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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리고 사람 이야기·1,353·2020. 04. 23

리더십은 미리미리

다 커서 갖고 싶다고 가져지는 것이 아니다.

리더는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으로 술자리에서 참 많은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심리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는 많은 선배님들과 박사님들을 만나봐도 이 질문에 대한 단 하나의 정답은 없었다. 수많은 학자들도 리더는 혹독한 자기 관리와 솔선수범으로 얼마든지 만들어진다는 주장을 하는 부류와, 태어날 때부터 리더의 피는 다르다는 논문을 쏟아내는 교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과 자질이라는 것이 일부는 변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또 일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자신을 따르는 팔로워들과의 소통, 주변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상, 적절한 권한 위임과 동기부여 등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리더의 필요 자질 리스트에 올라 있을 것이다. 다만 최근 10년 새에는 수평조직에서 요구받는 리더의 역할, 팔로워들의 자기 학습 강화, 이를 통한 자기 변혁(Transformation)을 이끌어 내고, 애자일 조직을 훌륭히 이끌거나, 재택근무 확산과 긱(GIG) 워커의 활용 등은 새로운 리더의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리더십 홍수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리더란 좋은 사람이라는 굿맨 신드롬(Good-man Syndrome)이나, 무엇이든 다 잘해야 하는 슈퍼맨으로서의 리더라는 관념은 이 시대 리더들을 옴착달싹 못하게 하곤 하기도 한다. 


  오늘은 이토록 복잡하고 갖춰야 할 것이 많은 리더십을 언제부터 가르치고,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렇다. 이 역시 리더의 역할 중 하나다. 자신의 동료 부하들이 적절한 리더십을 길러나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리더의 모습으로 독립하며 우뚝 설 수 있게 해주는 후배 양성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일 것이니 말이다. 벌써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리더십이 일정 부분 교육과 반복,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배려, 무엇보다 상당한 인내와 통렬한 깨달음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고 믿는다.


  여러 기업의 역량모델(Capability Modeling)을 들여다보았다.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을 들여다보니, 이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우선 첫 번째로는 전 직원이 계층에 상관없이 모두 리더 역량을 요구받는 유형이다. 누구나 리더라는 생각으로 그 회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리더 자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를 가진 회사들로는 GE, J&J, P&G 등이 있는데, 전통적으로 내부 인재를 리더로 성장시키는 'Built within' 전략이 강한 회사들이다. 까다로운 신입사원 선발을 통해 회사에 가장 적합성(Fit)이 높은 인재를 뽑고, 이를 장기간에 걸쳐 리더로 양성해 대부분의 리더를 자체 수급하는 회사들이다. 


  두 번째 유형으로는 계층별 필요로 하는 역량을 분리한 모델이다. 쉽게 말하자면 간부 이상(과장급 이상)에게 요구되는 리더 역량과 사원급의 기본 역량을 분리해 운영하는 회사들이다. 흥미롭게도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은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기업이 많았다. 물론 리더 역량을 요구받는 직원들은 사원들에게 요구되는 기본 역량들을 모두 갖추고 그 위에 리더 역량을 추가로 얻는 개념으로 설계된 역량모델이다. 이 경우 어느 시점이 되면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시간과 계층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마지막 유형으로는 전 직원이 반드시 탑재해야 할 공통역량과 간부나 리더 이상이 갖추어야 할 리더 역량을 모두 함께 보유한 그룹이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회사도 전 계층이 꼭 갖추어야 할 공통 역량(Foundational Competency)과 일정 직급 이상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역량(Leadership Capability)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업으로 거듭난 Microsoft를 비롯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재 이 모델을 채택 중이다. 



다시 오늘의 주제로 돌아오자. 그래서 리더십을 간부가 되는 첫날부터 가르치고 요구하면 될까? 리더십과 리더다움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학습하면 결국 현장에서 발현되는가? 에 대한 고민 말이다. 사실 이 고민은 필자가 직접 구성원을 리드하면서 수도 없이 물었던 질문 중 하나다. 조직 내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곧 리더 포지션을 맡아야 하는 상황, 리더가 빠지면 바로 그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도 리더다움에 대한 고민과 그에 걸맞은 행동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자신이 팀장이 되고도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어떻게 하라는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리더를 임명하면 그에게 필요한 여러 자원과 가이드를 제공해 주는 것은 일정 부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게 없다고 리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리더답지 못한 행동 아닐까.


  간결하게 주장하고자 한다. 리더십은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직원들의 성장 경로를 보다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1~3년 내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을 시점이 되었다면 리더십에 대한 어젠다를 테이블에 꺼내 놓아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수평조직과 성과 중심 인사 운영이 기본 중에 기본이 되면서 젊은 리더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스타트업 역시 마찬가지다. 빠르게 성장한 젊은 인재들, 젊은 리더들은 많지만 훌륭한 리더십에 대한 간단한 기본 조차 들어본 적 없는 리더도 부지기 수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강의를 듣는다고, 몇 번의 교육을 받는다고 리더십이 훌륭해지지 않는다. 다만, 내가 리더십을 발휘할 순간에 나는 어떤 생각과 행동과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경험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박자 빠른 준비가 절실하다는 말이다. 


  필자의 간단한 경험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채용팀장 시절 수도 없는 임원 채용을 경험하면서 발견한 노하우니 믿어도 좋다. 크고 좋은 기회나 자리에 앉게 될 임원을 선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리더십이었다. 한 밸류체인의 수장을 뽑는 자리에 왜 리더십인가를 묻는다면, 답은 자명하다. 리더십이 준비되지 않은 리더는 그 밸류체인 전체 조직을 병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커리어와 더 큰 성과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리더십을 간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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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삼성물산, IBM, 로레알에서 현업 인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인사,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과 연구를 경험했다.
현재 ‘조직과 사람 이야기’라는 제목의 브런치(brunch.co.kr/seanchoi-hr)를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인재경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고용가능성-목마른 기업, 애타는 인재가 마주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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