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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991·2020. 08. 20

글로벌 기술 기업이 목숨처럼 지키는 3가지

Transparency, Diversity, Alignment

 코로나 이전과 이후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기술 중심 기업(Tech / IT)의 더욱 가파른 성장과 독점을 꼽을 수 있겠다. 지난 3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주식 시장이 엄청난 폭락을 겪을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는 글로벌 경제를 수렁으로 빠뜨리고 장기 경기침체(Recession)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들은 금세 원상회복을 해 나갔고, 그중 단연 IT 기업의 주가는 최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물론 실물경제와 주가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고, 또 다른 위기를 주의해야 한다는 소리는 끊이지 않지만, 이 과정에서 경험한 언택(Untact)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하는 뉴 노멀 라이프의 승자는 단연 Tech 기업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카카오, 네이버는 기존의 굴뚝 기업을 제치고 시가총액 최고 기업 순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 서비스는 그 간 사용하지 않던 세대의 급속한 유입을 경험하며 시장 확대와 지속 성장의 모멘텀을 이어갔다.

 비단 IT가 아니더라도 지난 수년간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혁신을 만들어 온 기업은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과 인사제도를 공부할 기회가 생겨 그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니, 눈에 띄는 공통점들이 발견되어 여기에 정리한다. 운영의 철학일 수 도 있고, 일상 의사결정의 기준일 뿐 아니라, 실행의 가이드를 주는 잣대가 되기도 하는 사항들이니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첫 번째는 투명성(Transparency)이다. 
 기술 기업의 운영 기재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투명한 소통과 오픈된 의사결정 체계다. 이는 기술 개발, 신사업 전략부터 직원들 개개인의 평가와 보상, 성장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기술 전략을 수립/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이 확보한 정보를 전문가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필수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장 최신 정보와 경쟁사 동향에 학습되어 있지 않다면, 최적의 판단이 나오지 못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기술 전략은 한번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수세에 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습된 리더들 사이의 다자간 협의 체계(Team Based Decision Making)는 핵심 중 핵심이라 하겠다.
 최근 코로나 치료제로 유명세를 탔던 길리어드나 코닝, 3M 등은 자사의 자원 배분, 전략과제 선정, 장기 원천 기술 개발과 단기 상업화 과제 등을 결정하는 그들만의 커미티를 운영하고 있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모든 사항이 그 자리에서 투명하게 교류하도록 하고, 끝장토론과 다자간 합의 방식을 통해 오류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한다.
 이런 운영 철학은 인사 프랙티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술 전문가에 대한 평가나 보상에 투명성과 가시성을 더하는 노력이 더해졌다. 협업을 함께한 동료들의 경험과 평가는 한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조직적 공감을 얻는 성과의 인정과 보상에도 적용된다. 무엇보다 내가 들인 노력과 기술 개발의 결과물이 정확히 어떤 제품에 활용되고, 얼마만큼의 재무 성과를 거두었는지도 할수 있는 최대한 설명한다.

 두 번째는 다양성(Diversity)이다.
 기술 기업이 목숨처럼 지키는 두 번째는 다양성이다. 사실 다양성은 말할 것도 없다. 트럼프가 폐쇄적인 정책을 연신 쏟아낼 때 이를 가장 규탄하고 나선 기업은 다름 아닌 실리콘밸리의 IT/기술 기업들이었다.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은 자신들의 다양성을 배가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의 인재들을 활용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에 찬물을 끼얹는 트럼프의 돌발적인 정책적 결정을 좌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양성은 비단 인종(다문화)과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장애, 세대, LGBT 등 이제는 그 범위와 실제 적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회사가 원하는 기술과 경험, 재능과 지식을 가진 인력들이라면 그 어떤 제약 없이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고, 다양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 다양성은 혁신의 원동력이다. 기술기업에 필요한 폭발적인 혁신을 만들기 위해선,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필수적이다. 기술 중심 기업으로 각광받는 노바티스, Nestle, IBM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다양성은 이미 '사고의 다양성, 문제 해결의 다양성'으로 진화 중이다. 단순히 경영진 또는 임원 내 여성 비중, 인종의 구성 등 단순한 헤드카운트의 문제를 훌쩍 넘어 기술 개발과 혁신에 다양성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도록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단어가 유명세를 탄지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이런 방식을 통해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 회사 복리후생 제도 개선, CSV/CSR 활동 방식의 결정 등이 일어나는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IBM의 JAM을 들 수 있는데, 전 세계 임직원이 온라인 공간에 들어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쉬지 않고 쏟아내는 토론회라 생각하면 쉽다. IBM은 신사업의 아이디어 공모뿐 아니라 그들의 핵심가치, 새로운 평가제도도 JAM을 통해 선정했으며, 특히 Value Jam이라 불렸던 핵심가치 선정 과정은 쉬지 않고 72시간 동안 전 세계 직원들이 진행해 화제가 됐었다.

