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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텔·리조트 사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아난티 이야기

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2,966·2020. 09. 03

세상에서 가장 나쁜 리더

리더는 굿맨이라는 신드롬에서 빠져나오자

 서점에 들르니 수도 없는 종류의 리더십 책들이 즐비하다. 사실 누구든 옆구리를 쿡 찌르기만 해도 OO리더십, XX리더십 등 몇 가지는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리더십 모델들을 열거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자유방임형 리더십, 카리스마적 리더십, 거래적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등에서부터 서번트 리더십, 진성 리더십, 공유 리더십, 팀 리더십, 애자일 리더십까지 숨이 찰 정도다.

 사실 여러 종류의 리더십 모델들이 각광을 받으며 많은 직장인들에게 리더란 그저 '좋은 사람, 완벽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강하고 깊숙이 자리 잡은 듯 싶다. 역지사지와 언행일치를 시작으로 구성원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면서 팀원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아가 각 개개인에게 맞춤형(?) 관심을 두고 그들의 선호를 줄줄 꾀고 있는 완전무결한 사람을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리더건 팀원이건 이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이론과 서적들을 뒤적이다 보면, 그저 좋은 리더는 무엇 무엇을 해야 한다는 숙제뿐이다.

 다시 그 시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리더십은 왜 생겨난 것일까? 리더십의 원조이자 바이블 격으로 불리는 40년이 넘은 책 '리더십(Leadership, Burns, J. M., 1978)'을 들쳐보면 어렴풋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이 성장하면서 분업이 심화되고 공장에 라인이 체계를 갖추어 가던 시절, 유독 성과가 좋은 팀(?)들이 눈에 보였다는 것이다. 구성원 대다수가 볼트와 너트를 조이는 환경에서도 몇몇은 사람들과 함께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냈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며, '과연 특출난 성과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고 그들의 특징은 어떤 것들이 있느냐'에서 시작된 것이 리더십이라는 점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렇다. 리더는 각 조직이 가지고 있는 목적과 성과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다소 진부한 답을 찾은 것이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수많은 리더십 앞에 그저 팀원들을 이용해 성과를 잘 만드는 사람이 리더라고 답하면 당장 달려올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다만, 그 본질을 찾자면 우리는 여전히 '조직과 팀이 원하는 목적, 그리고 성과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 리더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카리스마적이라는, 변혁적이라는, 또 애자일이라는 양념이 더 해지기 전에 리더의 최소 자격 요건을 점검해 보면 좋겠다. 물론 여기에도 갑론을박이 많겠지만 오늘은 리더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단 한 가지,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될 단 하나의 원칙을 찾아보고자 한다. 더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나쁜 리더, 절대 해서는 안될 한 가지 행동을 꼽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악의 리더는 무능을 방관하는 리더다. 얼마 전 HBR에 가슴을 울리는 한 문장이 실렸다.「혁신적 조직문화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아티클 중 한 꼭지로 '실패는 용서해도 무능함은 용서하지 말라(Tolerance for Failure but No Tolerance for Incompetence)'라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리더는 굿맨'이라는 신드롬과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리더 되기 운동'에 동참하는 흐름 속에서, 차마 무능함에 칼을 댈 엄두를 못 내는 리더들이 안쓰러웠다. 싫은 소리라도 하는 날에는 리더십이 없는 사람, 조직관리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마음 졸이는 리더들이 적지 않으리라. 하지만 그저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리더, '틀리면 고치면 되지'가 수도 없이 반복되는 리더, 기준과 원칙을 유연함과 헷갈리는 리더에게 좋은 팀과 훌륭한 구성원은 소원하다. 무엇보다 완결성과 탁월함이 결여된 조직에서 끊임없는 사고처리가 반복된다. 

 리더는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활용해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라 했다. 우리는 어떤 결과물을 성과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반복해 발생하는 사고와 실수에 대한 수습을 성과라 말할 것인가, 아니면 그 조직이 꿈꾸던 일들을 차근차근 만들어 내는 일을 성과라 부를 것인가?


원본 작성일 : 19.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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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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