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서 생각나는 과일이 있으신가요?
[겨울왕국] 하면 떠오르는 음악이 있으신가요?
[곰돌이 푸]가 좋아하는 음식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이 사과, 렛잇고, 꿀을 떠올릴 거예요. 이렇게 스토리 안에서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치나 잊히지 않는 경험들이 있죠. 이런 경험들로 인해 스토리를 더 좋아하게 되고, 스토리를 경험하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아요. 그 장치들만 봐도 작품이 떠오르게 되니까요.
브랜드에도 이런 장치가 있다면 어떨까요? 이번 시간은 모두에게 기억될 단 하나의 장치 만들기 '시그니처'에 대해 전해드리려 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무기가 될 수 있는 한 가지는 어떤 게 있을까요? 끝까지 함께하시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시그니처가 뭐죠?
'시그니처(Signature)'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Signature는 '서명'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서명을 하는 사람의 고유한 흔적을 의미하죠. 그것은 무언가로 대체되지 않고,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합니다. 즉, 고유한 특징, 상징 또는 정체성을 말해요.
브랜드에서는 보통 개인이나 브랜드를 대표하는 독특한 요소를 일컫습니다. 브랜드 경험에서의 시그니처는 꼭 경험해야 할 단 한 가지로 볼 수 있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을 드릴게요.
"맥도날드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버거, 어떤 게 있으세요?"
"버거킹은 어떤 버거가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아마 많은 분들이 맥도날드 하면 '빅맥', 버거킹 하면 '와퍼'를 떠올리셨을 거예요. 실제 매출 비중도 대표 메뉴인 만큼, 빅맥과 와퍼가 언제나 1위예요. 아무리 신제품이 나오고, 화제를 일으키더라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꾸준히 찾고, 또 매출에도 안정적으로 기여하는 존재가 바로 '시그니처'예요.
제가 몸담았던 노티드는 어떨까요? 많은 분들이 노티드 하면 '우유 생크림 도넛'을 떠올리시죠. 신메뉴가 늘어 케이크와 도넛까지 전 메뉴를 합치면 20개가 넘지만, 수년째 여전히 50% 넘는 매출을 차지하는 건 우유 생크림 도넛이에요. 이걸 기반으로 브랜드도 성장할 수 있었죠.
온라인으로 제품을 팔거나,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팔거나, 어떤 음식을 팔기 위해서는 결국 하나의 시그니처를 만들어야 해요. 자리를 잘 잡은 시그니처는 안정적으로 매출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고객을 불러 모으고, 또 계속 찾게 하는 역할을 할 거예요.
시그니처가 필요한 이유
- 모두에게 기억될 단 하나의 주인공 만들기
브랜드에도 시그니처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생각만큼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해요. 세상에 수많은 브랜드와 수많은 제품들이 있거든요. 하나의 브랜드에서 1개만 명확하게 기억시켜도 성공적이죠. 특히 브랜드에서 시그니처가 필요한 이유는 2가지예요.
① 인지 ② 매출 측면이죠.
어떤 시그니처 메뉴나 제품을 보고 바로 특정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어요. 또 브랜드를 경험할 때 바로 시그니처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객의 선택 과정과 시간을 줄여주죠.
그리고 잘 만든 하나의 시그니처는 매출 측면에서 크게 기여해요. 식당에서 5가지 메뉴를 선보일 때, 온라인 스토어에서 5가지 상품을 선보일 때, 모두 똑같이 20%씩의 매출을 가져가게 될까요? 아니면 그중 한두 가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까요? 놀랍게도 후자인 경우가 많아요. 잘 만든 시그니처 메뉴, 제품은 70~80% 혹은 그 이상의 매출에 기여하기도 해요.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커머스도 대부분 같아요. 하나의 시그니처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나아가셔야 해요. 잘 키운 시그니처는 다음 히트 상품, 히트 메뉴를 선보이기 전까지 안정감 있는 매출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요. 또 훌륭한 영업사원이 되어 사람들을 계속 끌어들이고 다시 찾게 해요.
스타가 필요해: 시그니처를 무기로
- 여러 개를 동시에 하기 vs 한 가지에 집중하기
우리의 브랜드에서 꼭 경험해야 할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반드시 꼭 사야 할 한 가지 대표 제품이요. 고객이 취향껏 고르는 거니까 많은 종류의 메뉴와 제품을 준비했다면 스타가 탄생할 수 없어요. 단 하나부터 만들어서 밀어보세요.