 마지막으로는 정합성(Alignment)이라 하겠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기술, 결국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분명한 지향점이 핵심 중 핵심이다. 글로벌 기업의 인사 제도나 일하는 방식을 뜯어보면, 그들의 미션과 비전, 핵심 가치가 업무나 직장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의 14가지 리더십 원칙이나 J&J의 크레도 등은 매 의사결정의 순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수차례 목격했다. 그 안에서 비즈니스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이를 실현하는 핵심 요소로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즉 기술은 비즈니스를 통해 그들의 미션과 비전을 이루어 나가는 기재이며, 기술 없이 그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믿음과 공감대가 강하다.
 기술과 비즈니스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술이 기업이 원하는 꿈을 달성하는 비즈니스를 실현하도록 돕는 방법론의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기술과 비즈니스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리지 않도록 정렬(Alignment)을 맞추는 노력이다. 자칫 기술을 위한 기술, 그저 기술력을 과시하는 활동들이나, 연구자나 개발자의 자기 만족감을 높이는 시간과 노력보다는 끝까지 비즈니스 실행을 가속화하고 혁신을 통해 비전을 달성하는 기술이 우선시된다.
 물론 다소 엉뚱해 보이는 기술이나 개발 과정에서의 실패가 일방적으로 무시당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 유명한 3M의 포스트 잇은 접착제 개발 과정에서 생긴 실패를 통해 신제품이 탄생한 사례일 뿐 아니라, 람데시비르도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던 약품을 코로나에 적용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케이스다.
 자칫 단기 상품화에 치중되지 않도록 장기 기술이나 원천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이에 대한 자원과 비용을 미리 할애하여 그야말로 혁신 기술이 탄생하도록 지원하는 일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 방향성이 비즈니스를 향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즈니스의 성장과 기술을 연결지은 인사 제도를 소개하자면, 단연 RSU 형태의 주식 보상이라 하겠다. IT 기업 중심으로 연간 인센티브를 주식으로 보상하는 프로그램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주식 보상의 세부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그 취지는 같다. 혁신에서 성장을 만들고, 성장이 곧 보상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공식이 조직 내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뜻이다.

 위에서 말한 투명성, 다양성, 정합성은 때로는 기업 운영의 철학으로, 때로는 실행 원칙으로 작용한다. 인상 깊었던 것은 기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이다. 경영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부터 인사제도와 일하는 방식, 말하지 않아도 지켜지는 조직 생활의 기준이 모두 이 세 가지 가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조직 운영이나 기업의 가치는 상이하지만, 기술 기업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공통점을 통해 조직 변화 방향과 인사제도 개편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바란다. 최근 코로나를 비롯해 조직 내 인력 구성, 세대 변화, 일하는 방식 혁신 등 기업이 맞닥뜨린 어젠다가 한가득이다. 완전히 다른 구성원들의 선호, 보다 빠른 성장과 성과에 대한 즉각적 보상,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소통을 원하는 직원(고객)의 니즈도 복잡, 고도화되는 시기 아닌가.
 많은 리더들과 다양한 조직의 인사 전문가가 회사에서 운영되는 제도를 기획하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며 투명성, 다양성, 정합성의 프리즘을 적용해 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비즈니스기술기업핵심가치조직경영기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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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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