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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카산드라가 전해주는 마케터의 교양·2,243·2021. 01. 14

국내 온라인 뉴스는 이제 네이버를 버려야 한다.

저는 늘 '마케팅은 미디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마케터들이 현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들은 전부 그 시대의 주류 미디어의 특징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 올려드린 내용이 마케팅 기법과 같은 전문적인 마케팅 관련 글은 아니지만, 
제가 미디어 업계의 종사자로써 느낀 부분들을 여러 마케터나 경영자 분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라 생각되어 칼럼 작성을 하였습니다.
다소 냉소적인 시선이 들어가 있어 (몇 몇)해당 업종에 계신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양해말씀드립니다.


아직도 네이버만 처다보고 있는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지난 10년 간 국내 온라인 언론사들이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네이버라는 거대한 포털이 '뉴스검색제휴' 시스템을 위시한 콘텐츠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트래픽 확보를 위해 '뉴스캐스트'라는 뉴스 큐레이팅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는 누구나 네이버에서 편하게 뉴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는 이렇게 모은 트래픽으로 국내 제 1의 IT기업이 된다.

<출처 :  네이버 메인>
개별 언론사의 편집 권한이 네이버에게 넘어간지 오래다
<출처 : 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20>
지난해에도 온라인 언론사 탑(Top)브랜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

한 산업이 전성기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해당 산업과 그 주변에 현금이 얼마나 몰리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한때 언론사에 적용되던 국내 CPP, CPM 광고의 단가가 지금의 10배 이상 높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광고대행사들과 미디어 랩사들의 존재는 당시 국내 온라인 언론 산업이 얼마나 잘나가던 시장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문제는 이 구조가 만들어낸 국내 저널리즘의 몰락이다. 네이버는 '영리'기업이다.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한 윤리적 합의 따위는 네이버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그저 미디어의 생리(대중 미디어는 가십을 먹이로 한다)를 것을 적극 활용했을 뿐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실시간 검색뉴스(줄여서 '실검')는 제 1포털의 지위를 이용해 대중을 집어 삼켰다. 그리고 댓글 창의 활성화는 황색 언론을 더욱 공론화 시켰다. 

<출처 :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지난 2019년 10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의 피해를 우려한 실검 지우기 운동으로 '설리 사랑해'라는 단어가 순위에 올라온 모습

이런식으로 네이버는 막대한 트래픽과 미디어 권력을 얻었고, 모인 트래픽의 일부는 다시 언론사에게 돌아갔다. 눈치가 빠른 몇몇은 이 시스템에 기생하며 엄청난 현금을 가져갔다. 지금 기사의 글이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언론사 페이지에 잔뜩 적용되어 있는 배너, 팝업 광고 들은 모두 이들의 작품이다. 온라인 언론사가 뉴스를 만들면 네이버는 뉴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광고대행사는 상품을 뿌린다. 다시 이것이 반복되면 현금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새로운 금광이었다. 

모두가 윈윈처럼 보였던 이 산업은 지금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1. 2020년 기준 '온라인 뉴스 신뢰도' 4년 연속 전 세계 최하위
2. 각종 광고의 도배와 링크들로 인한 기사 가독성 저하
3. '네이버 뉴스 검색 제휴사'의 매매 시장 활성화로 저품질 양산형 언론사 증가
4. 복붙기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들의 등장과 온라인 언론사들의 전반적인 콘텐츠 질 하락

<출처 :  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20>
국가별 언론 신뢰도에서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보기보다 똑똑해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가차 없이 떠난다. 특히 온라인 시장이라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신뢰를 잃은 국내 온라인 뉴스 산업은 마침 해외에서 들어온 신 기술과(페이스북) 알고리즘(구글)에 의해 균열이 생겼다. 이들에게 더 이상 네이버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런 시스템에 질려있던 얼리어답터들은 떠나고 있었다. 

국내 온라인 뉴스 콘텐츠가 이전처럼 플랫폼의 품질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네이버는 미리 알아차렸다. 오히려 정치 선동, 댓글 조작 등 브랜드의 이미지을 갉아먹는 계륵이라는 것을 눈치 챈 네이버는 지난 3년간 조금씩 국내 온라인 뉴스 콘텐츠의 비중을 줄여왔다. 그리고 2018년에 한성숙 대표(한성숙 대표는 뉴스캐스트의 도입으로 네이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장본인이다)는 마침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네이버는 더 이상 뉴스 편집에 관여하지 않겠다."