생각보다 고객들은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해요. 너무 많으면 오히려 선택하지 못하죠. 꼭 먹어야 할 1개의 메뉴로, 1개의 제품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하고 기억시키세요. 브랜드를 처음 만나는 고객이 어디서든 그 한 개의 스타를 만나게 하세요.
"거기에 가면 OO 있잖아. 그거부터 먹어야 해!"
"거기서는 OO부터 시작해야 해."
고객들 사이에서 이 말이 자동으로 나올 때까지요. 단 하나의 스타부터 먼저 탄생해야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스타 메뉴, 제품은 우리의 브랜드를 스타로 만들어 줄 거예요. 돈도, 시간도, 사람도 작은 브랜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밀려고 하면 쉽지 않을 거예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시그니처?
브랜드에서 경험해야 하는 단 한 가지를 '시그니처'라고 했죠. 그런데 이 시그니처가 메뉴나 제품이 아니라 다른 게 될 수도 있을까요? '런디스타운' 카페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혜원 크리에이터의 이야기예요.
"저는 일본에서 2개의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먼저 삿포로의 '머메이드 커피 로스터스'에서의 경험인데요. 손님이 나갈 때 커피를 내리고 있는 직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문밖으로까지 나와서 손을 흔들며 배웅해 줬어요. 커피 맛보다 그 인사가 기분이 너무 좋아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삿포로였어요. 카페 '카루메루도(@carmel_do)'의 시그니처는 특이하게도 '입장 규칙'이었죠. 그 입장 규칙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이곳만의 '분위기'도 함께요. '1인 전용 카페'라는 룰처럼 이곳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특별한 BGM 없이 각자가 몰두하는 시간에 커피와 프렌치토스트가 만들어지는 소리만을 듣게 되는 경험이죠. 그 경험이 매우 매력적이었어요. 사실 이곳의 커피 맛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도쿄 여행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찾는 카페 푸글렌이 떠올랐어요. 여행을 가는 많은 이들이 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지만, 그곳에서의 커피 맛이나 메뉴명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푸글렌의 시그니처는 '공간에서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 경험을 그대로 가지고 한국에 오기도 했죠)
이렇게 시그니처는 메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브랜드에서 경험해야 하는 단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경험해야 하고, 꼭 기억되는 한 가지가 브랜드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되죠.
시그니처의 함정
시그니처가 탄생해서 하나의 효자 상품이 탄생했을 때 주의해야 할 한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바로 제2의, 제3의 히트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상품과 메뉴에 집중하다가 제1의 시그니처를 놓치는 실수예요.
'우리 시그니처는 이제 경험해 보실 분은 다 해보지 않았을까? 이제 시그니처는 그만 이야기하고, 새로운 메뉴(제품)만 꺼내볼까?'
이걸 꼭 아셔야 해요. 대한민국 5천만 국민이 모두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을까요? 그중에 우리 대표 메뉴를, 대표 상품을 경험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 브랜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제2, 제3의 상품으로 어필하기보다 이미 검증되어 사랑받고 있는 시그니처로 어필하기가 훨씬 더 쉽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시그니처는 첫 고객이 찾았을 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역할이 되어야 해요. 시그니처를 이미 경험하신 분께는 다른 상품을 추가로 쉽게 선택할 수 있게 안내해 주세요. 대전하면 생각나는 브랜드로 베이커리 '성심당'이 있죠. 저는 성심당 하면 수십 개의 메뉴가 있는 지금도 여전히 '튀김 소보로'와 '부추빵'이 떠올라요. 이걸 처음 경험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말이죠.
<시그니처 요약>
① 꼭 경험해야 할 단 한 가지 ▶ 경험의 상징성
② 한 가지로 집중하는 무기 ▶ 경험의 추천
③ 이곳에서는 뭘 사야 해? 어딜 가야 해? 뭘 찍어야 해? ▶ 경험의 대답
혹시 모든 게 처음인 브랜드이신가요? 이번 '마케터의 랜선사수' 시리즈는 모든 게 처음일 때 꼭 알아야 할 브랜딩/마케팅 TIP이에요!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작은 브랜드가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실제 예시와 함께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다음 편에서는 모든 게 처음인 사람들을 위한 '3단계 성장 무기'에 대한 내용을 가져오겠습니다.
* 이 글의 원고는 윤진호(마케터초인)님이 작성하였으며, 큐레터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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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의 빈 그릇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에 올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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