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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보인다 - 매드타임스·896·2019. 05. 18

비교광고는 1903년 10월 28일 황성신문에 나타났다

1876년, 드디어 조선 500년 쇄국이 풀렸다. 일본과 강화조약을 맺고 조선은 중국을 넘어 바깥 세계와 오가게 됐다.

중국은 1840년 아편전쟁에서 지고 2년 뒤 영국과 남경조약을 맺었다. 일본은 1854년 미국과 문을 텄다. 한국은 동양 3개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개항했다. 일본과 통상조약을 맺고 나서 6년 후인 1882년에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 국가와 통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1870년 태평양 건너 미국 뉴욕에서는 록펠러가 석유회사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자, 그는 미국 석유시장을 독점했다. 회사 이름은 Standard Oil. 미국의 표준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미국 바깥 시장으로 진출을 시작했다. 1886년에는 조선에서 10만 갤론이 넘는 석유를 팔았다. 일본을 경유해서였다. 10년 뒤에는 200만 갤런으로 폭증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스탠더드 석유의 등유가 제일 좋다는 것은 알려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1903년 10월 28일자 황성(皇城)신문에는 스탠더드의 솔표 석유 광고를 실렸다. 이 광고가 바로 비교광고이다.

20세기 초 한국의 수준으로서는 뛰어난 일러스트레이션을 넷이나 사용했는데, 가운데 있는 것이 지금으로 말하자면 판매점 간판이다. 오른쪽에는 기름통 그림이 있고 간판 아래에 두 그림이 있다. 둘 다 등잔에 불이 켜진 모양인데, 왼쪽 것은 불길이 가늘고 그으름이 솟아 오른다. 오른쪽은 큼직한 등불이 사방을 비치고 있다. 그리고 그으름 없이 께끗하다. 두 등잔 사이에 타표유(他票油), 즉 다른 상표 등유란 말이 있고 밝은 등불 오른 쪽에는 송표유(松票油)란 글이 있다. 두 상표 이름 모두 한문과 한글로 했다. 솔표유 아래에는 한문 섞인 글로 <송표 석유는 대청(大淸) 외에 대한(大韓) 언문을 이하야 여좌부기함>이라 썼다. 큰 청나라 글 외에 언문으로 부기한다는 것이다. <언문>이란 표현이 있지만 그 무렵에 한글이라 부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하려는 뜻은 한문 뿐 아니라 한글로도 표시했다는 것이다. 큰 청나라 글이 아닌 대한의 글이 있음을 알고 있다는 작은 배려라고나 할까.

바디 카피는 네 가지 제품 특징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광고 카피로 보아 미국식 Reason Why 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 아마 누군가 번역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비교광고는 경쟁업체나 제품을 비방한다는 이유로 오랜 동안 사용하지 못하다가 1990년대(?)인가 공정 거래위원회가 사용을 허용하게 되었다.

가수 나애심이 부른 <과거를 묻지 마세요>란 노래가 있지만, 비교광고의 과거를 물으면 재미 있는 일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미 20세기 초에 우리 어버이들이 이런 광고를 번역해서 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어버이의 날>이 있는 이유를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인섭 (전)중앙대학신방대학원 초빙교수

매드타임스광고역사비교광고신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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