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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233·2020. 06. 25

미션, 비전이 밥 먹여 주냐?

왜 우리에게 가슴 뛰는 소명의식과 미래의 지향점이 필요한가?

 수도 없이 들었던 이야기인 것 같다. 큰 조직문화 작업을 할 때 마다, 함께 일을 했던 동료들과 가장 먼저 돌아본 것이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이었다. 이런 말랑말랑한 주제를 가지고 경영진 인터뷰에 들어설 때마다 냉소와 비아냥섞인 질문이 돌아왔다. "그게 모에요?"가 아니면 다행이었다. 특히 사업 일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몇몇 임원들은 "에이. 그런게 어딨어요? 우린 실적이 인격이에요."라는 말을 연신 쏟아냈다.

 최근 또 다시 기업의 근간이 되는 미션과 비전을 돌이켜 볼 일이 생겼다. 다시 나에게 작정하고 물어봤다. 도대체 미션과 비전이 밥 먹여 주는지 말이다. 그저 개념적이고 피상적으로 중요한 것이니 중요하다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정확히 어디로 연결되어 어떻게 효과를 발휘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본 것이다. 

 결국 미션과 비전이 조직을 훨훨 날아가게도 하고, 하루 아침에 죽이기도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소 오싹하지만 사실이다.

 미션은 그 기업의 존재 이유일 뿐 아니라, 탄생(창립)의 조건이다. 수많은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나름의 이유, 가령 어떤 불편한 점을 없애겠다거나, 더 나은 세상를 만들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삼삼오오 모여 사업을 시작하게 되지 않는가. 이는 다시 말해 기업의 자기 정체성이다. '지구를 위해, 사람을 위해 우리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조직과 그 속 구성원들이 되는 셈이다.

 미션은 구성원의 소속감과 자기 동기부여(Self Motivation)로 연결된다. 개인이 느끼는 소속감이란 결국 기업의 본질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서로의 능력을 주고 받으며 일을 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개인의 존재 이유를 완수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때 비로소 소속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미션을 수립하는 것은 기업의 근간을 명확히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구성원이 소화, 내재화 하여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야 하는데 있다. 이에 구성원이 미션을 믿고 이에 정렬되어 있다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동력이 생긴다. 자기 동기부여 말이다.

 비전은 그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고 지향점이다. 따지고 보면 네비게이션과 같다. 미션은 출발점이고 비전은 목적지가 되는 것이다. 비전은 시기와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일단 달성이 되고 나면, 반드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일부는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장기적 비전만이 비로소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나, 이는 기업이 필요에 따라 선택할 문제다.

 2000년 초반만 해도 국내 기업들 대부분은 거의 유사한 비전을 사용했다. '21세기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라는 목표였는데, 어느 기업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비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기업들 역시 다양한 비전을 수립했고 저마다의 방식과 지표들을 통해 구성원들과 소통했다. 필자가 경험한 비전의 지표들로는 '새로운 고객을 10억명 더 확보하겠다'나 '신사업 영역에서 매출 50% 이상' 등도 있었으며, 그저 '2020년에 00조 달성' 등과 같은 다소 일반적인 비전도 많았다.

 비전이 구성원에게 연결되는 이유는 기업이 나갈 방향성. 즉 구성원이 바라봐야 할 시장, 고객, 혁신의 길을 정의하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비전을 나침반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도 많다. 비전은 결국 구성원의 자기추진력(Self initiatives)으로 이어진다. 무언가를 자발적으로 시작하는 에너지 말이다.

 얼마 전 어마어마한 흥행을 이끌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생각났다. 극 중 주인공인 프레디 머큐리의 명대사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I decide who I am" 이라는 한 문장을 회자 했지만, 필자의 마음을 건드린 곳은 그 다음이다. "I'm going to be what I was born to be, a Performer" 라는 대목 말이다.
 이 보다 미션과 비전을 잘 나타낸 한 마디가 있을까?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개별 구성원이 가진 그것과 연결(connecting)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시작점과 종착지를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할 수 있는 기업,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 하자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리더를 기대한다.

 당신 기업의 미션과 비전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는 수 많은 구성원들과 연.결. 되어 있는가?


원본 작성일 : 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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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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