현재 네이버는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필립 코틀러가 지적했듯 리테일 2.0시대의 특징은 종합 쇼핑몰의 유흥화(化)다. 없는게 없던 20세기의 쇼핑 센터는 오락, 먹거리, 공연 등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렸다. 온라인의 종합 쇼핑몰이 되고 있는 네이버 또한 이제 (온라인)엔터산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3~4년 사이에 왜 이렇게 스타 웹툰 작가가 많이 생각해보라. 이제 네이버는 웹 드라마, 웹 툰, 뮤직 등 더욱 놀이에 특화된 콘텐츠에 현금을 쓰고 있다. 

<출처 : 구글 검색 화면>
2020년 네이버의 대표 키워드는 '웹툰', '전자상거래'와 같은 쇼핑과 엔터 산업이었다  

검색어 시장과 엔터 콘텐츠로 체류시간를 확보한 네이버가 최근 내놓은 뉴스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추천 뉴스'(개인화)와 '구독 모델'(브랜드 뉴스)의 등장은 이제 더 이상 이전처럼 뉴스를 눈먼 트래픽 확보용으로만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제 네이버에게 필요한 '뉴스'는 가치가 담긴 콘텐츠다.

이는 지난해, 해당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네이버 뉴스검색 제휴가 된)중소 언론사들이 지속적으로 트래픽이 하락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네이버 또한 배껴쓰기나 가십성 기사가 아닌 전문화된 매체의 콘텐츠를 추천 뉴스로 활용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더욱 확실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성장하는 산업에는 돈이 몰리지만 반대로 후퇴하는 산업에는 돈이 빠진다. 실제로 제작년부터 국내 온라인 광고대행사가 계속해서 파산하고 있다. 살아남은 회사는 페이스북에 거대 팔로우를 거느리고 있는 (언론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황색 매체나 커뮤니티로 영업라인을 옮겨 탄 대행사들 뿐이다. 올해 내가 만났던 한 광고대행사의 대표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언론사는 돈이 안돼서 영업 안합니다. 커뮤니티나 페북 매체를 못 뚫으면 저희도 언제 망할지 몰라요"

<출처 : 페이스북>
관심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피드와 지면을 뒤덮는 광고로 도배된 언론매체

한 산업이 무너진다는 것은 지진이 나서 땅이 꺼지듯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밀물과 서서히 잠식해오다 정신을 차리면 한 순간에 고립되는 것과 같다. 웹 로그 분석 업체인 'Internet Trend'가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네이버와 구글의 뉴스 미디어 콘텐츠 점유율이 구글 쪽으로 역전됐다. 상황이 이럴진데 여전히 언론사 사람들과 미팅을 하면 아직도 거의 대부분이 네이버 타령을 하고 있다. "네이버가 망한다고? 턱도 없는 소리!" 

혁신적인 산업 모델은 기존의 자리를 먹고 자라난다. 기존 산업에 적응한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 시스템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이를 대처하지 못해 허무하게 그 자리를 내어준 사례는 역사적으로 너무나도 많다. 물론 아직까진 네이버 뉴스 검색 제휴사로 등록이 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은 트래픽과 돈을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제 뉴스는 프리미엄 모델과 개인화, 그리고 고급 큐레이팅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네이버 뉴스 시스템에 적응해왔던 언론사들도 선택을 해야 한다. 디지털로의 전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필름 카메라처럼 되기 싫다면 말이다.


"요점은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시적으로라도 야후가 자신들의 뉴스를 취할 수 없도록 하는 겁니다. 그 결과 야후에서 오는 수입은 감소하겠지만, 그런 시절을 거치더라도 야후가 본인들의 '직영점'에서 제대로 뉴스를 판매하겠다는 결정은 중요하며, 앞으로 그런 경향은 점점 뚜렷해 질 겁니다."


 - 사사키 노리히코 뉴스픽스 편잡장, 2016년 다이칸 야마 츠타야 대담 중, <앞으로의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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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카산드라
언론 미디어 인큐베이팅 '엠브로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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