 대학생활의 활동과 그 과정을 통해 얻은 통찰까지 지원자를 탈탈 털어내 검증하고 또 검증한다. 바로 Select-In을 위해서 말이다.  
 Select-in. 수많은 인재 중에서 내가 원하는, 기업이 원하는 단 한 사람을 콕 집어 올리는(In) 선발을 하기에 필자는 이런 선발을 Select-In이라 부른다.

 이를 승진에 대입해 보더라도 이해는 쉽다. 사원으로 입사해 과장까지 통상 7~8년이 걸린다고 하면, 대리, 과장으로의 승진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큰 무리 없이 진행이 된다. Select-Out 개념의 선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직무 성과가 현저히 낮거나, 조직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사람, 또 회사의 철학과 가치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리로 승진을 한다. 차장과 부장의 승격률은 대리, 과장의 승격률보다 현저히 낮다. 특정 직무의 전문성을 비롯해 협업 능력, 리더십과 성과 창출력 등, 수도 없는 항목을 하나하나를 면밀히 들여다 보고 중요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을 Select-In 한다.  
 Select-In의 백미는 임원 선발일 것이다. 수도 없는 리더 그룹, 부장 그룹 중에서 단 몇 명만이 임원으로 선발되지 않는가? 임원이란 기업의 한 Value Chain을 책임지는 수장을 선발하는 일이다. 인사면 인사, 구매면 구매의 최고 리더를 선발하는 일은 더욱 더 깐깐해진다. 이를 통해 수 백명의 리더들 중에서 단 몇 명 만을 콕 집어 선발하는 Select-In이 임원 선발 과정인 것이다.  

 직업을 찾는 대학생이건 직장 생활을 하는 회사원이건 우리는 어떤 선발을 앞두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Select-Out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 자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성실성을 검증하는 항목이나,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초가 되는 어학 등에서 발목이 잡히면 절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를 향한 선발 과정은 그다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Select-In이 되지 않고서는 열매는 없다.
 자신이 원하는 Select-In을 달성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강점과 역량을 가졌는지 통렬한 자기 분석이 필요하다. 남이 보는 눈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자기 인식력(Self-Awareness)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너무나 중요하다. 나는 나의 경쟁자들, 협력자들과 어떤 관계를 이루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원하는 기회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최종 제품에 대한 영향력이 무한대인 시대가 도래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인간의 적응력을 뛰어넘고 있고, AI와 로봇은 우리의 협업 상대가 되는 세상이 활짝 열렸다. 대학도, 기업도 이런 거대한 환경 변화에서 답을 줄 단 하나의 열쇠로 인재를 꼽고 있다. 인재 선발이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2~3배 이상 고도화되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신입 공채 시장은 공급이 수요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로 지원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물론 지금도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잘 안다.)  
 선발을 쪼개 보라. Select-Out 시기에 필요한 전략과 Select-In에 선택해야 할 메시지는 큰 차이가 있다. 선발의 두 가지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맞춤형 대응법을 갖추기 바란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각자가 원하는 삶의 비전과 방향성을 찾기를 더불어 기대해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어떤 선발이건 자신의 명확한 비전과 사랑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Select-In은 소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본 작성일 : 19.11.01

조직변화 기업 선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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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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